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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스티카의 마나 에리어

아키라 : 마법사에게는 각자 맘에 드는 파워 스팟이 있다고 현자의 서에 쓰여 있었어요.
리프레쉬나 의식을 집중하기 위한, 특별한 힘이 작용하는 것 같은 장소가 있다고요.
'마나 에리어'라고 부른다고 들었어요. 라스티카도 마나 에리어가 있나요?

라스티카 : 제 마나 에리어는 티 테이블과 2개의 의자가 있는 창가 풍경이에요.
거기에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창 밖을 바라보면 그립고 편안한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조금 초조함을 느껴요.

아키라 : 초조함이요...?

라스티카 : 네. 잘 표현하긴 어렵지만, 어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듯한 느낌이요.
바로 얼마 전까지 기억했던 것 같은데, 계속 생각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키라 : 그렇군요. 그건 좀... 답답한 느낌이네요.

라스티카 : 하지만, 가슴의 그 작은 답답함이 마력의 원동력이 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게 마나 에리어는 마음 속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한 장소네요.




2. 라스티카의 아뮬렛

아키라 : 마나 에리어에서 오래 떨어져 있는 마법사는 마나 에리어를 본뜬 아뮬렛을 가지고 있다고 현자의 서에 쓰여 있었어요.
아뮬렛이 있으면 마나 에리어에 있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더라고요. 라스티카도 아뮬렛을 가지고 있나요?

라스티카 : 네. 제 아뮬렛은 이 티 세트예요.


-라스티카가 책상을 돌아보자 놓여 있는 티팟과 두 개의 컵이 공중에 두둥실 떠서 이쪽으로 왔다.
아직 김이 나는 홍차가 컵에 찰랑찰랑 따라졌다.


라스티카 : 제 마나 에리어는 티 테이블이 있는 창가예요.
하지만 야외에 있거나 할 때는 이 티세트와 따뜻한 홍차가 제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줍니다.


-이야기하면서, 라스티카는 아름다운 손가락 끝으로 컵의 손잡이를 잡고 홍차를 한 모금 입으로 가져갔다. 


라스티카 : ....음. 오늘도 맛있는 차에 치유되네요. 현자님도 한 잔 드세요.

아키라 : 감사합니다. 라스티카는 굉장히 행복한 얼굴로 홍차를 마시는군요. 항상 덩달아서 웃게 돼 버려요.

라스티카 : 누군가와 함께 웃는 얼굴로 홍차를 마실 수 있는 건 가장 멋진 일 중 하나입니다. 아뮬렛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아키라 : ....아하하. 정말이네요. 홍차, 잘 마실게요.

라스티카 : 여기요. 천천히 드세요, 현자님.




3. 기나긴 밤에

아키라 : 좀처럼 잠이 안 오네... 눈도 맑은데 이대로 깨어 있을까.
(아, 저쪽에서 오는 사람은...)
라스티카,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

라스티카 : 아아, 현자님. 저녁때 잠이 들어서... 눈을 떠 보니 왠지 밤이었어요.

아키라 : (혹시 너무 일찍 자서 잠이 깨 버린 건가...?)

라스티카 : 다행이네요. 세상에 저만 남아 버리면 어떡하나 했는데.

아키라 : 괜찮아요, 다들 그냥 자는 것뿐일 테니까요.

라스티카 : 현자님은 잠이 안 오시는 건가요? 그럼 나이트 티를 대접해 드리죠. 

>아키라 : 나이트 티?

라스티카 : 잠들기 전의 한 잔입니다. 하루를 되돌아 보기도 하고... 내일을 생각하기도 하고..
마음을 달래기 위한 한 잔이에요.


>아키라 : 꼭 부탁드려요.

라스티카 : 멋진 대답 감사합니다. 맛있는 허브차를 내 올게요.
-

라스티카 : 그럼, 베개맡까지 가져다 드릴 테니 침대에서 기다려 주세요.

아키라 : 감사합니다. 이걸로 잘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라스티카 : 혹시 잠의 유혹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그 때는 언제까지고 티타임을 즐기도록 해요.




4. 라스티카의 가족

아키라 : 라스티카는 가족을 기억하고 있나요?

라스티카 : 아쉽게도 그다지요. 먼 옛날에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건 천천히 희미해져 버려서 애매해요.

아키라 : 라스티카도 오래 산 마법사라고 했었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나요?

