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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빗자루를 타고 퍼레이드에


1화 어수선한 시간

히스클리프 : 손톱…? 손톱에 색을 칠하는 거야?

클로에 : 응응! 멋지지 않아? 히스에게도 해줄게!

히스클리프 : 어… 어어…?

샤일록 : 손끝을 장식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일이랍니다. 마도구를 쓰지 않을 때는 손가락으로 마법을 쓰잖아요. 정성을 들이면 마음이 담길 거예요.

클로에 : 그렇구나! 그럼 좀 더 정성스럽게… 어…!

작은 양 : 메에 메에!

리케 : 와아… 작은 양!

미틸 : 레노 씨의 양 귀엽죠?

레녹스 :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 작게 만들어서 데리고 왔어.

피가로 : 후아아… 이렇게 느긋하게 있는 것도 오랜만이네. 루틸, 차 좀 줘.

루틸 : 피가로 선생님. 그렇게 뒹굴뒹굴하기만 하면 소가 될 거예요.

피가로 : 소, 좋잖아.

아키라 : 사자님이 다시 오기 전까지는 느긋하게 있으라고 하셨으니 일단은…

콕로빈 : 깍깍깍!!

클로에 : 앗!? 이번엔 군함새!?

히스클리프 : 아니… 사람이야…

피가로 : 마법에 걸렸네. 에잇!

콕로빈 : …

아키라 : 콕로빈 씨.

콕로빈 : 현자님, 마법사님들! 뭘 느긋하게 계신 건가요!?

아키라 : 네? 그야 여기서 대기…

콕로빈 : 이제 퍼레이드가 시작될 거예요!

클로에 : 어떻게 하지, 서둘러야 해! 이것도 챙기고, 이것도… 라스티카, 짐 다 챙겼어?

라스티카 : 후아아… 좋은 아침. 클로에는 마음이 급하구나. 파티는 아직 멀었는걸. 너무 많이 잤네. 이제 애프터눈티겠어. 물을 끓이고…

클로에 : 차는 나중에 나중에! 뭔가 착오가 생겨서 지금 빨리 출발해야 해!

라스티카 : 그런 거야? 지금 처음 들었어.

클로에 : 지금 처음 말했는걸! 앗, 머리가 뻗쳤어…! 라스티카, 만져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

라스티카 : 후아아… 그럼 마법으로 가방을 꾸려야겠네. 양말이랑, 손수건이랑, 우산이랑…

클로에 : 라스티카, 그거 우산 아니야! 그 근처에 있던 뱀이라구, 뱀…!

라스티카 : 넥타이?

클로에 : 뱀…!

시노 : 어수선하네. 기다리랬다가, 오랬다가.

히스클리프 : 어쩔 수 없잖아. 분명 이런저런 사정이 있을 거야.

카인 : 왕도까지는 내가 하늘을 날면서 안내해줄게. 콕로빈, 자세한 계획을 알려줘.

콕로빈 : 그, 그러니까 왕도의 입구에서 아서 전하와 합류. 퍼레이드용 장식 마차를 타실 겁니다. 성까지 가는 길에는 여러분을 보기 위해 대중들이 모여있습니다. 거기서 손을 흔들어 주시면…

카인 : 좋아, 알았어. 가자! 너희들, 날 따라와!




2화 손을 주시겠어요

무르 : 가버렸어.

샤일록 : 전 기사단장이었던 탓인지 카인은 늘 선두를 달리려 하네요. 저희도 가죠.

콕로빈 : 앗, 잠시만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가로 :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면 될 거야. 마법관의 탑과 중앙 탑은 연결돼있잖아?

스노우 : 그게 작동이 잘 안되는구먼. 중앙 탑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네.

루틸 : 그럼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절대 떨어트리지 않으니까 빗자루 뒤에 타주세요.

콕로빈 : 가, 감사합니다! 당신처럼 상냥한 마법사의 빗자루라면 안심할 수 있어요!

