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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이벤트 스토리는 메인스토리 2부 이후의 이야기가 기반입니다.
*먼저 읽으면 좋은 스토리 : SPOT-SUB_남 : 레이타 산맥 AFFECTION_레녹스 , EVENT_47. 맺어진 인연은 마법처럼
*어플과 함께 열람 시, 심해공포증을 갖고 계신 분은 7화에 유의해주십시오.
TL/checking - 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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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밤하늘]
키가 큰 뱃사공 : 흐응흐응~...
키가 작은 뱃사공 : 해 뜨기 전에 콧노래 같은 거, 부르는 거 아니야.
키가 큰 뱃사공 : 이제 곧 해 뜨잖아. 하늘은 아직 어둡고 달도 빛나고 있지만, 저기 봐, 수평선이 붉어.
키가 작은 뱃사공 : 그런 얘기가 아니야. 월하月下의 바다에서 노래 같은 거 불렀다가, 인어가 찾아오면 어떡할래.
키가 큰 뱃사공 : 인어라. 무섭긴 하지만, 본 적 없네. 형兄貴은 본 적 있어?
키가 작은 뱃사공 : 나는 없어. 하지만, 너도 들었잖아…? 최근 들어서, 이 주변에 나온다고.
키가 큰 뱃사공 : 응... 관광하러 온 여행자가, 인어한테 끌려갔다고. 바닷속으로...
키가 작은 뱃사공 : 그래. 그러니까, 노래 부르지 마. 그 녀석들, 노랫소리에 끌려오니까.
키가 큰 뱃사공 : 무섭네... 하지만, 보고 싶어. 은색의 달처럼, 아름다운 비늘이라잖아.
키가 작은 뱃사공 : 달처럼 아름답다니, 얼마나 불길하냐. 달은 <위대한 재앙>이야. 세상을 멸망시킬 거라고.
달이 빛나고 있는 동안은, 불길한 소리 관두는 게 좋아.
키가 큰 뱃사공 : ...그렇네... ...있지, 형. 인어가 어디 사는지 알아?
키가 작은 뱃사공 : 그거야, 바다 아래지.
키가 큰 뱃사공 : 바다 아래라면 바다 아래지만... 그거야.
마법사가 가라앉힌 섬.
키가 작은 뱃사공 : ...애덤스 섬?
키가 큰 뱃사공 : 맞아. 바다 아래에 가라앉은 애덤스 섬에서, 살고 있대.
푸르른 바다 아래, 가라앉은 인간들의 마을에서 살고 있는 인어들...
인어는 인간이 사용하는 가구, 사용하는 방법은 알까? 문을 열고, 침대에서 자고?
키가 작은 뱃사공 : 바보 같은 소리. 음유시인 놈들의 헛소리겠지. 허리에 힘주고, 그물이나 당겨!
키가 큰 뱃사공 : ...읏, 영차...!
키가 작은 뱃사공 : ...오오! 그물 안을 봐! 대어야!
키가 큰 뱃사공 : ...읏, 정말이네! 살이 탱탱하게 오른 머메이드 애플이 잔뜩 걸려있어!
키가 작은 뱃사공 : 어머니가 기뻐하시겠어! 머메이드 애플파이를 만들면, 엄청 맛있잖아... ...읏!?
(파도치는 소리)
키가 큰 뱃사공 : ...!?
키가 작은 뱃사공 : 뭐야, 방금 그거...!? 엄청난 소리가 들리고, 수면이 일렁였는데...
키가 큰 뱃사공 : 아... 형, 저거...!!
붉게 빛나고 있던 건, 일출이 아니야! 수면이 붉게 빛나서...!!
키가 작은 뱃사공 : 뭐야, 저건...!? 바닷속이, 불타고 있는 건가...!?
(흔들리는 소리)
키가 작은 뱃사공 : 으아아아...! 배, 배가 전복되겠어...!
부, 불기둥이야...! 바다 아래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올라온다...!
뱃사공들 : 으아아아아...!!
[회상/ 서쪽의 나라 베넷의 주점]
(문 열리는 소리)
샤일록 : 어서 오세요.
무슨 일인가요? 그렇게 허둥지둥...
모자를 쓴 마법사 : 샤일록, 큰일이야! 발타자르バルタザール/Balthasar 라는 북쪽의 마법사가, 서쪽의 나라에 찾아왔어!
긴 금발의 마법사 : 발타자르는 엄청난 마법을 다뤄서, 눈 깜짝할 사이에 애덤스 섬을 점거해 버렸대!
샤일록 : 이런.
혹독한 땅에서 사는 게 자랑인 북쪽의 마법사가, 서쪽의 나라까지 오셨다는 건가요?
그것도, 애덤스 섬처럼, 작은 섬을 점거하기 위해, 굳이?
모자를 쓴 마법사 : 소문에 의하면, 북쪽의 나라에서 영역 다툼에 지고, 남하해 왔다는 것 같아.
긴 금발의 마법사 : 오즈야, 오즈. 가장 무섭고, 가장 강한, 태고의 북쪽 대마법사.
오즈가 북쪽의 나라를 정복하기 시작해서, 다른 마법사들이 차례차례 토지를 빼앗기고 있어.
샤일록: 발타자르도 그중 하나?
모자를 쓴 마법사 : 아마도...
(문 열리는 소리)
외투를 걸친 마법사 : 샤일록! 서둘러서, 도망쳐! 발타자르가 여기로 오고 있어!
긴 금발의 마법사 : 뭐라고!?
외투를 걸친 마법사 : 발타자르라는 녀석, 서쪽의 제도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신주의 언덕까지 손에 넣을 생각이야!
일단 먼저, 이 토지에 군림하고 있는 너를 본보기血祭り 삼아 버리겠대! 어서 짐 싸서 도망쳐 줘!
샤일록 : 군림하고 있지는 않지만, 경치가 좋은 이 땅을 남에게 양보할 생각은 없어요.
도망칠 생각도 없어요. 여기는 제 가게예요.
모자를 쓴 마법사 :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샤일록!? 아무리 당신이라도, 북쪽의 마법사는 이길 수 없어!
파란 반지의 마녀 : 무르에게 부탁해 보는 건 어떨까!? 그! 샤일록에게 심취한 천재가 있잖아!?
샤일록 : 누가 그런 말을... 그건 아니에요. 무르 하트 박사에게 실례돼요.
파란 반지의 마녀 : 그래? 그럼, 샤일록이 심취해 있는 천재?
샤일록 : 그건 더 아니에요.
무르는 지금, 연구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 기간은 그와 연락할 수 없어요. 어디 있는지도 모르기에.
파란 반지의 마녀 : 그럴 수가... 그럼, 어떡하면...!?
??? : 《メア・プラエダ메아 프라에다》
샤일록 : ...!
모두, 숙이세요...!
(깨지는 소리)
외투를 걸친 마법사 : 으아아악!!
파란 반지의 마녀 : 꺄아아아...!
샤일록 : 《インヴィーベル》
...읏, 여러분, 다치지는 않으셨나요?
파란 반지의 마녀 : 고마워, 샤일록. 결계로 지켜줘서... 하지만, 마음에 들어 하던 잔들이...
샤일록 : 상관없어요. 여러분이, 무사하시다면.
모자를 쓴 마법사 : 샤일록이 소중히 다루던, 아끼던, 근사한 잔이었는데...
??? : 쳇...
가축우리처럼 좁은 가게로군.
샤일록 : ...
??? : 어떤 놈이 샤일록이지.
샤일록 : 저예요.
긴 금발의 마법사 : 샤일록...!
??? : 넌가.
샤일록 : 그 이상, 발을 들이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출입금지예요.
??? : ...뭐?
샤일록 : 여기는 제 가게로, 당신에게는 들어올 권리가 없어요.
출입 금지입니다. 돌아가 주세요.
발타자르.
발타자르 : 《メア・プラエダ》
(부서지는 소리)
모자를 쓴 마법사 : 샤일록...!
발타자르 : 이 언덕은 내 거야. 너는 지금 당장 돌로 만들어 주지.
샤일록 : 해보시죠, 마음대로.
당신은 당신의 영역에서 쫓겨나신 것 같지만...
발타자르 : ...읏, 이새끼...!
샤일록 : 저는 사랑한 토지를 손 놓거나 하지 않아요.
설령, 돌이 된다고 해도, 제 영혼은 이곳에.
결코, 당신 것이 되지 않죠.
발타자르 : 더 지껄여 봐라. 약해빠진 서쪽의 웃음거리 주제에.
《 メア・プラエダ 》
[현재/ 중앙의 나라 마법관 샤일록의 바/ 밤]
클로에 :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그 북쪽의 마법사를 쓰러트렸어!?
샤일록 : 쓰러트리지는 않았어요.
여러모로 사정이 있어, 그가 애덤스 섬과 함께 침몰해, 끝나버렸어요.
클로에 : 여러모로 사정이 있다는 게, 엄청나게 궁금해~!
라스티카 : 궁금하네. 왜 애덤스 섬이 가라앉아 버린 건지, 라든가.
현자님은 어떠신가요?
아키라 : 그렇네요.
북쪽의 마법사로부터 어떻게, 가게를 지켰는지 궁금하네요.
-나는 마사키 아키라.
보름달이 뜬 밤, 신기한 이 세계로 와버렸다.
마법과, 마법사가, 존재하는 세계로.
지금은 이 마법관에서, 21명의 마법사와 함께 살고 있다.
<위대한 재앙>에 의해, 부서져 가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클로에 : 알겠어! 무르가 도와준 거지!
무르 : 나! 나한테 도움받았다!
클로에 : 지금 무르는, <위대한 재앙>에 지나치게 다가가 영혼이 부서졌지만...
무르 : 영혼이 부서져 버렸다! 그래서, 영혼 조각이 여기저기 온 세상에 흩어져 버렸어!
라스티카 : 직접 자기소개 할 수 있게 된다니, 훌륭하네, 무르.
무르 : 와~! 에헴!
아키라 : (영혼이 부서졌다니, 엄청난 자기소개란 말이지...)
클로에 : 옛날 무르는 머리가 좋고, 멋있고, 마법도 지금보다 강했다고, 들은 적 있어.
지금까지 만나온 무르의 영혼 조각들도, 엄청 지적이고, 조금 무섭지만, 멋있었으니까...
진짜 무르는, 엄청 엄청, 쉽지 않고, 멋있고, 강한 사람이었던 거 아냐?
샤일록 : 글쎄요, 어떨까요. 쉽지 않은 사람이기는 했지만요.
클로에 : 만나보고 싶네! 그리고, 샤일록과는, 가벼운 관계였다고 할 수도 없잖아?
샤일록 : 뭐, 여러모로.
클로에 : 궁금해~!
라스티카 : 어때, 무르? 샤일록의 가게를 구한 건 너였니?
무르 : 으음...
잊어버렸어!
샤일록 : 후후... 밤도 깊었네요. 슬슬, 가게를 닫죠.
클로에 : 에ㅡ! 듣고 싶은데!
샤일록 : 뒷이야기는 다음에. 현자님도, 피곤하시죠.
아키라 : 알겠습니다... 뒷이야기는 궁금하지만, 오늘 밤은 쉬도록 할게요.
클로에, 다음 이야기를 들을 때는, 꼭 불러주세요.
클로에 : 응! 같이 즐기자!