라스티카 : 글쎄요....
가족을 떠올리면 한낮의 홍차 맛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다같이 즐기는 시간이 많았는지도 모르겠군요.
아버지 같은 사람을 떠올리면 긴장감과 담배 냄새가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엄격하고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겠군요.
어머니 같은 사람을 떠올리면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어린 제가 같이 그림책을 읽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건 전부 제 공상일지도 모릅니다. 가족일지 모르는 사람들을 상상하는 건 앞으로도 꽤나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아키라 : 공상이요...? 하지만 아주 구체적이었으니까 진짜 기억일지도 몰라요.

라스티카 : 그거 멋지네요. 저는 아주 행복했을 거예요. 마침 지금 한 가지 생각났어요.

아키라 : 뭔가요?

라스티카 : 쳄발로의 음색을 들으면 때때로 건반을 만지는 하얀 손가락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제 곁에 있다면...
제 신부라면 좋을 것 같아요.




5. 고양이 말

아키라 : 앗, 고양이다! 이 세계에도 길고양이가 있구나... 야옹, 이리 와... 고양아...
앗! 쓰다듬게 해줬어! 야옹야옹, 귀엽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기분 좋지.

라스티카 : 현자님.

아키라 : 아, 라스티카. 보세요, 길고양이가...

라스티카 : 지금 고양이와 이야기하지 않으셨나요?

아키라 : 엣...

라스티카 : 대단하시네요. 현자님은 고양이 말을 아시나요? 이세계에 있을 때부터 있었던 힘인가요?
마법사라도 동물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고양이는 현자님께 무슨 말을 했나요?
야옹- 냥냥.

아키라 : 치, 칭찬해 주셨지만 죄송해요. 저 고양이 말을 알아듣는 게 아니라....

라스티카 : 네? 그럼 이 고양이가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

아키라 : 사, 상상이에요....

라스티카 : 상상....

아키라 : 이, 이 세계에서는 안 그러나요? 개나 고양이나 말한테 잘했어, 착하다 라고 말을 거는 거...

라스티카 : 그렇군요. 평범한 거군요.

아키라 : 평범한 거예요....

라스티카 : 평범한 거라면 저도 하겠습니다.
착하다, 얘야. 현자님이 쓰다듬어 주셔서 잘됐구나. 내게도 어리광 부려 줘.




6. 클로에의 선물

라스티카 : 현자님, 보세요. 클로에가 번화가에 물건을 사러 간 김에 제게 선물을 사다 줬어요.

아키라 : 그, 그건...?

라스티카 : 오즈 만쥬입니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전설 속 오즈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고 해요.

아키라 : 이게 오즈?!


>아키라 : 몬스터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라스티카 : 오즈가 다양한 마물로 모습을 바꾸고 사람들을 데려가서 먹어 버린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모습이군요.


>아키라 : 요괴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라스티카 : 오즈의 영혼이 여러 곳에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재앙을 초래한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모습이군요.
-

라스티카 : 아주 맛있어요. 현자님, 괜찮으시면 드셔 보시겠어요.

아키라 : 하지만 라스티카가 받은 거잖아요. 제가 받아도 되나요?

라스티카 : 그럼요. 즐거움이나 행복은 나누는 거니까요. 

아키라 : (자기가 좋아하는 건 무심코 독차지하고 싶어지는 법인데, 라스티카는 정말 상냥하구나.)
감사합니다. 그럼 잘 먹을게요.
.....음! 맛있어! 적당히 달고 부드러운 맛이네요.

라스티카 : 마음에 드셔서 다행입니다. 클로에도 분명 기뻐할 거예요.




7. 죽 리뷰

아키라 : 좋아, 이걸로 완성. 어? 라스티카, 무슨 일이에요?

라스티카 : 아무래도 배가 고픈 것 같아서... 정신차려 보니 제 발이 여기로 향하고 있었어요.
앗, 좋은 향기... 그 따뜻해 보이는 음식은 뭔가요?

아키라 : 죽이에요! 지금 완성했으니까 같이 먹을까요.

라스티카 : 감사합니다, 현자님. 이 죽, 사막에서 발견한 물처럼 소중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으음.... 이건........

아키라 : (어? 혹시 안 맞았나....?)

라스티카 : 정말 맛있어요. 부드럽고 달콤한 맛입니다.

아키라 : 다행이에요!

라스티카 : 스프에 야채, 거기다 쌀...이라는 건가요? 한꺼번에 모두를 맛볼 수 있다니 굉장한 사치예요.
그야말로 맛의 보석함입니다.

아키라 : (맛집블로거다...)




8. 라스티카의 대접

아키라 : 재앙에 관한 보고서 확인, 하루 종일 했는데도 못 끝냈어....
하지만 라스티카가 휴식용으로 차를 대접해 준다고 했으니 조금 더 힘내 볼까.