루틸 : 맡겨주세요! 군함새보다도 빨리 날 테니까요!

콕로빈 : 네?

피가로 : 힘내도록 해. 루틸은 부드러운 성격이지만, 하늘에서는 스피드광인 마법사니까.

콕로빈 : 네에!?

루틸 : 갑니다~

콕로빈 : 잠깐만… 으아아악…!


콕로빈이 빗자루에 올라탄 순간 루틸이 급상승했다. 마치 유성처럼 하늘을 날아갔다.


콕로빈 : 빨라! 빨라요…!! 잠시만요…!!

루틸 : 네? 잘 안 들려요~

아키라 : 괘, 괜찮을까요…

레녹스 : 괜찮을 겁니다. 평소보다 느려.

라스티카 : 현자님은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손을 주시겠어요.

아키라 : 아… 감사합니다. 라스티카.

라스티카 : 영광입니다.


내 손을 잡은 라스티카가 왕자님처럼 인사했다. 누군가의 빗자루에 타는 건 무르에 이어 두 번째였다. 라스티카는 나를 앞에 태우고 뒤에서 안 듯이 팔을 감았다.


라스티카 : 실례. 뒤에 태우는 방법도 있지만 저는 부주의한 성격이라. 어느새 같이 타고 있던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불안해서요. 조금만 참아주세요.


가까운 거리감과 귓가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긴장했지만 느긋한 그의 언행에 웃음이 나왔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그의 우아한 향수 냄새가 기분을 들뜨게 했다.


아키라 : 괜찮아요. 태워주셔서 감사해요. 저기, 무겁진 않나요?

라스티카 : 설마요. 깃털을 태우고 있는 느낌이랍니다. 그럼 갈까요. 처음엔 조금 흔들리겠지만 금방 안정될 거예요. 부디 무서워 마시길.


라스티카의 빗자루가 둥실 떠오르자 발끝이 지면에서 떨어졌다. 하늘을 나는 방법에서도 마법사들의 성격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르는 엉망진창 스릴 만점으로 날았지만, 라스티카는 신사적이고 정중하며 상냥했다. 클로에가 그를 따르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3화 재앙의 흔적

라스티카 : 바람이 차갑진 않으세요?

아키라 : 네, 괜찮아요.

라스티카 : 현자님의 나라는 추운 곳이었나요? 따뜻한 곳이었나요?

아키라 : 그렇네요… 엄청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적당히 춥고 더운 곳이었어요.

라스티카 : 굉장하네요. 한곳에 머무르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니. 그렇다면 따스한 햇살에 피는 꽃도, 작열하는 태양이 빛나는 하늘도, 얼어붙은 밤에 내리는 눈도 현자님은 알고 계시겠네요.

아키라 : 네… 듣고 보니 그렇네요.

라스티카 : 마치 시처럼 아름다워. 당신의 나라도, 당신이 보내온 날들도.


라스티카의 솔직한 찬사를 듣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가슴이 따뜻해졌다. 광대한 대지를 내려다보니 내가 살던 세계가 그리워졌다.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면서 잊고 있었지만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 있는 그 세계가 좋았다.


아키라 : 그렇네요… 안 좋은 점도 있지만 멋진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 세계도 좋아요.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신기하고 아름답고 조금은 무서운…

라스티카 : 다행이네요. 현자님이 마음에 들어 하신다니 저도 기쁩니다. 이 세계도 분명 그럴 거예요.


상냥한 바람이 하늘과 대지 사이로 불고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가득하던 풍경은 어느새 잔혹한 손톱자국이 선명하게 보이는 풍경으로 변해갔다.


미틸 : 저곳에 낙석의 잔해가…

리케 : 저쪽은 땅이 크게 갈라졌어요.

레녹스 : 심각하네… 곳곳에 재해의 흔적이 남아있어…

카인 : <거대한 재앙>이 가까워진 영향이겠지… 아서 전하도 수도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씀하셨어.