라스티카 : 그럼, 현자님, 방까지 모셔다드리죠.
아키라 : 괜찮아요. 금방, 가니까요.
샤일록 : 현자님, 부디, 라스티카를 호위 삼아 같이 가주세요.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아키라 : 그렇네요...
[회상/ 불에 타고 있는 샤일록의 바]
-실은 며칠 전, 이 마법관에 불이 났다.
수수께끼의 마법사 노바에게, 습격받아.
아키라 : ...읏, 불이...!
샤일록 : 현자님....! 여기에 숨어계세요!
-이 마법관은, 강력한 마법 결계에, 보호받고 있었을 텐데.
[회상/ 불에 타고 있는 오즈의 방]
-결계를 부수고, 침입해, 세계 최강의 마법사 오즈마저도, 죽을 뻔했다.
오즈 : ...읏...!
미스라 : 오즈...!
[회상/ 불에 타고 있는 중정]
-우리들의 적은, 아무래도 <위대한 재앙>만이 아닌 것 같았다.
위험으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의 생활.
세계 최강의 마법사 오즈는 모두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했기에 그의 부상에 충격을 받았다.
[회상/ 불에 타고 있는 현자의 방]
-작별 인사도 못 하고 헤어져 버린 친구도 있다.
정확하게는, 헤어진 건지 어떤 건지...
아키라 : 어라... 여기 있던 퍼플 사파이어 조각...
식물원에서 찾은 무르의 영혼 조각을 못 보셨나요?
무르 : 먹어버렸어!
[회상/ 서쪽의 나라 왕립 식물원]
-무르의 영혼 조각이 실체화해, 전 세계 여기저기에 존재했다.
이제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
[회상/ 불에 타고 있는 현자의 방]
-하지만, 영혼 조각들은 융합해, 무르로서 내 눈앞에 있다.
그렇다면, 분명, 이건 작별이 아니다.
그저 조금, 기묘한 일일 뿐이다.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정신없는 나날이지만, 믿음직한 마법사들과 함께 어떻게든 헤쳐 나가고 있다.
[현재/ 샤일록의 바]
아키라 : 그럼, 방으로 돌아갈게요.
라스티카 : 손을 주시죠, 현자님. 배웅하겠습니다.
클로에 : 나도 같이 갈게! 무르는 어떡할래?
무르 : 샤일록 가게 닫는 거 도울래!
샤일록 : 어머, 착한 아이네요.
무르 : 현자님! 3일 후에 서쪽의 나라 볼더 섬에 갈 거지?
아키라 : 네. 볼더 섬의 새로운 성주분께서, 모두 함께 오찬회에 오라고 초대하셨어요.
분명... 디아누 슈논 씨.
라스티카 : 마법사에게 우호적인 분이라고 들었어요. 만나 뵙는 게 기대되네요.
이전에, 방문했을 때는, 급한 용무로 자리를 비우셨으니까요.
샤일록 : 두 번째 초대네요. 서쪽의 나라 왕가에 부보가 이어졌어요. 어수선하셨겠죠.
클로에 : 오찬회라면, 물론 정장이겠지! 모두가 입을 새로운 의상 만들었어! 기대하고 있어 줘!
무르 : 와! 지금, 봐도 돼?
클로에 : 안 돼ㅡ! 기대해 줘!
무르 : 그거 좋네! 기대하는 거 정말 좋아!
아키라 : 저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아... 맞다.
디아누 씨의 손 편지에는, 오찬회 할 때 상담하고 싶은 게 있다고 적혀 있었다는 것 같아요.
기묘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샤일록 : <위대한 재앙>의 영향으로, 기묘한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키라 : 그럴 지도 모르겠네요... 그때는 또, 여러분의 힘을 빌리는 쪽으로 갈 것 같은데.
샤일록 : 괜찮아요. 현자님께 도움이 된다면, 영광이에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아키라 님.
무르 : 잘 자ㅡ! 내일 봐!
아키라 :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봬요.
[마법관 외관/ 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마사키 아키라.
보름달이 뜬 밤, 신기한 이 세계에 왔다.
이 세계에는 중앙, 북, 서, 동, 남으로 다섯 나라가 있고, 마법사와 인간이 공존하고 있다.
다섯 나라에는 각자 특징이 있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기질도 마법사를 대하는 마음도 제각각이다.
[중앙의 나라 시장]
중앙의 나라 국민 : 마법사? 그들이랑은 좋은 친구 사이로 있을 수 있다면야 좋겠지.
하지만, 마법사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커다란 힘을 갖고 있어서.
나쁜 마법사들이 제멋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관리할 제도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 때문에 선량한 마법사들이 자제하도록 강요받는 건 불쌍하지만.
2화
[북쪽의 나라 얼음의 거리]
북쪽의 나라 국민 : 마법사님에 대해서...
자연이나 정령들의 힘이 강한, 혹독한 북쪽의 대지에서 살아갈 수 있는 건, 마법사님들 덕분이죠.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부디, 버리지 말아 주세요.
[서쪽의 나라 풍요의 거리]
서쪽의 나라 국민 : 마법사라고? 마법 따위, 이제 낡았지!
지금은 마법 과학의 시대야! 우리 가게를 봐!
손가락을 이렇게 하면, 연기와 불꽃이 나오는 마법 과학으로 만든 완구가 있어! 여기에 마나석을 투입하면... 이것 봐!
마법 아이템이 아니니까, 위험한 저주도 없어! 싸다고!
[동쪽의 나라 비의 거리]
동쪽의 나라 국민 : ...뭔가요, 당신... ...네? ...마법사에 대해서요?
...
...저는 마법에 대해 잘 모르니까,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 주세요.
그리고...
...이 거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 거는 건 금지되어 있어요.
...조심하세요.
[남쪽의 나라 구름의 거리]
남쪽의 나라 국민 : 마법사? 우리 마을에도 마법사가 있어! 엄청 멋진 분들!
언제나, 마법으로 도와주셔! 그 답례로 버터를 주고 있어! 우리 집 버터는 맛있거든!
남쪽의 나라는 아직 개척 도중이니까, 다 함께 힘을 합쳐서 도와야지!
마법사보다 회오리바람이 더 무서워. 얼마 전에도 오두막이 날아갔어!
[중앙의 나라 기지의 유적/ 밤]
-마법사가, 인간을 생각하는 마음도 제각각이었다.
나라마다, 사람마다, 나이마다.
리케 : 인간에게는 신기한 힘이 없어요. 하지만, 선택받은 사람은 우수한 지도력을 갖추고 있어요.
카인 : 선택받은 사람이라니?
리케 : 제가 있던 교단의 사제님이나, 여기 계신 중앙의 나라 왕자이신 아서 님이에요.
아서 : 나는 선택받은 게 아니야. 권위 있는 혈통의 후손일 뿐이지.
리케 : 하지만 교만에 취하지 않고, 마법사에게도 인간에게도 평등하게 대하시는 훌륭하신 분이에요.
아서 : 그건 왕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야.
리케 : 카인은 할 수 없어요. 낮에는 평등하게 대해주지만, 밤에는 종종 저를 따돌리곤 해요.
카인 : 따돌린 게 아니야. 어른들의 이야기에 끼기에는 리케가 아직 이른 게 아닐까 싶어서.
오즈 : ...
그 어른들의 이야기라는 건...
카인 : 걱정하지 마. 아서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아서 : 포함해도 되는데.
오즈 : 아직 이르다.
카인 : 그 이전에, 어른들의 이야기에 오즈가 끼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지.
당신, 2000살이니까. 다음에는 껴.
오즈 : ...
리케 : 오즈. 참가하면, 자세한 내용을 가르쳐 주세요.
아서 : 제게도 가르쳐 주세요, 오즈 님.
리케 : 여하튼, 신기한 힘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저희가 올바르게 이끌어 줘야죠.
그러기 위한 헌신은 아끼지 않아요.
[북쪽의 나라 죽음의 호수/ 밤]
미스라 : 인간? 뭐, 좋아하죠.
오웬 : 거짓말.
브래들리 : 거짓말 치지 마라. 북쪽의 미스라랑 인간 사이의 미담 따위, 들어본 적이 없다고.
그림 속의 스노우 : 자자, 마지막까지 들어보세.
그림 속의 화이트 : 미스라는 인간의 어디가 좋은가?
미스라 : 어디라고 할 것도 없는데요...
저, 나루터지기였어서, 사람 시체 운반하는 게, 제 일이었단 말이죠.
나루터지기 일은 좋아했어서요.
오웬 : 그 일, 듣는 것만으로도 최고로 지루한데.
요약하자면, 시체 처리자잖아.
미스라 : 하아...
오웬 : 뭐야, 그 표정.
미스라 : 바보구나 싶어서요.
오웬 : 뭐? 죽인다?
미스라 : 그러니까, 인간들의 취락이 저쪽에 있다고 하면, 이쪽은 죽음의 나라라고요.
죽으면 배에 시체를 실어서 저를 불러요.
저는 그걸 배를 저어서 죽음의 나라까지 옮겨오죠.
어때요, 재밌겠죠?
오웬 : 전혀 재밌지 않아 보여.
브래들리 : 하하. 요약하자면, 미스라한테 있어서 죽은 인간은 자기 손님이었단 거네.
미스라는 죽음의 나라에 혼자 있었단 거고.
미스라 : ...
그림 속의 스노우 : 이렇게 외로운 곳에 아이 혼자서 있었다면, 꽤나 조용한 나날이었겠구먼.
그림 속의 화이트 : 장례를 위해서라고 해도, 사람들이 불러줘서 기뻤던 걸지도 모르겠구먼.
그렇지 않은가, 미스라 쨩.
미스라 : 하아... 그런 게 아니지만요.
여하튼, 사람은 죽으니까 좋아요.
[서쪽의 나라 베넷의 술집]
클로에 : 나는 아직 조금, 인간이 무서운걸. 마법사라는 걸 들키면, 미움받을지도 모르니까.
라스티카 : 하지만 클로에라는 걸 알면, 모두 너를 좋아하게 될 거야.
너는 무척이나 멋진 사람인걸.
클로에 : 에헤헤... 고마워, 라스티카
마법사라는 걸 들킨 후에, 나라는 사람을 알아주는 거, 그편이 더 어렵지만.
마법사를 싫어하는 사람이, 마법사인 클로에가 아니라, 클로에 개인으로서 이해해 준다.
그런 거잖아?
샤일록 : 어머, 철학적이네요.
클로에 : 무르가 알려줬어! 인지에 대한 이야기나, 심리에 관한 이야기. 타인이 나를 어떻게 인지하는지.
샤일록 : ...무르와 철학에 대해? 괜찮으신가요?
클로에 : 괜찮아! 무르랑 철학에 관해 얘기해 보는 거, 솔직히, 조금 무서웠지만...
엄청, 재밌었어! 무르는 물어보면, 이것저것 생각해 주거든. 뭐라고 할까...
내가 알고 싶어 한다는 걸, 기뻐하는 것 같았어.
샤일록 : 무르는 뼛속부터 학자니까요. 학습 의욕이 강한 사람이나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을 환영하는 거죠.
무르, 이쪽으로 오세요. 클로에에게 한 이야기를 제게도 들려주시겠나요?
무르 : 샤일록한테는 필요 없어!
샤일록 : 어째서요?