라스티카 : 기다리셨습니다, 현자님. 향이 진한 홍차와 집중력에 좋은 잎을 섞어 봤어요. 

아키라 : 와아, 작업이 순조로워질 것 같아! 빨리 마셔볼게요. .......어?
갑자기 졸려졌어. 피로가 쌓였던 건가....

라스티카 : 아아, 현자님, 죄송합니다. 수면에 효과가 좋은 홍차를 잘못 탄 것 같아요.

아키라 : 네?! 이거 못 이기는 졸음이에요?!
(굉장히 졸립지만 서류 확인을 끝낼 때까지 잘 수는 없어....)

라스티카 : 현자님, 오늘도 정말 수고하셨어요.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이대로 푹 쉬세요.

아키라 : (사, 상냥해!)
......이제 무리........
...................

라스티카 : 안녕히 주무세요, 현자님. 따뜻한 담요를 가져올게요.




9. 라스티카의 특기 마법

아키라 : 라스티카는 자신있는 마법이 있나요? 라스티카만 쓸 수 있는 마법이라든가.

라스티카 : 자신있는 마법이요? 글쎄요.... 
제 신부를 발견했을 때 마법으로 작은 새 모습으로 바꿔서 잡는 경우가 있지만...

아키라 : 저.... 그거 항상 그렇지요?

라스티카 : 아뇨. 무슨 일이 있어도 놓치고 싶지 않을 때만요.
하지만 무언가를 다른 형태로 만드는 마법은 자신있는 것 같습니다. 꽃을 나비로, 나비를 새로, 새를 눈으로, 눈을 꽃으로.

아키라 : 그렇군요... 그렇게 들으니 라스티카답고 아름다운 마법인 것 같아요!

라스티카 :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현자님은 항상 제 마음을 치유해 주세요. 어쩌면, 당신이 제 신부일지도...

아키라 : 네? 아뇨, 아닌 것 같은....

라스티카 : 《*》

아키라 : 우와...! 라스티카가 갑자기 커졌어...?! 아니, 이거 내가 줄어들었네...?!
앗-! 손이! 날개가 됐어!! 위험해! 말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 누, 누가 좀... 도와줘요!

라스티카 : 자, 새장에 들어가렴.
아름다운 목소리다. 이제 매일 아침 너의 지저귐으로 깰 수 있어.
멋진 나날의 시작이야. 나의 신부.




10. 마법에 걸려서

아키라 : 낙엽 청소, 갈 길이 멀겠네. 아직 안 끝난 곳이 많이 있어....

라스티카 : 현자님, 무슨 일 있으세요?

아키라 : 낙엽이 쌓여 있어서 쓸고 있었어요. 하지만 수가 많아서... 날을 나눠서 청소할까봐요.

라스티카 : 그거라면 제게 맡기세요. 이 아이에게도 협력을 부탁하죠. 《*》

아키라 : 이 아이라뇨...? 아....!


-라스티카가 지휘자처럼 팔을 휘둘렀다. 그러자 내 손에 있던 빗자루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빗자루는 춤을 추는 것처럼 낙엽을 쓸기 시작했다.

아키라 : 굉장해... 영화 같아.... 고맙습니다, 라스티카!

라스티카 : 천만에요. 현자님께 도움이 된 것 같아 저도 무척 기쁩니다.

아키라 : (어? 그런데 라스티카는 청소가 서툴렀던 것 같은데...)
앗! 잘 보니 낙엽이 엄청난 기세로 흩어지고 있어...!
일단 스톱...! 라스티카-!




11. 라스티카의 문장

아키라 : 현자의 마법사는 표식으로서 몸에 현자의 문장이 나타난다고 들었어요. 라스티카의 문장은 어디에 있나요?

라스티카 : 셔츠의 첫 단추를 잠그는 자리입니다. 이 옷은 옷깃을 잡아당기면 늘어나서 지금 보여 드릴 수는 없지만...

아키라 : 억지로 안 벗어도 괜찮아요! 문장에 대해선 전부터 알고 있었나요?

라스티카 : 먼 옛날에 <위대한 재앙>과 현자의 마법사, 이 세계의 구조에 대해 배운 적이 있습니다.
스노우와 화이트와, 천재 학자인 무르가 재앙과 싸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어요.

아키라 : 다들 유명인이었군요... 갑자기 동료가 돼서 역시 놀랐나요?