시노 : 동쪽 숲도 심각했어.

히스클리프 : 블랑셰 성도…?

시노 : 아니. 그쪽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았어. 숲이 지켜준 거겠지. 주인님도 마님도 무사해.

히스클리프 : 그렇구나…

시노 : 그렇지만 태고의 마법 생물까지 되살아나고 있어. 인간들에겐 마치 이 세상의 종말처럼 보일 거야.

피가로 : 그렇구나. 그래서 영웅이 필요하단 건가.

루틸 : …무슨 뜻인가요?

콕로빈 : 루틸 씨! 갑자기 꺾지 말아 주세요!!

피가로 : 세계가 절망하고 있을 때일수록 사람들의 희망이 될 영웅이 필요해. 조금 위험한 도박이 되겠지만.

클로에 : 위험한 도박이라니? 어째서?

파우스트 : 흥… 영웅은 악역으로도 꾸며질 수 있으니까. 우리가 세계를 구해줄 것이다. 이렇게 믿는 자들이 있으면… 우리의 힘이 부족한 탓에 세계가 멸망할 게 틀림없다. 이렇게 말하는 자들도 나타나. 인간들이 할법한 짓이지.

샤일록 : 그럼 퍼레이드에서 축복의 꽃이 날아올지, 돌이 날아올지는 모른단 말이네요.

아키라 : 그런…



4화 누군가의 희망

클로에 : 에…? 모처럼의 퍼레이드랑 파티인데 나 또 미움받는 거야…?

라스티카 : 누구도 클로에를 미워하지 않아. 다들 클로에와 만나는 걸 기대하고 있어.

클로에 : 그렇지만…

라스티카 : 그렇죠, 스노우 님, 화이트 님.

스노우, 화이트 : 그럼, 그럼! 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스노우 : 파우스트의 괘념은 당연한 것이로구나. 그리되지 않도록 오즈를 설득하여 미스라네를 따르게 하고 싶었던 것이네만.

화이트 :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마법사는 오즈 그리고 북쪽의 마법사들. 그들이 힘을 빌려준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도 안심하겠지만…

스노우 : 그들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의 불안은 점점 쌓여갈 게야. 우리가 하나 되지 못했다고 생각할 터이니.

클로에 : 그럼… 모처럼 치장을 해도 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 거야…?

카인 : 우리가 당당히 있으면 돼. 오즈를 설득하지 못한 것을 한탄해도 어쩔 수 없어. 게다가 아서 전하가 그만큼 대책을 세워두셨겠지.

리케 : 네… 우리가 신의 사도로서 진심으로 사람을 섬긴다는 것을 보여주면 사람들도 안심하겠죠.

시노 : 섬긴다고? 우리는 노예가 아니야.

히스클리프 : 시노…

시노 : 선택받고 싶지 않은 역할에 선택받았어. 그런데 왜 우리가 타인에게 아양까지 떨어야 해.

리케 : 하사받은 기적의 힘은, 세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시노 : 누구를 위해 힘을 쓸지는 내가 정해. 블랑셰 가의 주인님과 마님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 그렇지만 내 힘을 빌리고 싶다면 그 녀석들이 머리를 숙여야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불평만을 말하는 녀석들의 비위를 맞춰줘야 한다니, 그런 건 절대 사절이야.

리케 : 그런 생각은 사악한 생각입니다. 저희는 인간들보다 누리는 게 많은데…

네로 : 누리는 게 많아? 돌이나 맞는 역할이? 뭘 누리고 있다는 거야. <거대한 재앙>과 싸워도, 세상의 평판이랑 싸워도 우리는 뭐하나 손에 들어오는 게 없는데.

루틸 : 여러분 진정하세요…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의 존재가 누군가에겐 희망이 될 거예요. 희망을 떠올리면 다들 마음이 평온해질 거고 돌을 쥔 손도 분명 없어질 거예요.

파우스트 : 물러.