무르 : 샤일록은 알고 있으니까!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
긴 세월 이 가게를 지켜가면서, 별의 숫자만큼 많은 사람의 말을 듣고 인생을 접해왔어.
너는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잘 알고 있어. 어떻게 보여줄지 그 방법도 알고 있어.
유쾌도, 불쾌도, 마음대로. 손끝이나 시선, 목소리, 행동 하나하나로, 타인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끊어내지.
다가왔다가 멀어져, 파도처럼 말이야. 그런 대인관계 전문가에게, 내가 해줄 말은 아무것도 없어!
클로에 : 대단하다...! 역시, 샤일록!
라스티카 : 서쪽의 마법사들 모두가 너에게 빠져있는 이유도 이해가 돼!
샤일록 : 후후... 웬일로 칭찬 일색이네요, 무르. 오늘 밤은 어떤 장난을 치신 거죠?
무르 : 가지에 달려있던 반건조 포도, 엄청 맛있어서 먹어버렸어!
샤일록 : 너무한 사람... 오늘 밤의 기대주였는데.
무르 : 전부는 아니야! 조금, 집어 먹었을 뿐! 제대로 남아있어!
샤일록 : 그럼, 다 함께 먹어볼까요.
클로에 : 와아...! 맛있겠다! 무르가 집어먹고 싶어한 마음도 이해돼!
라스티카 : 이거라면, 홍차보다도 와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
샤일록 : 그래야죠.
무르 : 화났어?
샤일록 : 화나지 않았어요. 그럼 여러분, 오늘 밤도 인생을 즐겨볼까요.
무르, 클로에, 라스티카 : 건배!
[동쪽의 나라 블랑셰 성 앞/ 밤]
히스클리프 : 나는 낯을 가리니까...
인간이라든가, 마법사라든가, 상관없이 조금 어렵달까...
네로 : 응응, 알지.
히스클리프 : 싫은 건 아니에요. 상대가 어떻다기보다는, 제가...
잘 대응할 수 있을지, 불안해져서...
시노 : 할 수 있는 게 당연하잖아. 히스는 완벽해.
파우스트를 봐. 동쪽의 나라 선생님 역할이면서, 당당하게 인간을 싫어한다고.
파우스트 : 그렇다만?
히스클리프 : 시노. 선생님께 실례되는 말 하지 마.
시노 : 하지 않았어. 너를 칭찬하고 있었어.
히스클리프 : ... 나를 칭찬해 주는 건 기쁘지만...
시노 : 그렇지. 나도 너를 칭찬하고 있을 때는, 최고로 기쁘고 즐거워.
히스는 동쪽의 나라 대귀족 블랑셰 가문의 아들이고, 선택받은 현자의 마법사야.
보이는 대로 미형이고, 머리도 좋고, 예의도 발라. 지나치게 완벽해. 초 단위로 반해버려.
네로 : 블랑셰 가문의 종자 군은, 오늘도 시원시원할 정도로 사랑하는 주군에게 열광적이네.
파우스트 : 애칭으로 부르는 거리감인데 말이지.
히스클리프 : ...
전부터 생각했지만, 시노가 나에 대해 칭찬해 주는 거. 내가 아니어도 되는 거지.
시노 : 무슨 소리야?
히스클리프 : 블랑셰 가문에서 태어난 건, 내 노력이나 공적이 아니고...
용모도, 상류층의 행동이나 학문의 교육 기회를 얻은 것도...
블랑셰 가문이나, 부모님께서 쥐여주신 거야.
시노 : 그...
히스클리프 : 정작 내면에 대해서는 칭찬받은 적 없어. 마음이 약하다든가, 과감하게 행동하라든가, 그런 소리는 듣지만...
시노 : 그럴 리 없잖아!? 있어!?
네로 : 나한테 묻지 마!!
히스클리프 : 내가 저 가문에서 태어나지 않고, 이런 얼굴이 아니었다면...
시노가 좋아해 줄 요소는, 없었던 게 아닐까, 가끔 생각해.
시노 : 그...
네로 : 그렇지 않아! 시노! 히스 내면에서 좋은 거 말해봐!
시노 : 그..., 어...
네로 : 어이!?
히스클리프 : ...봐.
파우스트 : 나는 마음이 상냥해. 손재주가 좋고, 근성은 강한 아이야. 시야도 넓지.
히스클리프 : 선생님...
시노 : 그거야! 그게 말하고 싶었어! 재빨리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히스클리프 : 아 그래.
시노 : 진짜라고...!! 나 머리 나쁜 거 알잖아!!
네로 : 됐어, 시노! 지금은 조용히 있어!
파우스트 : 네가 단호하지 못한 건, 여러 사람의 환경, 입장을 비추어봐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야.
보통 사람이 사람을 만나 10을 생각하고 있는걸, 100을 생각하고 있지. 그렇기에, 사람 상대에 쉽게 피곤해지는 거야.
네가 어떤 사람이든 너는 자랑스러운 내 학생이야.
너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누군가에게 마법을 가르친다니 생각도 못 했겠지.
세상을 미워하는 저주 상인 내게, 좋은 영향을 줘서 고마워.
히스클리프 : ...파우스트 선생님...
시노 : 저 인간 혐오 은둔자, 내 주군을 말로 유혹하고 있어!
네로 : 너를 커버해 준 거잖아!
히스클리프 : 감사합니다... 선생님께 그런 말을 들으니, 저도 엄청 기뻐요...
시노 : 히스! 나도, 같은 마음...
히스클리프 : ...
그래...
시노 : ...!
됐어! 나도, 히스 따위...! ...읏, 으으...!
네로 : 착하지! 착해, 지금은 조용히 있자. 울지 마! 울지 마.
시노 : 으으으...!
네로 : 알았어 알았어. 안 울어, 안 울어.
아파...! 물지 마!
[남쪽의 나라 레이타 산맥/ 밤]
레녹스 : 인간에 대해서 말인가요...
피가로 : 레노는 유독 그런 거 없지.
인간이든, 마법사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남자든, 여자든...
여차하면 너, 나보다도, 옛날에 기르던 목양견이 더 좋아, 라고 할 때도 있잖아.
레녹스 : 어...? 안 되나요...?
피가로 : 와, 이녀석...
레녹스 : 하지만, 제 개인데요.
피가로 : 양을 내쫓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 개랑, 이 나를 천칭에 걸고 개를 쥐다니 어리석다고 생각하지만, 그런가...
...그게 사랑인가...
미틸 : 피가로 선생님 술 마셨나요?
루틸 : 실은 레이타 산맥은 추우니까, 나랑 선생님의 차에는, 조금 술이 들어있어.
미틸 : 네ㅡ!? 언제요!?
피가로 : 비밀이었는데.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안 취해.
미틸 : 하지만, 레노 씨를, '너'라고...
레녹스 : 미틸은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피가로 선생님은 종종 나를 '너'라고 부르셔.
그리고, '너'라고 불려도, 불만은 없고, 그렇게 불러도 되는 사람이야.
피가로 : 개보다는 못하지만.
미틸 : 어른의 세계라는 건 복잡해...
루틸 : 괜찮아, 미틸. 미틸과 레노 씨의 차에는 겨울 경치 생강이 들어있어!
건조해서 보관해 뒀거든! 다 함께 따끈따끈해지자! 건배!
피가로 : 건배!
미틸 : 정말이지... 보통 차 마실 때는, 건배라고 하지 않는데.
그렇게 말한다는 건, 그 차를 술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술에 취했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레노 씨!
레녹스 :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루틸, 피가로 : 에헤헤!
레녹스 : 뭐, 취해서 빗자루에 못 타게 되면, 제가 사용하던 산 속 오두막에서 자면 되니까.
미틸 : 여기서 생활하셨던 건가요?
레녹스 : 응?
미틸 : 레노 씨와, 레노 씨가 기르던 개.
레녹스 : 응, 맞아.
루틸 : 이름이 뭐였나요?
레녹스 : 코우리르.クーリールー/courir/佛달리다
루틸 : 와, 귀여워!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피가로 선생님은 보신 적 있나요?
피가로 : 응. 사이 좋았지, 너희.
레녹스 : 그랬죠.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저는 그 개를 사랑하고 있었어요.
어쩌면, 그때는, 세상에서 가장...
피가로 : 정말?
레녹스 : 네.
저는 인생을 바친 상대가 있습니다. 그 분께서 필요로 하신다면, 어떤 일상이든 바로 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나날만큼은 바로 버리기 어려운 날들이었습니다.
루틸 : 근사해라...
이렇게 멋진 경치 속에서, 레노 씨와 코우리르는, 매일 매일을 보냈던 거군요.
레녹스 : 응.
미틸 : 말이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나요?
레녹스 : 그렇네...
눈을 보면 알아. 가만히, 눈을 보고 있으면, 거기에 있는 게 공포인지 분노인지...
강아지만 그런 게 아니야. 마법사도, 인간도 마찬가지야. 몸 안에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을 목소리나 말로 드러내지. 울음소리나 울부짖는 것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가끔은 거짓말이 있어.
눈만큼은 사실 그대로 보여. 침착한 건지 이상하게 흥분하고 있는 건지...
미틸 : ...제 마음도 아시겠나요?
레녹스 : 알지. 무척이나, 대략적으로 보이지만.
그 대략적으로 보이는 것마저, 틀리지 않았다면, 나는 괜찮다고 생각해.
-인간도, 마법사도, 다양한 사람이 있다.
제3화
[마법관 담화실/ 낮]
-나와는 다른, 각각의 사고방식.
각각의 가치관. 각양각색의 행복과 불행.
라스티카 : 새로운 곡을 만들어 봤어. 어떨까?
브래들리 : 나쁘지는 않지만, 지루해. 어린 애 달래는 게 아닌 이상, 좀 더 즐거운 게 좋아.
라스티카 : 지금도 즐거운데?
브래들리 : 왜, 같은 멜로디를 반복하는 거냐?
라스티카 :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거야. 스며든 뒤에, 변화를 즐기는 거지.
브래들리 : 내 생각으로 이렇단 말이지. 뭐 하나, 스며들 필요는 없어. 죽을 때까지 파격적으로 가는 거지.
라스티카 : 재밌네. 계속해서 탈선해 나가는 곡이네.
브래들리 : 그래. 도망치는 거지, 보면에서.
[주방]
-만나서, 접하지 않았다면, 알 수조차 없었다.
네로 : 어!? 여기에 그런 걸 넣는 거야?
레녹스 : 의외로 맛있어. 시험 삼아 맛봐봐.
네로 : 그럼, 처음은 조금만...
아... 진짜다. 꽤 어울리는데, 이거.
레녹스 : 그렇지?
[실내 수행장]
-누군가가 소중히 해온, 격식 있는 것들.
누군가가 발견한, 새로운 반짝임들.
그것들은 결코, 어느 하나를 내쫓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쪽도 소중하게 존중해 가며, 곁에서 서로 사랑해 나갈 수 있다.
파우스트 : 이런 전황에 놓였을 때는, 이 술식의 마법진이 최적이야. 조건도 주구도 적어.
무르 : 마법 과학 도구를 사용하면, 마나석만 있다면 여기까지 할 수 있어!
파우스트 : 과연... 확실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임무에서 사용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
마법이냐 마법 과학이냐는, 수단일 뿐이지 목적이 아니야.
무르 :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마법 과학을 싫어하는 샤일록에게 미움받을 지도!