라스티카 : 네. 하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 다들 즐겁고 다정한 사람들이라 안심했습니다. 
게다가 달에게 선택받은 건 클로에도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아키라 : 그렇군요... 두 사람은 같이 여행을 하고 있었죠. 

라스티카 : 네. 신기한 일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납득도 했습니다.

아키라 : 납득이요?

라스티카 : 네. 저희의 운명을요.
저는 이 날을 위해 클로에를 만나서 지금까지 같이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고.




12. 담소 동료

라스티카 : 그 마음은 저도 이해합니다. 오늘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요.

아키라 : 라스티카다... 누구랑 얘기하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일까.
라스티카. 누구랑 얘기하고 있나요?

라스티카 : 나무입니다.

아키라 : 나무요?!

라스티카 : 아아, 죄송합니다. 정확히는 이 나무의 주인입니다. 보세요. 저기 숨어 있죠?

아키라 : (아.... 작은 새가 나뭇잎에 숨어서 가만히 있어...)

라스티카 : 그녀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가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아키라 : 어떤 이야기를 하나요?

라스티카 : 그날그날의 생활이나 기쁜 일이요. 거기다 현자님에 대해서도.

아키라 : 네? 제 얘기요?

라스티카 : 네. 다음에 셋이서 얘기해요. 내용은 그 때까지의 즐거움으로.




13. 원래의 용건은

아키라 : 안녕하세요, 라스티카. 절 찾고 있었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 있나요?

라스티카 : 현자님. ....그랬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조금 전까지 당신을 찾고 있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할지 잊어버린 것 같아요. 하지만 모처럼이니 차를 한 잔 같이 하시겠어요?

아키라 : .....저는 괜찮지만....

라스티카 : 다행이다. 여기요, 제 옆에 앉으세요.

>아키라 : 혼자 있을 땐 뭘 하나요?

라스티카 : 독서를 하거나, 쳄발로를 연주하거나, 산책하러 가거나, 하늘을 날거나, 신부를 생각하고 있네요.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해질녘의 경치를 바라보는 것도 좋아해요. 만족하면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갑니다. 


>아키라 : 누굴 방에 부르기도 하나요?

라스티카 : 리케와 미틸이 가끔 놀러옵니다.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도 차를 드시러 오는 일이 있다고 할까요.
그리고 매일 아침 클로에가 저를 깨우러 와 줍니다. 이건 여행할 때부터 쭉 그랬어요.


>아키라 : 하루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라스티카 : 아침에는 클로에가 깨워 줍니다. 준비를 마치면 식당에 내려가서 네로와 카나리아 씨가 만든 아침을 먹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자유롭게 보내도 되는 시간이죠. 당신과 보내는 오후는 즐거울 것 같아요. 언제든 차를 드시러 오세요. 
-

아키라 : 잊어버린 화제는 급한 일이 아니었나요?

라스티카 : 네, 아마도요. 
하지만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게 원래의 용건이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아키라 : 라스티카가 좋다면 완전 괜찮아요. 생각나면 언제든 불러 주세요.

라스티카 : 중요한 일이라면 분명 다시 생각날 거예요. 깜빡한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신부만은 계속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14. 선물을 너에게

아키라 : 라스티카, 클로에. 같이 있었군요. 클로에가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무슨 일 있었나요?

클로에 : 라스티카가 모처럼 나한테 옷을 선물해 줬는데... 너무 고급스러워서 나한텐 안 어울릴 것 같아서.

아키라 : 귀족 같은 느낌의 옷이네요...! 한번 입어 보는 게 어때요?

클로에 : 에에! 부끄러워-! 아서나 히스에게 주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은걸...

라스티카 : 그런 슬픈 말 하지 마, 클로에. 이 옷은 네게 어울릴 것 같아서 준 거야.
클로에는 이 세상의 어떤 옷이든 소화할 수 있어. 언젠가 마음이 내키면 입어 주지 않을래?

클로에 : 라스티카....
알았어. 나 오늘부터 매일 우유를 마실게!

아키라 : 네?!

클로에 : 좀 더 키가 커져서 멋있어지면 이 옷도 분명 나랑 친해질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줄래?

라스티카 : 지금도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더 멋진 클로에를 보는 것도 너무 기대되네.

클로에 : 고마워! 나 힘낼게!

아키라 : (어떻게든 해결됐다....)




15. 비밀 연주회

아키라 : 어. 바이올린 소리와 노랫소리가 들려. 저건 라스티카와....

오웬 : .....

아키라 : 아....

라스티카 : 현자님. 들어 주셨군요.