루틸 : 파우스트 씨…

파우스트 : 공포에 질린 인간들은 잔혹한 마법사보다도 무서운 짓을 망설임 없이 저지르지. 대중이 폭도가 되어 우리를 덮쳐오면? 네 동생을 짓밟으려 하면? 너는 어떻게 할 거냐. 남쪽의 마법사.

루틸 : 그건…

피가로 : 내가 지켜줄게.



5화 불안을 웃음으로 바꿔서

루틸 : 선생님…

피가로 : 네게 돌이 날아와도 내가 지켜줄게, 파우스트. 그런 때 나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 수 있으니까.

파우스트 : …

피가로 : 네가 사람을 원망하는 건 알아. 그렇지만 이대로면 마법사는 인간의 적이 될 뿐이야. 오즈나 북쪽의 마법사들이 없는 만큼 우리가 더 사교성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재앙과도 싸울 수 없어.

파우스트 : 사교성 있게 행동하라고!?

피가로 : 그러니까…

레녹스 : 제가 하겠습니다.


레녹스의 말에 주변이 조용해졌다.


레녹스 : 파우스트 님과 동쪽 마법사들의 몫까지, 제가 하겠습니다.


모두가 의아하단 듯이 말수가 적은 그를 돌아봤다.


미틸 : …레녹스 씨가?

레녹스 : 그래.

미틸 : 하신다구요…? 저 레녹스 씨가 웃는 모습 별로 본 적 없는데…

레녹스 : 그런가?

미틸 : 네… 좀 웃어보세요.

레녹스 : …이렇게.


레녹스가 히죽 웃었다. 그 순간 신경이 날카롭게 서 있던 마법사들이 일제히 웃기 시작했다.


파우스트 : 하하. 그건 사교성이 아니야.

레녹스 : …그런가요?

피가로 : 아하하! 그렇지 않아, 매력적이야! 중앙의 여자들이 다 넘어갈걸.

루틸 : 레녹스 씨, 귀여워.

레녹스 : 그럴까…

시노 : 히스도 해. 너 얼굴만큼은 괜찮으니까 여기저기서 꺄악댈걸.

히스클리프 : 얼굴만큼은 이라고 하지 마…


밝은 분위기로 돌아오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무르가 즐겁게 웃으면서 맑은 하늘을 한 바퀴 돌았다.


무르 : 아하하! 재밌어! 우리에게 날아오는 게 돌이든 꽃이든 재밌을 거야! 우리는 마법사. 어떤 것이라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지. 꽃을 불꽃으로! 돌을 보석으로! 우리를 지켜보는 게 군중이든 노래하는 꽃이든 파랗게 질린 유령이든 웃으며 행진하자!


그의 눈동자는 빛나는 달과 같이 아름답게, 섬뜩하게 빛나고 있었다. 무심코 넋을 잃고 보고 있자 클로에가 곁으로 왔다.


클로에 : 있지, 있지, 현자님.

아키라 : 클로에, 무슨 일인가요?

클로에 : 아까 북쪽 마법사들이 없으니까 우리가 하나가 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랬잖아? 모처럼의 파티니까 다 같이 옷을 맞춰 입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거든. 그치만 다들 개성적이고 모두에게 어울릴만한 옷은 어려워서 말이야…


빗자루에 탄 채로 클로에는 반짇고리를 꺼내 열었다.

그러자 하늘을 날고 있는 마법사들의 위로 같은 로브가 나타났다.


클로에 : 맞춤 로브랑 의상을 만들었어!



6화 맞춤 의상

루틸 : 와아, 대단해!

샤일록 : 세련됐네요.

시노 : 멋있어.

스노우 : 같은 옷이구나!

화이트 : 같은 옷이구나!

스노우, 화이트 : 같다는 건 정말 좋다네!

클로에 : 이걸 입고 퍼레이드를 하는 건 어때?

카인 : 좋지 않아? 제복이 있으면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히스클리프 : 학교 같네.

피가로 : 이 정도 사교성이라면 어울려줘도 괜찮잖아?