파우스트 : ...어려운 문제야.
[거실]
-이 마법관에는, 다섯 나라의 마법사들이 모여있다.
어쩌면, 이만큼 입장이나 나이,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한 집에 모여있는 장소는...
이 세상에서 단 한 곳. 이곳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다.
리케 : 스노우 님, 화이트 님. 2000년 전에, 이 놀이가 있었나요?
스노우 : 보자. 있던 것 같기도, 없던 것 같기도.
화이트 : 차는 게 공이 아니라, 소 뼈였다면 비슷할 지도 모르겠구먼.
리케 : 나중에, 저와 미틸과 함께 해보시지 않을래요?
스노우, 화이트 : 좋아~!
[현자의 방/ 저녁]
(종이에 적는 소리)
아키라 : 후우... 오늘은 이 정도로 할까.
(종이 넘기는 소리)
아키라 : 현자의 서도 잔뜩 썼네. 이 마법관에서 생활한 것도 오늘로 며칠 째더라...
어라... 창밖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중정/ 저녁]
아키라 : (레녹스다... 멈춰서서, 어딘가를 보고 있어...?)
(아... 저쪽에 파우스트랑 네로가 같이 마시고 있구나...)
(말 걸면 좋을 텐데.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지...)
[회상/ 중정/ 오후]
레녹스 : ...
아키라 : 뭘 보고 계신가요, 레녹스.
레녹스 : 현자님.
아키라 : 아, 동쪽의 마법사들이다. 임무에서 돌아온 것 같네요. 말을 건네보지는 않는 건가요?
레녹스 : 그렇네요.
아키라 : ...?
레녹스 : 아... 죄송합니다. 어... 아니, 곤란하네.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지...
아키라 : 아뇨, 아뇨! 저야말로, 섣부르게 물어봐서. 말하기 싫은 거라면...
레녹스 : 그런 건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진작에 지고 있는 보드게임 같은 게 있는데,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을 때...
아키라 : ...파우스트인가요?
레녹스 : 하하... 맞아요. 숨기려 해도, 들켜버리네요.
... 파우스트 님은, 행복해지실 생각이 없으십니다.
자신을 믿고 죽은 동포들에게 면목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 거겠지요.
저는 행복해지셨으면 합니다만, 제 얼굴을 보면 파우스트 님은 자신에게 내리는 벌을 떠올리십니다.
하지만, 그분의 과거를 모르는 자들 사이에서는, 잠시나마 평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렇게... 지금도 웃고 계십니다.
-그 순간의 레녹스의 옆모습은, 잊을 수 없다.
애절함도 슬픔도 드러내지 않고, 석양보다도 붉은 눈동자는, 그저 줄곧 먼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키라 : ...그게 이미 져버린 보드게임인가요?
레녹스 : 맞습니다. 불행을 강요하는 게 잔혹하듯이, 행복에 대한 강요도 잔혹하겠죠.
아무리 부드러운 햇살이어도, 바라지 않는 빛이라면, 영혼을 불태워버리고 맙니다.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400년, 언젠가 만날 것이라는 걸 계속 믿고, 걸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포기하지 않으면, 저분의 영혼이 부서져 버립니다.
제가 곁에 없는 편이 좋겠죠.
-레녹스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내 쪽이 되려 내 일인 것처럼 저릿하게 가슴이 아파졌다.
아키라 : 그렇지 않아요. 레녹스의 옆에 있을 때, 파우스트는 엄청 편해 보였어요.
마음이 진정된다고 생각해요. 레녹스에 대해서는 칭찬만 들었고...
레녹스 : 아뇨, 마음에 들어 하신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호의나 사랑과는 다른 일이죠.
개인으로서는,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축복받았습니다. 축복받지 못한 건, 이...
도움이 되지 못한 충성심입니다.
아키라 : 레녹스...
레녹스 : 괜찮습니다, 현자님. 죄송합니다, 푸념 같은 말을...
지금은 그저, 어느 쪽으로 향하면 될지, 어찌할 바를 모르는 중입니다.
-레녹스는 평온하게 웃으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레녹스 : 현자님. 저는 양치기입니다. 양들의 무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종을 울리며 이끌어 나가죠.
하지만, 옛날에는... 저 자신이 양처럼, 그저 맹목적으로 하나의 깃발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공명하며 떨리던 영혼이,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겁니다.
아침 해가 얼마나 눈부신지를.
[현자의 방/ 밤]
아키라 : (레녹스... 파우스트가 한 번 더, 구국의 영웅으로 돌아와줬으면 하는 걸까...)
(아니면, 그가 말하는 행복은, 또 다른 의미라는 걸까... 어렵네... 행복이라는 건...)
(행복이란 뭘까...)
사크 쨩... 그렇지. 슬슬 잘까.
-이 아이는 사크리피키움. 쌍둥이가 내게 준, 호위를 위한 사역마.
내가 이 세계에 온 건, 현자로서, 소환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밤하늘]
-이 세상에는 <위대한 재앙>이라 불리는, 눈부시게 빛나는 커다란 달이 있다.
<위대한 재앙>은 1년에 한 번, 이 세상으로 접근해 온다.
지나치게 가까이 온 <위대한 재앙>에 의해, 부서지지 않도록, 공격해, 밀어낸다.
그게, 다섯 나라에서 선택받은 현자의 마법사 21명의 임무.
[현자의 방/ 밤]
-내 임무는, 현자의 마법사를 인도해, 세상을 구하는 것.
현자라고 불릴 정도로 멋있게 모두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거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지만...
개성 넘치는 마법사들의, 좋은 친구로 있을 수 있다면...
그러길 바라고 있다.
[오즈의 방/ 밤]
오즈 : ...
(문 두드리는 소리)
피가로 : 들어갈게.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 으으으...
스노우 : 오즈.
화이트 : 오즈여.
오즈 : 너희들인가...
피가로 : 아직도 깨어있던 건가. 마법관이 습격당한 이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지 않아?
오즈 : 무슨 일이지.
스노우 : 그대가 깨어 있어도, 아무 의미 없다는 걸 알려주러 왔네.
화이트 : 오즈여.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어간 것에, 그대는 공포를 느끼며 경계하고 있지.
불쌍하게도. 마법으로 진 적이 없었으니까.
오즈 : 지지 않았다.
스노우 : 진 것과 마찬가지네. 그대를 죽이지 않았을 뿐.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네.
지금 그대는 나로도 충분히 죽일 수 있네. 죽을 정도로 굴욕적이겠지. 하지만, 사실이야.
오즈 : ...
화이트 : 오즈여. 지금 그대는 미스라와 다른 마법사들이 살려주고 있는 거라 말해도 될 정도네.
스노우 : 그자들의 긍지로, 밤사이에는 돌로 만들지 않을 뿐이지.
세계 최강의 마법사가 밤사이에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니까.
오즈 : 나가라.
피가로 : 오즈. 입장을 생각해. 너는 명령할 입장이 아니야.
네 명예를 생각해서 왔지만, 이제 그것도 여기까지. 너는 도움을 구걸할 입장이야.
화이트 : 그 말대로네. 오즈여, 약자들의 행동거지를 배우게. 약자로서 살아가는 걸세.
밤사이에는 강자에게 지켜질 수밖에 없지. 미스라와 다른 마법사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아양을...
오즈 : 꺼져라!
스노우 : 호호호! 외침 뿐인가?
지금까지는, 눈 한 번 깜빡하듯이 나를 내쫓을 수도 있었던 걸... 안타까운 일이지.
피가로 : 스노우 임. 말이 지나치세요. 오즈에게도 긍지가 있죠.
스노우 : 동정은 동정이지. 오즈가 귀여우니 말했을 뿐이네.
피가로 : 오즈는 세계최강이었단 말이에요. 동정받아서야 오즈의 긍지가...
화이트 : 긍지를 버리라고 말하고 있는 걸세.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인간들은, 북쪽에서 어떻게 살고 있지?
스노우 : 오즈, 말해보게.
오즈 : 너희들을, 날이 밝으면 죽인다.
화이트 : 오즈여.
스노우 : 호호호. 말로는 할 수 있지.
오즈 : 《ヴォクスノ...》
쿨, 쿨...
스노우 : 위험해라...! 이녀석, 진심으로 우리네를 죽일 생각이었을 줄이야.
피가로 : 이런 일촉즉발인 점이지, 오즈. 너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 없었던 건... 일어나, 자.
오즈 : 앗...
피가로 : 당신들이 도발하니까잖아요! 오즈도, 진정해. 네 마음은 이해해.
정령들이 않는 건 비참하지... 그렇기에, 책략이 필요하잖아. 알지?
스노우 : 주도면밀하구먼, 피가로여. 그대는 항상 그렇지.
피가로 : ...무슨 의미인가요?
스노우 : 우리네를 적으로 만들어 놓고, 오즈의 기분을 풀어, 원하는 대로 조종하지.
화이트 : 피가로여. 주모자는 자네지 않은가. 그대가 설득하자고 말을 꺼냈지.
피가로 : 말했죠. 당신들이 이렇게까지 어리석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
스노우, 화이트 : 뭐?
피가로 : 오즈를 하는 말에 잘 따르게 하려면, 좀 더 말하는 방식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걸 생각 없이 그냥 몰아부쳐서...
스노우 : 호호호! 말에 따르게 만드는 건가. 들었는가, 오즈여.
오즈 : 너를 따른 기억은 없다.
피가로 : 너, 입장을 알고 있긴 한 거야? 나는 너를 감싸준 거라고. 이 은혜도 모르는 얼빠진 놈.
오즈 : 뭐?
화이트 : 피가로 쨩, 너무해! 오즈 쨩, 이쪽으로 와. 얼빠지지 않았거든.
피가로 : 이것 봐. 노골적으로 오즈를 이용하고 있는 건, 당신들이잖아요.
(벽을 때리는 소리)
스노우 : 벽쿵이구먼.
화이트 : 오웬짱에게 벽쿵당하는 결말이라니. 슬슬, 마무리 짓도록 하지.
피가로 : 여하튼, 오즈. 의미 없이 잠자는 역할을 하고 있을 바에야, 유연한 인간관계를 쌓아.
이 사람들처럼, 최악으로 인간관계에 마침표 찍는 방법, 맞이하고 싶지 않잖아?
스노우 : 피가로, 벌을 주겠네.
화이트 : 벌을 줄걸세.
피가로 : 죽든가, 노친네들.
스노우 : 《ノスコムニア》
피가로 : 《ポッシデオ》
...읏, 알아들어?, 오즈!
이대로면,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너를 감싸다가, 아서가 돌이 될 거야.
오즈 : ...
(벽을 때리는 소리)
[마법관 탑 외관 / 밤]
오웬 : 정말이지... 시끄럽고, 최악이야. 너무 최악이야.
...
미스라 : 오웬.
오웬 : 미스라.
쌍둥이랑 피가로가 오즈한테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었어.
미스라 : 헤에.
오웬 : 너를 바보 취급하고 있었어.
미스라 : 하?
오웬 : 밤,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동안은, 오즈가 미스라한테 머리 숙이고, 지켜달라고 하라더라.
미스라 : 헤에, 기분 좋네요. 그 사람, 저한테 머리 숙일까요?
오웬 : 눈치 좀 채. 바보 같은 얼빠진 놈이라고 취급받고 있다고.