아키라 : 라스티카... 굉장해요, 바이올린도 켜는 줄은 몰랐어요.

라스티카 : 전문은 쳄발로지만 악기는 얼추 다룰 줄 알아요. 음악은 듣는 것도 연주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아키라 : 멋졌어요. ....저기, 오웬하고는 전부터 아는 사이였나요?

라스티카 : 아뇨. 그와는 마법관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주하다 보면 가끔 그도 들으러 와 주더군요.

아키라 : 오웬은 까다로운데... 어떤 계기가 있어서 친해졌나요?

라스티카 : 글쎄요. 처음 만났을 땐 갑자기 슬픈 말을 해서 무척 슬퍼졌지만....
그의 목소리가 매우 아름답다는 걸 깨닫고 악기를 겹쳐 연주해 보았습니다.

아키라 : 도...독기가 빠질 것 같은 대응이네요.

라스티카 : 그의 말은 어느샌가 음악처럼 되었습니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제가 연주를 하고 있으면 조용히 들어 주게 되었어요. 
오늘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해줘서 고마웠어요. 다음엔 현자님도 꼭 함께 해 주세요.




16. 하늘에서 떨어진 물건

아키라 : 벌써 저녁인가. 석양이 아름답네.... ....우와아!


-석양을 올려다보는 내 얼굴에 갑자기 씨앗 같은 것이 떨어졌다.


라스티카 : 현자님, 안녕하세요. 


-목소리가 들린 쪽을 올려다보니 빗자루에 탄 라스티카가 천천히 땅으로 내려왔다.


라스티카 : 지금 그 씨앗은 제 주머니에서 쏟아진 거예요. 다치진 않으셨나요?

아키라 : 괜찮아요. 하지만 어째서 씨앗이...?

라스티카 : 중앙 시장에서 발견한 겁니다. 이 씨앗이 안뜰에서 싹을 틔우면 분명 다들 기뻐할 것 같아서요.

아키라 : 와아, 예쁜 씨앗이네요...! 하지만 이렇게 많으면 심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라스티카 : 조금이라도 빨리 모두의 행복한 미소를 보고 싶으니 지금 바로 심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키라 : (라스티카가 하는 일은 가끔 엉뚱할 때도 있지만... 항상 진지하고 상냥한 사람이구나.)
라스티카, 저도 도와도 될까요?

라스티카 : 감사합니다, 현자님. 그럼 멋진 화단을 만들어요.




17. 느긋한 하루를

아키라 : 늦잠잤다...! 벌써 점심때가 지났네. 빨리 밥을 먹어야겠어.

라스티카 : 현자님, 그렇게 서둘러 걸으시다니 무슨 일 있으신가요? 잃어버린 물건이라도 찾으시나요?

아키라 : 아뇨, 늦잠을 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만회할까 해서요.

라스티카 : 그렇군요. 잠에서 깬 현자님을 만날 수 있다니 오늘은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아요.

아키라 : 라스티카는 이제 점심식사를 할 건가요?

라스티카 : 아뇨, 아침식사입니다. 지금 일어난 참이라서요.

아키라 : (곧은 미소다....)
왠지, 제가 왜 서두르는지 알 수 없게 됐어요....

라스티카 : 그럼 저와 천천히 식당으로 가지 않으시겠어요?
자, 손을 주세요. 현자님.




18. 감상을 나누자

아키라 : 서쪽의 나라 여러분, 안녕하세요. 무슨 이야기를 하셨나요?

라스티카 : 서쪽의 나라에서 관극을 하고 와서 다같이 감상을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클로에 : 다들 마음에 드는 포인트가 각자 달랐어! 난 예쁜 무대 의상에 두근거렸어.

무르 : 난 극의 구성이 좋았어! 관객을 두근거리게 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감정이 휙휙 움직여서 재밌어!

샤일록 : 저는 연출일까요. 음악을 트는 타이밍이나 조명을 보고 있으면 공간을 만드는 데 공부가 되네요.

아키라 : (재밌겠다. 나도 보러 가고 싶네...)

라스티카 : 현자님. 이걸 받아 주시겠어요?

아키라 : 와, 연극 티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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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 : 받아도 되나요?

라스티카 : 물론입니다. 이건 당신께 드리려고 구한 거니까요.


>아키라 : 감사합니다!

라스티카 : 당신의 미소를 보게 되어 기쁩니다. 이 티켓을 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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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티카 : 저희는 다시 한 번 그 연극을 보러 가려고 합니다. 괜찮으시면 현자님도 꼭 함께.

아키라 : 물론이에요.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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