파우스트 : 사교성으로는 입지 않아. 마음에 들었어.

레녹스 : 고마워, 클로에.

라스티카 : 클로에. 다들 기뻐해 줘서 다행이네.

클로에 : 에헤헤… 응!

무르 : 아! 봐! 아서가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어!

콕로빈 : 아서 님!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아서 : 마중 나왔습니다! 별일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현자님. 퍼레이드 마차는 저쪽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클로에 : 저런 화려한 마차 처음 봐! 대단하다! 대단하다!

라스티카 : 즐거운 퍼레이드가 될 것 같네. 가시죠, 현자님.

아키라 : 네!

드라몬드 : 오오, 제때 왔나! 빈센트 님, 현자와 마법사가 수도에 도착했나 봅니다!

빈센트 : …그런가.

드라몬드 : 정말이지,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빈센트 님, 어디 가십니까? 퍼레이드는 안 보십니까?

빈센트 : 뒤는 너희에게 맡기마.

드라몬드 : 아, 알겠습니다!

병사 : 빈센트 님! 큰일입니다!

빈센트 : 무슨 일이냐.

병사 : 퍼레이드 때문에 보고가 늦어졌습니다만, 중앙 탑이…

빈센트 : 뭐…?


민첩하게 걷는 중앙의 군대. 경쾌하고 신기한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대. 그들이 선두에서 이끄는 우리의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마을 사람들이 큰길에 모이고, 창문으로 몸을 내밀어 우리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중앙 사람 : 현자님과 마법사다!

중앙 사람 : <거대한 재앙>을 격퇴한 마법관의 마법사들이야!

중앙 사람 : 그들이 있으면 <거대한 재앙> 같은 건 무섭지 않아!

중앙 사람 : 고마워! 마법사님들…!

중앙 사람 : 마법관의 마법사가 행복하기를!


알록달록한 종이 눈보라와 형형색색의 꽃잎이 푸른 하늘에 춤췄다. 열렬한 환영에 안심하며 우리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중앙 사람 : 아서 왕자님! 아서 왕자님, 만세!

중앙 사람 : 자! 보렴! 저쪽에 계신 분이 우리 왕자님이란다! 재앙이 온 날도 구해주셨어!

아서 : 다들 고마워.


중앙의 왕자님인 아서는 물론 다른 마법사들에게도 성원이 쏟아졌다.


중앙 사람 : 카인 대장! 고생 많으십니다!

중앙 사람 : 카인 님! 가게에 또 마시러 와!

카인 : 그래, 고마워!

중앙 사람 : 꺄아! 엄청 잘 생겼어!

중앙 사람 : 작년에도 봤어! 동쪽의 마법사 히스클리프 님이야!

히스클리프 : …




7화 : 축복의 퍼레이드

히스클리프 : …

시노 : 손 정도는 흔들어줘.

히스클리프 : 싫어, 부끄러워…

시노 : 뭐가. 좀 더 자랑하면 되는데. 선택받은 마법사인 것도. 마님을 닮아 미형인 것도. 히스는 전혀 부끄럽지 않…

중앙 사람 : 옆에 있는 애도 작고 귀여워!

시노 : 작다고?

히스클리프 : 작고 귀엽대. 시노도 손 흔들어줘.

시노 : 바보. 이럴 때 하는 인사는 엄지손가락에 나게키스지.

중앙 사람 : 꺄아아아…!

중앙 사람 : 귀여운데 멋있어!

중앙 사람 : 저 애도 멋져!

시노 : 흐흥. 꺄아래. 중앙 여자들도 귀엽네.

히스클리프 : 네 강철 심장은 나도 좀 본받고 싶어…

중앙 사람 : 봐봐! 귀여운 쌍둥이가 있어!

중앙 사람 : 세상에…! 저런 아이들까지 세계를 위해서… 훌륭하구나…

스노우 : 안녕, 누나!

화이트 : 안녕, 할부지!