미스라 : 무슨 소린가요?
오웬 : 너는 오즈를 지키고 싶었어? 아니잖아?
오즈를 죽이고, 그 녀석의 돌을 먹을 거잖아?
미스라 : 물론이죠.
오웬 : 근데, 미스라는 오즈를 죽이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있어. 미스라는 얼빠진 놈이니까.
미스라 : ...
죽입니다.
오웬 : 하하... 짐작 가는 바가 있잖아. 마음도, 몸도, 물러서, 흔들리고 있어.
그런 너는 무섭지 않아.
미스라 : 당신도잖아요.
오웬 : 뭐?
미스라 : 당신도, 충분히 물렀잖아요. 두렵지도, 쉽지 않은 상대도 아니죠. 친해져서, 휘둘리고 있어.
오웬 : ...
휘둘리거나 하지 않아. 바보 아냐?
미스라 : 저도 오즈를 지키거나 하지 않아요. 절대로.
오웬 : 아 그래.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하늘/ 밤]
오웬 : 미스라 녀석, 짜증나...
아... 마법관 창문, 아직 불 켜져 있네.
후후. 누구 하나 겁줘서, 놀아줘 볼까.
[클로에의 방/ 밤]
클로에 : 후아아... 좋아, 한 번 더 힘내자!
아... 창밖에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어. 오웬이다.
(문열리는 소리)
클로에 : 오웬.
오웬 : 후후. 뭐 하고 있었어?
클로에 : 내일, 볼더 섬에서 열릴 파티에서 입을 모두의 옷, 만들고 있었어. 오웬도 입어줄 거지?
오웬 : 안 입어.
클로에 : 어, 어째서!?
오웬 : 물러서, 흔들리고 있으니까.
클로에 : 무른 건 잘 모르겠지만, 흔들리며 빛나는 수면을 이미지화해서 만든 색이야!
엄청 예뻐! 괜찮으면 내일, 입어봐!
오웬 : ...
내키면.
클로에 : 응! 잘 자!
오웬 : 그만해.
클로에 : ...?
오웬 : ...
나는 얼빠지지 않았어.
제4화
[볼더섬 모래사장/ 낮]
미틸, 리케 : 와ㅡ! 바다다ㅡ!
리케 : 바다는 좋아해요! 몇 번 봐도 예쁘네요!
미틸 : 저도 좋아해요! 산도, 강도, 호수도 좋아하지만, 바다는 특별한 것 같아요!
리케 : 알아요! 좀 더, 파도 가까이로 가보죠!
클로에 : 잠깐만, 잠깐만!
짜잔! 바다에 어울리는, 비장의 의상, 만들어 왔습니다~!
루틸, 라스티카 : 와아! 기다렸습니다!
클로에 : 에헤헤, 자신 있는 작품이야!
힘내서 만들었으니까, 전원 같이 올 수 있어서 다행이야!
북쪽의 마법사들도, 입어줄거지...?
라스티카 : 물론이지, 모두 기뻐할 거야.
브래들리 : 이 섬의 요리는 맛있으니까.
미스라 : 특히 그 성에서 나온 요리는 맛있었어요.
누가 울면서 빌어도, 전부 먹을 겁니다.
오웬 : 아까, 여기 올 때, 새로운 게 유행한다고 들었어.
스노우 : 호오, 새로운 거라는 건?
화이트 : 새로운 달콤한 것인가?
오웬 : 토르타디콧코래トルタディコッコ/torta di cocco/伊코코넛케이크. 현자님, 와 봐.
아키라 : 뭔가요?
오웬 : 바치라고 말하고 와.
아키라 : 못하죠!? 그런 탐관오리 같은 짓!
오웬 : 오리가 뭐?
아키라 : 나쁜 사람...?
오웬 : 헤에. 나는 그 녀석보다, 훨씬, 나쁘지만.
아키라 : (탐관오리한테 이기려고 으스대는 거 귀엽네...)
스노우 : 맛있겠다! 나도 먹고 싶네!
화이트 : 나도 그렇네! 나중에 먹으러 가는 걸로 합세! 우선은 단장이지!
클로에, 부탁하네!
클로에 : !
응...! 그럼, 갈게!
《スイスピシーボ・ヴォイティンゴーク》!
아서 : 와아...
카인 : 바다처럼, 예쁜 색이네!
스노우 : 세트일세!
화이트 : 세트는 정말 좋아하네!
루틸 : 어쩜 근사해라! 바닷가에 있는 성에서의 오찬회랑 딱이야!
히스클리프 : 자세가 곧아지는 것 같아. 언제나 고마워, 클로에.
무르 : 잘됐네, 클로에! 기대하던 의상, 완전 호평!
클로에 : 에헤헤, 고마워! 무르도 마음에 들었어?
무르 : 물론이지! 기뻐서, 불꽃 쏘아 올려!
《エアニュー・ランブル》
아서 : 와아! 예쁜걸... 오찬회도 기대되네요, 현자님.
아키라 : 네.
오웬 : 그럼. 토르타디콧코를 강탈하고 와야지.
카인 : 멈춰 멈춰 멈춰. 강탈하지 마!. 돈은 있어?
오웬 : 몰라.
카인 : 몰라면 안 되지! 그리고 오찬회 전에 케이크 같은 거 먹었다간...
(사라지는 소리)
카인 : 아, 이봐!
아키라. 저 녀석 혼자 둘 수 없으니까, 같이 따라갈게.
아키라 : 알겠습니다. 부탁드릴게요.
리케 : 잠깐만요, 카인! 중요한 상담이 있어요.
카인 : 무슨 일이야?
리케 : 저도 토르타디콧코를 먹어보고 싶은데, 오찬회 만찬도 먹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카인 : 간단하지. 바닷가를 걸어서 배를 꺼지게 한 다음, 오찬회에서 만찬을 먹어.
바닷가를 걸어서 배를 꺼지게 한 다음에, 토르타디콧코를 먹어. 이렇게 하기로 하자.
못 참고, 달콤한 것부터 먹어버리다니, 현명한 방법이라고는 생각되지...
오웬 : 미안하게 됐네.
카인 : 오웬, 어디서...!? 아, 내 지갑...! 잠깐 갔다 올게!
리케 : 다녀오세요. 조언 감사해요, 카인.
미틸, 파도치는 거 보러 가요!
미틸 : 네! 의상 더럽히지 않도록, 조심할게요! 클로에 씨!
클로에 : 괜찮아! 바로 깨끗하게 해줄 테니까!
네로 : 파도치는 곳에서 술래잡기라니, 청춘이네.
어때? 시노랑 히스도 같이 놀고 오는 게...
시노, 히스클리프 : ...
네로 : ...우리 애들, 얼마 전 일로, 아직도 싸우고 있는 건가...
파우스트 : 이렇게 되면 서로가 완고하니까...
시노 : 네로.
네로 : 응?
시노 : 파도치는 곳으로 가자고.
네로 : 아... 알겠어. 선생, 잠깐 갔다 올게.
파우스트 : 그래.
히스클리프 : 선생님. 저, 괜찮으시다면 같이...
파우스트 : 좋아. 술래잡기라도 할까.
히스클리프 : 아뇨, 산책 정도로...
파우스트 : 알겠어.
아키라 : 동쪽의 마법사들, 괜찮으려나...?
샤일록 : 파우스트와 네로가 같이 있으니, 괜찮겠죠.
루틸 : 현자님. 저는 리케와 미틸이랑 같이 갈게요. 먼저 성에 가 계셔 주세요!
아키라 : 알겠습니다. 모두를 잘 부탁해요.
아서 : 그럼, 가실까요. 볼더 성으로.
[볼더 섬 방사제 / 낮]
아서 : 그러고 보니, 이 볼더 섬에 오기 전에, 숙부님께서, 전언을 남기셨습니다.
아키라 : 빈센트 씨가요? 어떤 말인가요?
아서 : 볼더 섬의 새로운 성주인 디아누 공...
디아누 공의 숙모님인 클라우디아 슈논 공은 숙부님과 아는 사이라는 것 같습니다.
숙부님이 젊었을 무렵, 서쪽의 나라에 계셨을 때, 신세를 진 분이라고.
아키라 : 빈센트 씨가, 젊었을 무렵, 신세를...
아서 : 네. 모쪼록. 인사 잘 전해달라고 전언을 남기셨습니다.
분명, 특별한 추억이 있는 분이시겠죠.
아키라 : (젊은 빈센트 씨와, 서쪽의 나라 귀부인의 추억...)
-나도 모르게, 상상에 잠기려던 찰나, 그 순간...
늠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 아서 전하!
-아서가 뒤돌아본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그의 머리칼을 흔든다.
바닷바람이 향하는 곳에 멈춰 서 있는 건, 타오르는 불길처럼 붉은 곱슬머리의 여성이었다.
늠름한 기사 복장을 몸에 두르고, 왼쪽 허리에는 얇은 칼을 아래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 손가락에 낀 꽃잎 모양의 반지가 사랑스럽다.
그녀는 우리들을 바라보며, 힘차게 미소 지었다.
재빨리, 씩씩하게 활보해 우리들 곁까지 다가온다.
당당한 행동거지와 그녀의 뒤를 따르는 시중들의 모습에서, 나는 직감했다.
아키라 : (이 사람이 분명, 새로운 성주 디아누 씨다.)
디아누 : 처음 뵙겠습니다. 성주 디아누 슈논입니다.
아서 : 당신이 디아누 공인가. 중앙의 나라 왕자 아서다.
디아누 : 아서 전하.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얼마 전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하게 해주십시오. 긴 여행, 피곤하시지요. 볼더 성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아서 : 감사하지. 디아누 공, 다른 자들의 소개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이쪽이 현자님이다.
-디아누 씨가 고개를 돌려,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선명한 녹색 눈동자다.
디아누 : 현자님. 볼더 성주로서 새롭게 취임한 디아누라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키라 : 이쪽이야말로. 저는 마사키 아키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싱긋 웃으며, 우리들을 이끌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비난이었다.
??? : 새로운 성주는 당장 꺼져라!
??? : 마법사나 편애하는 계집애는 썩 나가! 이대로면 또 누가 납치당할 거야!
호위 병사 : 죄송합니다, 디아누 님. 지금 당장, 체포하겠습니다.
디아누 : 됐네, 신경 쓰지 말게.
내 통치가 올바르다는 것을 깨달으면, 점차 섬의 도민들도 납득하겠지.
현자님,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이쪽으로.
아키라 : 네...
(디아누 씨... 도민분들과 잘 안되고 있는 건가.)
(누군가가 납치당해...?)
-무슨 의미일까. 물어보듯, 나는 옆에 있는 아서를 바라보았다.
아서는 내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어딘가, 냉엄한 시선을 하고 있었다.
멀리서 바닷새가 운다.
[볼더섬 해안가 파티 회장 / 낮]
디아누 : 현자 아키라 님, 현자의 마법사 여러분.
이 아름다운 볼더섬의 성에 잘 오셨습니다. 성주로서 여러분을 맞이할 수 있음을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서쪽의 나라 새로운 여왕 릴리아나 폐하가, 친애하는 친구로서 현자의 마법사님들을 환영하신 것처럼...
저도 경의와 우애를 기반으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건배.
(잔이 부딪치는 소리)
디아누 : 그럼,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한 볼더 섬의 식사를 즐기시며, 저의 자기소개를 들어주십시오.