중앙 사람 : 힘내!

중앙 사람 : 무리하지 말거라!

스노우, 화이트 : 꺄꺄! 네~!

피가로 : 열심히 일하시네요, 스노우 님, 화이트 님.

미틸 : 굉장해… 사람이 정말 많아요…

루틸 : 그러게, 대단하다! 레노 씨의 양보다도 많네.

레녹스 : 양과 비교하는 건가…

파우스트 : 너, 사교성 미소는 어디 갔어.

레녹스 : 그랬죠. …하하, 감사.

파우스트 : 후후. 서투르기는.

네로 : 하아… 눈에 띄는 건 거북해…

클로에 : 그래? 동쪽 마법사들은 아깝네. 나는 모두에게 주목받는 거 좋아해!

네로 : 서쪽 마법사들은 쾌활하네.

클로에 : 그야 다들 날 보고 있어! 다들 손을 흔들어 주고 있어! 왠지 인기인이 된 기분…

샤일록 : 후후. 클로에는 귀엽네요.

클로에 : 샤일록은 안 그래?

샤일록 : 저는 태양 아래보다도 달 아래에서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게 특기라.

중앙 사람 : 서쪽의 미남! 서쪽의 마법사들은 여자를 홀린다는데 진짜야?

샤일록 : 물론, 진짜죠.

라스티카 : 설마요, 오해입니다. 아가씨.

클로에 : 두 사람 다 타입은 다르지만 미남이라는 자신이 있네…

샤일록, 라스티카 : 조금.



8화 환성에 섞여…

라스티카 : 어라? 저기에 있는 건 혹시 내 신부…

클로에 : 라스티카도 참! 안 돼, 이런 데서까지!

라스티카 : 그렇지만, 클로에… 으으읍…

클로에 : 자, 조용히 하고 손 흔들어줘!

라스티카 : 으읍… 아하하. 안녕하세요.

중앙 사람 : 안녕, 마법사님들!

중앙 아이 : 있지, 마법사님! 마법을 보여줘!

무르 : 좋아!


천진난만한 아이의 목소리에 무르가 일어나 손을 뻗었다. 그가 주문을 입에 담자 왼손에 있는 반지에 일곱 빛깔의 빛이 모였다.


무르 : 《エアニュー•ランブル》


반지에 모인 빛이 튀어나와 푸른 하늘에 불꽃처럼 퍼졌다. 아직 잔해가 남아있는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웃으며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봤다.


중앙 아이 : 와아…!

중앙 사람 : 대단해… 이게 마법의 기적…!

중앙 사람 : 이거라면 분명 <거대한 재앙>으로부터도 지켜주실 거야!


큰 환성이 들리고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퍼져갔다. 나도 자랑스러운 기분이 됐다. 아직 알게 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친구와도 같은 그들이 칭찬을 받으니 기뻤다.

그렇지만 밝은 환성 속에 섞여 어두운 목소리도 들려왔다.


중앙 사람 : 뭐가 마법사야… 정작 중요한 북쪽의 마법사들이 없잖아.

중앙 사람 : 분명 자기 멋대로인 저 녀석들이 <거대한 재앙>과도 제대로 싸우지 않아 이렇게 된 거야…

중앙 사람 : 내년엔 이 세상의 종말이다…

아키라 : …

아키라 : (역시 다들 북쪽 마법사들의 존재를 신경 쓰는구나… 스노우와 화이트도 북쪽 마법사인데… 어디에 있을까… 브래들리, 미스라, 오웬…)

리케 : 아…

아키라 : 무슨 일인가요, 리케. 관중들 속에 아는 사람이라도…?

교단의 신자 : 신의 사도인 마법사라는 자들이, 참으로 한탄스럽다!

중앙 사람 : 앗, 뭐야, 아저씨!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갑자기 소리나 지르고…

중앙 사람 : 이상한 교단 놈들이야. 냅둬, 냅둬!

아키라 : 리케?

리케 :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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