-디아누 씨의 말을 듣고, 북쪽의 마법사들은 사양 하지 않고 먹거리를 움켜쥐었다.
그들의 가장 큰 기댓거리는, 볼더섬에서 내어주는 식사였다.
기세 좋게 볼을 부풀려 간다.
스노우 : 이놈들,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지 못하겠는가.
화이트 : 짐승 같았던 오즈마저 식기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오즈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디아누 씨는, 예상과 다른 모습에 당황하신 것 같았지만, 얼굴 한가득 미소를 보이며, 웃어넘겨 주셨다.
디아누 : 아하하. 식욕이 왕성해 무엇보다 다행이지. 부디, 많이 먹어주게.
현자님도 드십시오. 드시면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아키라 : 네.
디아누 : 저의 조부 디오니스 슈논은, 서쪽의 나라에 이름을 남긴 무장이자 훌륭한 검술사셨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조부께 검술을 배워왔습니다. 옆에 있는 기사보다도 실력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그녀의 말에, 나는 카인을 바라봤다. 카인은 전 기사단장인 사람이다.
어떤 반응을 할까, 싶었지만, 그는 글라스를 기울이며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을 뿐이었다.
디아누 : 지금은 돌아가신 조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아직 미숙하지만 성주로서 도민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현자님의 임무에도, 물론, 전력으로 협력하겠습니다.
아키라 : 감사합니다.
-나는 미소 지으며, 디아누 씨께 대답했다. 밝고, 대화하기 쉬운 우호적인 사람이다.
리케 : 들은 대로, 마음가짐이 좋으신 분이네요, 현자님.
아키라 : 네.
(마법사에게도 편하게 대해주시고,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꽃잎이 흩뿌려져 있는 화려한 전채 식사를 입으로 가져갔다.
아키라 : ...!?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움직임을 멈췄다.
아키라 : (마.... 맛이 없어...?)
(떫고, 간이 세다가 심심하다가 멋대로야...)
(왜, 왜지... 전에 초대받은 파티 식사는 그렇게나 맛있었는데...)
-동요하며, 주위를 둘러보자, 모두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스노우와 화이트, 브래들리는 충격으로 굳어있을 정도였다.
미식가인 서쪽의 마법사들은, 우아하게 미소 지으면서, 식기를 이미 내려놨다.
입맛이 이상하다고 불리는 미스라만이 계속해서 접시를 비워갔다.
디저트를 들고 있는 오웬이 이상하다는 듯이 몸을 내민다.
오웬 : 뭐야? 이상한 표정 짓고. 설마, 맛이 없는...
아키라 : 아, 저기! 토르타디콧코는 어떠셨나요? 먹으러 가셨죠?
-디아누 씨 앞에서 맛없다는 말은 실례인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이야기를 돌렸다.
식사를 대접받으면서 다른 식사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배려가 없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디아누 씨는 미소 지어 주셨다.
디아누 : 뭔가 마음에 든 향토 요리가 있으셨나요?
아키라 : 토르타디콧코라는 디저트가 맛있다고 들어서, 이쪽 두 사람이 먹으러 갔었어요.
어땠나요? 오웬, 카인.
오웬 : 비밀.
카인 : 엄청 맛있었어. 엄청난 줄이라, 오웬을 말리는 게 큰일이었지.
오웬 : 내가 거기에서 가장 강한데,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잖아.
카인 : 그렇다고 해서, 맨 앞에 서 있던 사람들로 변해서 끼어들 필요는 없었잖아.
리케 : 그렇게나 맛있었군요, 코르타디콧코! 얼른 먹어보고 싶어요.
디아누 : 모두가 기뻐해 주니 흡족하네. 나도 다음에 가보지.
-친근한 디아누 씨의 대답에 나는 미소로 답했다.
하지만, 그 순간, 접시를 내오던 시중인들이 얼굴을 찌푸리고 있단 사실에 눈치챘다.
오찬회에서 시중을 든다는 긴장이나 조급함 때문인걸까 싶었다.
하지만, 그들의 진정되지 않는, 묘하게 괴로워하는 표정은, 거북함처럼도 보였다.
눈치 빠른 마법사들 몇 명은 이미 이 자리에 있는 위화감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 순간, 브래들리가 불만을 참고 낮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브래들리 : 어이, 네로.
네로 : 뭔데.
브래들리 : 너 주방 가서, 뭔가 만들어 와라.
-네로는 살기를 보이며 시선을 향했다.
네로 : 될 리가 없잖아.
브래들리 : 그 전에, 왔을 때, 주방 빌려서, 뭔가 만들었잖냐. 그때처럼 뚝딱...
네로 : 그때 만든 건, 뚝딱 만들 수 없는 거고, 넌 먹지도 않았잖아.
브래들리 : 먹었어. 배에 구멍 난 상태로 먹었다고.
네로 : 식은 요리 먹어도...
브래들리 : 네 요리는, 식어도 맛있다고.
-고양이 달래는 목소리로 말하는 브래들리에게, 네로는 더욱 살기를 보였다.
제5화
[볼더 섬 해안가 파티 회장 / 낮]
네로 : 따뜻하게 내온 요리를, 식고 나서 먹는다 해도 의미 없다고!
네놈은 만들지도 않으면서, 불만만 지껄이지 마!
-처음 속삭이던 목소리는, 네로의 분노가 옮겨가 점점 커졌다.
디아누 씨도, 제대로 뭐라는 지는 듣지 못해도, 언쟁이라는 느낌은 알아챘겠지.
브래들리도 지지 않고 몸을 내밀며 네로를 노려봤다. 질렸다는 듯이 귓가에 속삭인다.
브래들리 : 이 밥에 만든 사람의 긍지가 있을지, 얼마나 있을지, 난 알아.
넌 하지 않을 짓이잖아. 왜 감싸는 거야?
네로 : 뭐가 일하는 사람의 긍지야. 다 안단 표정으로 잘났단 듯이 입 놀리지 마!
피가로 : (이 녀석들... 이렇게, 다시 보니까, 노골적으로 전 파트너의 거리감이네...)
(이런데도 잘도 주방 친구라고 생각했어. 선입견은 좋지 않네.)
파우스트 : (네로... 아무리 주방 친구라고 해도, 브래들리는 북쪽의 마법사야.)
(섣불리, 화나게 해서는 큰일이 날 거야.)
레녹스 : (이런. 브래들리는 먹보네.)
-긴박감으로 가득 찬 공기가 감돈다.
그러자, 시노도 작은 목소리로 참전했다.
시노 : 나도 브래들리가 하는 말 이해해.
솔직히 하게 말하겠는데, 이건 맛없...
히스클리프 : 시노.
-히스클리프가 나무라듯 종자의 이름을 부른다.
차디차게 느껴지는 고귀한 파란 눈동자로, 날카롭게 쏘아보고 있다.
시노는 주춤했다. 하지만, 심호흡하고 대답한다.
시노 : 너를 위해서도 말하는 거야. 무리하지 않아도 돼.
히스클리프 : 외람된 말이야.
서쪽의 나라 명가 슈논 가문의 디아누 님께서 마음을 담은 대접에 감사하다 못할망정...
비평을 입에 담아서는 안 돼.
너의 그 오만한 태도는, 우리 블랑셰 가문에 먹칠을 하는 행위야. 삼가도록 해.
-히스클리프의 엄한 말에 시노는 입을 다물었다. 동요하며, 시선을 방황한다.
하지만, 곧장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깊게 고개를 숙였다.
히스클리프도, 디아누 씨께 인사하고 우아한 손짓으로 식사를 재개한다.
시노 : (히스의 말이 맞아... 얼마 전까지, 잔반을 구걸했는데. 사치스러워진 걸지도 몰라.)
히스클리프 : (너무 세게 말해서 미안, 시노... 하지만, 그 정도로 말하지 않으면, 외교 문제를 피할 수 없을 테니까...)
(지금은 웃고 있을지 몰라도, 이쪽 성주님이 마음속으로는 격노하고 있어서, 며칠 뒤 신병을 인도하라는 말을 해버리면.)
(상황에 따라서는, 시노를 구할 수 없게 돼... 그러니까...)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도, 숙연하게 식사는 계속된다.
슬슬, 불만 소리도 진정되었을 때, 브래들리가 다리를 꼰다.
브래들리 : 근데 말이다!
네로 : 아차! 손이 미끄러져서, 나도 모르게 후추를 뿌려버렸네...!
브래들리 : 아...! 엣취!!
(사라지는 소리)
-브래들리는 <위대한 재앙>과 싸웠을 때 입은 기묘한 상처 때문에, 재채기하면 사라져 버린다.
지금쯤, 이 세상 어딘가에서, 후추를 뿌린 네로에게 혀를 차고 있겠지.
스노우 : 이런, 어쩔 수 없구먼.
화이트 : 우리네가 브래들리를 데리러 시장으로 가야지.
피가로 : 브래들리가 시장에 있을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시장에 가고 싶은 건 당신들이겠죠.
스노우, 화이트 : 뜨끔...
피가로 : 행실 나쁜 짓 하지 말아주세요. 루틸도, 미틸도, 잠자코 앉아있는데...
스노우 : 아니거든! 브래들리 쨩을 데리러 가는 거거든!
화이트 : 우리네, 감시자거든! 근데 오웬 쨩, 그거, 이름이 뭐였지?
오웬 : 토르타디콧코.
화이트 : 고맙네!
피가로 : 최악이야.
-쌍둥이도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미스라 : 응? 여러분, 안 먹나요? 제가 받아 갑니다.
오웬 : 자.
-오웬은 미스라에게 접시째로 요리를 건넸다. 음료를 넘기는 소리와 함께 홍차가 든 컵을 비워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웬 : 나도 한 번 더, 그거 먹고 와야지.
-그렇게 말하며, 마찬가지로 모습을 감췄다.
오찬회는 미묘한 정숙으로 가득 찼다.
아키라 : (어떡하지... 뭔가, 말하는 편이 좋을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오즈 : ...
(맛있지는 않다만...)
(내 실패작 정도는 아니다.)
아서 : (내 실패작 정도는 아니네.)
루틸 : (나는 더 심한 걸 만든 적도 있으니까...)
미스라 : (다들 소식가네요. 제 승리입니다.)
미틸 : (그다지 맛있지는 않지만, 그런 말 하면 안 되겠죠.)
리케 : (식사에 불만을 느끼는 건 타락이에요. 좋지 않은 일이에요. 알고는 있지만...)
(맛있는 밥을 먹고 싶었어.)
카인 : (오웬 녀석, 또 먹는 건가... 그 디저트, 확실히 맛있긴 했지만, 아까도 7개 정도 먹었잖아...)
샤일록 : (죄송하지만, 저는 제 마음이 두근거리지 않는 건, 제 안에 넣고 싶지 않아요.)
클로에 : (어떻게든, 전부 먹자... 네로의 밥에 익숙해져서, 사치스러워졌어.)
라스티카 : (클로에가 만든 바다색 옷, 모두 무척이나 잘 어울리네.)
무르 : (최고! 욕망이 억압당하는 환경에서 반응, 모두, 재밌어!)
피가로 : (먹은 척을 하고, 나중에 시장에서 먹으면서 돌아다니자.)
레녹스 : (피가로 님, 삼키지 않으신 것 같은데...? 마법으로 없애고 있어...?)
네로 : (아... 잘 먹을 수가 없잖아... 같은 요리사로서, 남 일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네.)
(어떻게 된 거야, 볼더 성의 요리장씨... 잡내 잡는 향초는 잊어버린 거야?)
(그 사람, 일은 신중히 처리하는 편 같았는데. 이거는 뭐, 자르는 방향도 난잡하고... 사람이 바뀐 건가? 새로운 사람인가?)
(감기 걸렸나... 감기일 수도 있지. 그거, 모르는 사이에, 혀가 이상해지니까.)
(어쩌면, 손에 상처를 입었든가... 일이 이렇게 되어버려서야, 어떡한담...)
(어쩔 수 없지... 나였으면, 짐 싸서, 내일 사라지겠지...)
(만약, 부양하고 있는 가족이라도 있으면... 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파우스트 : (네로 표정이 수백 가지로 변하고 있잖아...)
-디아누 씨는 가볍게 기침했다.
나를 향해, 웃음을 건네며 이야기를 꺼낸다.
디아누 : 현자님. 그나저나, 상담이.
아키라 : 아, 네. 하시죠.
디아누 : 최근 들어, 볼더 섬에서, 행방불명 사건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키라 : 행방불명사건...?
디아누 : 네. 섬에 살고 있는 자들도, 여행자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그 사건 해결에, 힘을 빌려주십사...
[하늘]
-디아누 씨의 상담은, 요약하면, 이런 느낌이었다.
[계단이 보이는 파티회장]
아키라 : 디아누 씨가 볼더 섬에 취임하고 나서, 행방불명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같아요.
사라진 사람은 도합 9명. 섬에 사는 인간 중에서도 마법사 중에서도 행방불명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 같아요.
클로에 : 인간도, 마법사도...
아서 : 이 섬에는 유명한 마법사의 시장이 있으니까.
라스티카 : 아름다운 섬이니까, 관광하러 와서, 그대로 정착하는 인간들도 많다는 것 같죠.
피가로 : 마법 과학이 발달해서, 인간들이 이동하기도 편해졌으니까.
주위를 잘 보면, 생긴 지 얼마 안 된 커다란 저택이 늘어났어.
레녹스 : 그 말은 즉슨?
피가로 : 별장이 늘었다는 거지. 볼더 섬에 가까운, 신주의 환락가 땅도, 꽤 값이 올랐지 않아?
샤일록 : 아마도요.
루틸 : 토지의 가격에 붙다니 신기하네요. 남쪽의 나라에 드넓은 평야도, 조만간, 높은 가격이 붙을까요?
무르 : 사람이 늘면! 수요가 늘면, 공급자 측은 이득을 보지.
지금 남쪽의 나라는, 토지가 남아돌아. 풍요로워지고, 인구가 늘고 있는 서쪽의 나라는 어떨까!?
카인 : 즉, 볼더 섬은, 마법사에게도 인간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라는 거네.
아키라 : 그거예요.
디아누 씨가 말하기로는, 행방불명 사건이 계속되는 걸로, 마법사랑 인간의 대립이 깊어졌다고.
히스클리프 : 서로가 서로를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건가요...?
아키라 : 그런 것 같아요... 시장의 마법사들은, 인간의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섬사람들은, 마법사의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거기에, 마법사에게 우호적인 디아누 씨가 취임하자마자니까...
아서 : 섬사람들은 의심암귀 되어, 디아누 공에게 나가라고, 소리쳤던 거군요.
마법사를 편애하는 성주라면, 자신들 인간에 대해, 인간들의 편이親身に 되어 줄 리가 없다고.
아키라 : 맞아요. 잘 아시네요, 아서.
아서 : 제가 항상 듣는 말입니다.
저는 중앙의 나라 왕자로서, 사회를 대표하는 입장이지만, 마법사이기도 합니다.
마법사에게서는, 어차피 인간 편에 설 거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인간에게서는, 어차피 마법사 편에 설 거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끈기 있게 대화할 필요가 있겠네요.
시노 : 왜, 당신이 참을 필요가 있는 거지? 뭘 모르는 사람은 상대잖아.
아서 : 자신을 뭘 모르는 사람이라 취급하는 상대와는, 친구가 될 수 없어.
마법사니까, 뭘 모르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었어. 인간이니까, 그렇게 단정 지었어.
또다시 원상태로 돌아가 버리지.
시노 : 그렇네...
하지만, 좋은 기회야. 당신은 좋은 녀석이니까, 충고해 주지.
아서 : 좋은 녀석이라니. 기쁜걸.
시노 : 당신은 너무 착한 아이야. 좀 더 짜증 내도 돼.
당신이 참고 있는걸, 알아채지 못하는 녀석은 끝까지 알아채지 못해. 그런 거 소용없잖아.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까지 아주 선량한 녀석은 없어. 조금은 포기해.
아서 : 고마워. 시노는 상냥하네.
시노 : 놀리지 마.
아서 : 하지만, 괜찮아. 나도, 그렇게까지 선량하지 않아. 목적을 위해서야.
시노 : 목적?
아서 : 마법사도 아닌, 인간도 아닌, 왕자도 아니야. 나를 봐주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려.
나도 상대를 보기 위해서,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해. 편견이나, 선입견을 없애는 건 어려워.
시노 : ...나는 그렇게까지 타인에게 신경을 쏟고 싶지 않아.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은, 나한테 다가오지 않으면 돼.
나도 그쪽으로는 가지 않을 테고.
서로 이해하지 못해도 좋아. 넘어서지 않았으면 하는 경계선만, 알고 있어 주면 돼.
아서 : 그것도 좋은 것 같아. 안 좋은 경험을 하고, 괴로워할 바에야, 경계선은 있는 게 낫지.
시노 : ...? 말하는 게 다르지 않아?
아서 : 같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아마, 경계선까지의 거리가 넓은 거야. 좋다면 좋고 나쁘다면 나쁜 이야기지.
시노 : 그 말은?
아서 : 인간 사회, 마법사 사회가, 계속해 분단해 나간다면, 언젠가, 커다란 충돌이 일어날 거야.
그 비극을 피하고 싶어.
그게 내가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단 하나뿐인 일인 것 같으니까...
오즈 : ...
아서 : 즉... 나는 대화와 인내가 특기고, 이 문제에는 관심이 있어.
그러니, 시노가 걱정할 정도로, 힘들지는 않아. 고마워.
시노 : 흥... 당신이 좋다면, 상관없지만.
히스도 당신도, 가끔 살기 힘들어보여.
히스클리프 : ...
피가로 : 심오한 주제네. '이해할 수 있다'와 '이해할 수 없다'는 마법사의 인생에 있어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지.
하지만, 지금은 일단 옆으로 치워두고.
파우스트 : 심오한 인생 주제를, 고양이 치우는 듯한 손짓으로 옆에 두지 마.
피가로 : 심오한 인생 주제는, 이 정도의 제스쳐로 보류할 수 있었으면 하니까 말이지.
현자님, 요약하자면, 그 행방불명 사건의 진상을 조사해 줬으면 하는 거잖아.
아키라 : 그렇죠.
디아누 씨나 성의 사람들은 섬사람들이 조심스럽게 행동해 버려서, 잘 움직일 수가 없다는 것 같으니까...
피가로 : 알겠어. 그럼, 행방불명자마다 탐문하러 가보도록 하자.
그 전에, 현자님, 잠깐 괜찮아?
-피가로는 내 어깨를 감싸고, 모두의 앞에서 조금 떨어졌다.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귓속말을 건넨다.
피가로 : ...현자님. 이번 사건은, 집단 대립이 섞여있어.
아키라 : 마법사 시장분들과 섬 사람들 간의 대립이죠.
피가로 : 맞아. 어쩌면, 행방불명 사건은 살인사건의 가능성도 있어.
-나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피가로는 쓴웃음과 번갈아 어깨를 으쓱한다.
피가로 : 마법사는 죽으면 돌이 돼. 사체 처리가 간단하니까, 생사불명이 되기 쉬워.
아서는 오즈의 제자고, 시노는 백전연마야. 히스클리프도 일족을 지키기 위한 교육을 받아왔지.
클로에도 라스티카와 여행하며, 어느 정도 아수라장을 눈에 담아왔겠지. 하지만, 우리 애들은...
남쪽의 형제 루틸과 미틸은, 충격을 받을지도. 리케에게도 힘든 이야기려나.
만에 하나라도, 인간이 마법사를 죽였다면.
아키라 : ...그럴 가능성은, 높나요?
피가로 : 어떨까. 그저, 행방불명이라고 한다면.
네가 지금, 나를 찔러 죽여서, 옷으로 내 돌을 감추고, 어딘가에 묻어버리면, 행방불명이니까 말이지.
-눈 부신 햇살 때문인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아키라 : (그런가. 마법사는 돌이 되는 거지...)
(만약, 모두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편안하게 잠든 얼굴마저, 볼 수 없구나.)
피가로 : 그러니까, 탐문조사에서는 남쪽의 형제랑 리케를 빼는 편이...
어, 어라. 너도 빠지는 편이 좋으려나. 안색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샤일록 : 괜찮으신가요, 현자님.
-어느샌가, 샤일록이 내 팔을 지탱해 주고 있었다.
책망하듯, 그가 피가로를 노려본다. 피가로는 양손을 올리고 고래를 저었다.
피가로 :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태양의 윤곽이 무지갯빛으로 빛난다. 마법사의 돌과 같은 색이다.
제6화
[계단이 보이는 파티회장]
-눈앞에서 미소 짓는 샤일록을, 나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키라 : 오래 살아주세요...
샤일록 : 어머, 현자님. 이래 보여도, 충분히 오래 살았어요.
현자님이나 아이들은, 조사에서 잠시 물러나, 편하게 계셔주세요.
아키라 : 하지만...
샤일록 : 괜찮아요.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무슨 일이 있을 때는, 보고드릴게요.
그래. 미스라가 지루해 보이니, 돌봐주시겠어요?
아키라 :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이렇게 나는, 미스라, 루틸, 미틸, 리케와 같이 섬을 돌기로 했다.
[해안가 파티 회장]
디아누 : ...
리케 : 디아누.
디아누 : ...나를 말하는 건가.
리케 : 당신의 이름은 디아누죠?
디아누 : 그렇다만, 윗사람을 존칭 없이 부르다니...
아, 마법사로군. 실은 100살이라든가?
리케 : 저는 16살이에요. 그런 것보다, 디아누. 당신은 마법사에게 우호적이라고 들었어요.
디아누 : 그래.
리케 :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저는 중앙의 마법사 리케. 신의 사도인 마법사예요.
디아누 : ...신의 사도?
리케 : 네. 신기한 힘으로 사람을 도와, 인간들을 이끄는 게 제 사명이에요.
당신이 마법사에게 우호적이라 다행이에요. 도움이 필요할 때는, 사양 말고 말해주세요.
제가 이끌겠습니다.
디아누 : 말을 되받아치는 것 같지만, 이 성의 성주는 나다. 성의 자들도, 섬의 자들도, 내가 이끈다. 내 역할이다.
리케 : ...
디아누 : 네 친절에는 감사하지. 현자님께도 잘 전해주게.
리케 : ... 알겠습니다...
(걸어가는 소리)
리케 : ...
미틸 : 리케! 이따가 어쩌고 코코스, 먹으러 가죠. ...리케?
리케 : 미틸. 우호적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미틸 : 친구같다... 그런 의미라고 생각되는데요...
리케 : 그렇죠...
미틸 : 무슨 일 있나요?
리케 : 아뇨, 아무 일 없어요. 가죠.
(현자님이나, 아서 님은, 언제나 눈을 마주하고 대화해 주는데.)
(디아누랑은, 한 번도 눈이 맞지 않았어. 그래도, 친구 같다고 하는 걸까...)
[계단이 보이는 파티회장]
아키라 :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피가로 : 다녀와, 현자님. 미스라, 모두를 부탁해.
미스라 : 하아.
루틸 : 점심, 잔뜩 드셨죠, 미스라 씨.
미스라 : 모두가 줘서요.
아 잠깐, 현자님. 그거, 두고 가주세요.
아키라 : 사크 쨩이요?
미스라 : 제가 있으면 필요 없잖아요. 쌍둥이가 옆에서 두리번거리는 것 같아서, 기분 나빠요.
아키라 : 하지만...
피가로 : 내가 맡을게, 현자님.
미스라 말대로, 미스라랑 같이 있을 때는, 쌍둥이 선생님의 사역마 같은 건 필요 없겠지.
미스라 : 후후. 그렇죠.
아키라 : 알겠습니다. 사크 쨩, 잠깐만 자리 비워줘.
미틸 : 다녀오겠습니다, 피가로 선생님!
리케 : 좋은 선물 찾으면, 여러분 몫도 사 올게요!
피가로 : 고마워. 부탁할게.
(걸어가는 소리)
피가로 : ...
바다가 눈부시네...
파우스트 : 피가로.
피가로 : 파우스트, 네로.
파우스트 : 지금, 네로랑 얘기했는데, 볼더 성에도 수상한 점이 많아.
피가로 :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아서도 눈치채지 않았을까. 성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지.
네로 : 맞아. 그 성주 씨도, 성 사람들도, 조사해 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어.
피가로 : 동쪽의 마법사들에게 맡길 수 있을까?
파우스트 : 받아들이지. 우리들과 시노랑 히스로, 이 성을 조사해 볼게.
네로 : 현자 씨는? 그거, 현자 씨의 사크리피키움이잖아. 안전한 장소에 있어?
피가로 : 미스라랑 같이 있어.
네로 : 미스라라...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듯...
파우스트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듯...
피가로 : 뭐,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미스라는 변덕스럽고, 제멋대로인 흉포한 남자지만, 오즈 다음가는 마력의 소유자야.
얼마 전, 마법사 노바에게 오즈가 공격당한 걸로, 미스라도 충분히 충격받았어.
...<위대한 재앙>의 영향으로, 오즈의 마법을 쓸 수 없는 밤 동안은, 자신만 현자님을 지킬 수 있어.
그 자각은, 싹이 터 있지 아닐까.
[방사제]
미스라 : 뭐랬죠. 토..., 토..., 토레타...
아키라 : 토르타디콧코.
미스라 : 아, 그거.
미틸 : 어떤 디저트일까요!
리케 : 오웬이 그렇게나 기뻐했다는 건, 분명, 상당히 맛있는 거겠죠!
아키라 : (리케... 오웬의 장난에는 엄격한데, 꽤 디저트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네...?)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자, 어서 오세요! 거기 사람들 보고 가게! 훌륭하신 현자님의 그림이라고!
아키라 : 네!?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젊고 아름다운 여왕 폐하를, 가호한 현자의 마법사들! 그들의 그림도 있어!
미스라 : 재밌네요.
루틸 : 보러 가죠!
아키라 : 와아, 예쁘다...! 이 사람은 누군가요?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현자님이야.
아키라 : 네.... 네ㅡ!?
미스라 : 안 닮지 않았나요?
미틸 : 하지만, 눈가는 닮았어요! 조금 머리가 너무 긴 것 같지만...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당신들, 현자님을 본 적 있어?
미스라 : 이 사람이에요.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어... 어ㅡ!?
아키라 : 아... 안녕하세요...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아니, 아니, 실례! 확실히 잘 보니 현자님이네. 부처님처럼 은혜로운 얼굴 이셔!
가게가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해주세요.
아키라 : (얼굴에 소원을 빌어버렸네...)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현자님, 여기! 괜찮으시다면, 여기를 손바닥으로 찍고 가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아키라 : 손바닥이요?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네. 볼더섬이 침몰한 뒤에도, 음유시인의 노래가 되어 남도록.
라니, 조금 불길하려나! 그, 최근에, 유행하잖아요. 애덤스 섬의 왕자님이랬나?
아키라 : 애덤스 섬의 왕자님...?
-손바닥에 빨간 염료가 발리는 중에, 나는 물어봤다.
애덤스 섬은 분명, 북쪽의 마법사 발타자르와 함께 침몰했다는 섬이다.
아키라 : 애덤스 섬에 왕자님이 계셨나요?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글쎄. 음유시인의 노래니까. 그 녀석들, 이야기를 허무맹랑할 정도로 과장하니까.
그편이, 듣는 사람도 즐겁긴 하지만. 뭐였지, 애덤스 섬이 아니라, 망국의 왕자님이랬나.
그랬네, 그랬네. 은팔찌 낀 망국의 왕자~...
-콧노래를 부르던 점주는, 갑자기, 쑥 몸을 내밀어,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음유시인의 노래에 나오는, 망국의 왕자와 똑 닮은 녀석이 저녁이 되면 바닷가를 서성인다는 이야기야.
그, <위대한 재앙>이 다가온 영향으로, 이 세상 여기저기에서, 기묘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잖아.
그래서, 아주 옛날에 죽은, 망국의 왕자가 되살아났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아키라 : ...죽었는데, 되살아 난 왕자님?
미틸 : 어떻게 된 일일까요? 미스라 씨, 죽은 사람은 되살아나지 않죠.
미스라 : 네. 마법사도 인간도 되살아나지 않아요.
인간이나 짐승의 경우, 뼈를 사역하는 일은 있지만요.
커다란 마물의 뼈를 움직이는 건 재밌어요.
-미스라는 얼핏 보기에,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쁘고, 뻔뻔한 사람이지만, 공룡을 좋아하는 소년 같은 구석이 있다.
변덕스러운 그니까, '좋아?'라고 물어보면 부정하겠지만, 거대한 생물을 종종 마음에 들어 하곤 했다.
아키라 : (하지만, 신기한 이야기네... 되살아난, 망국의 왕자님...)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아, 죄송합니다. 현자님께 묘한 소리를 해서... 무서우셨을까요.
아키라 : 아뇨, 괜찮아요. 제 눈으로 걸어 다니는 사체나 해골을 본 것도 아니고.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약해 보이지만 듬직하시네. 다행이다. 괜한 소리 했다가는, 새로운 성주님께 혼날텐데.
아키라 : 디아누 씨께요?
볼더 섬 선물가게 점주 : ...읏,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 이 그림, 받아 가세요!
현자님과, 현자의 마법사 여러분의 그림입니다! 기념으로 여기!
-나는 받은 그림을 펼쳤다.
바다 위에, 그리고 바닷속에, 나를 중심으로 한 현자의 마법사가 헤엄치고 있다.
어두운 바다 아래에 그려져 있는 건, 가라앉은 도시와, 인어와, 바다의 마물들, 그리고...
커다란 은색의 드래곤.
[바자르]
마법사 가게 점주 :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신기한 마법사의 도구입니다! 인간에게도 사용할 수 있어요!
인간 가게 점주 :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제대로 된 장인이 만든 도구입니다! 이상한 저주도 달려있지 않아요!
마법사 가게 점주 : 짓궂은 인간이 만든 것에는 운이 나빠지는 망념이 붙어있습니다! 이 마법의 소금으로 정화해 보세요!
인간 가게 점주 : 마법 도구 같은 걸 썼다가는, 얼굴이 생선이 돼서 돌아오지 않아요! 친구의 부인도, 생선이 돼 버려서...
마법사 가게 점주 : 네, 거짓말! 네, 거짓말했죠! 거짓말쟁이 가게에서 물건 사면 안 돼죠!
인간 가게 점주 : 마법사야말로, 전부 사기꾼이야! 돈 주고 산 게 다음날 전부 소금 덩이로 변해버려!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인간이 운영하는 가게! 여기 계신 분이 이걸 전부 만든 장인분! 얼굴을 보이는 가게에서 구매하세요!
마법사 가게 점주 : 이 애송이가...!
인간 가게 점주 : 어, 한 판 해보자는 거야?
마법사 가게 점주 : 그... ....!? 핫...!
인간 가게 점주 : 왜 그래, 갑자기 창백해져서...
마법사 가게 점주 : ...읏, 문 닫습니다, 문 닫아! 엄청난 기운이 가까워지고 있어...! 숨어서 지나가길 기다릴래!
오즈 : ...
카인 : 오즈가 지나가면, 가게 절반이 문을 닫네.
아서 : 이 주변은 마법사의 바자르였을 거야. 인간들의 가게가 늘어났네.
카인 : 그런 것 같네... 아까 가게에서 들은 얘기로는, 반대로 얘기했는데.
아서 : 반대?
카인 : 성주 디아누 님이, 마법사의 섬머 바자르에 대해, 상시 개최 허가를 냈다는 것 같아.
아서 : 그럼, 일 년 동안, 아주 적은 기간만이 아니라, 계속 가게를 열 수 있다는 건가.
카인 : 응, 그에 반발하고 있는 게, 볼더 섬의 상공 길드야.
저기 봐, 여기저기에 깃발이 있잖아.
아서 : 정말이네. 보석과 파도를 기반으로 디자인한 깃발이 줄지어서 시장에 걸려있네.
집회나 축제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길드 깃발을 걸어두다니, 조금 이상해.
이전은 상공 길드의 입구에 표시용으로 걸려있었을 정도였어.
카인 : 억압하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는걸. 마법사의 바자르가 지금 이상으로 커지지 않도록.
아서. 볼더 성에 있을 때, 어렵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
아서 : 얼굴에 드러나고 있었어?
카인 : 여기, 미간에 주름이 잡혔어.
아서 : 미안한걸. 내가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면, 성 사람들이 긴장하고 있었겠네.
카인 : 그런 마음고생은, 10대 남자아이가 할 게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아서 : 10대 남자아이지만, 왕자 신분이니까.
그런 표정을 지은 이유, 카인이라면 이미 알고 있지?
카인 : 그렇네... 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어둡고, 딱딱했어.
서쪽의 나라 사람들은, 밝고 기운찬 사람이 많은데. 점심 식사 건도, 어쩐지 이상했고.
아서 : 그랬지. 웃고 있는 건, 디아누 공뿐이고, 성의 사람들은, 진심으로 미소를 띠고 있지는 않았어.
그녀도 성주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여유가 없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거겠지.
조금 걱정이야.
검은 머리의 마른 여성 : 저기... 잠깐, 괜찮을까요...
카인 : 어? ...앗.
검은 머리의 마른 여성 : 아 죄송합니다.
카인 : 아, 아냐, 괜찮아. 갑자기 팔을 잡아당겨서 놀랐을 뿐이야. 무슨 일이야?
(아... 어깨에 상공 길드 완장이 있어.)
(그녀도 볼더 섬의 상인인 건가.)
검은 머리의 마른 여성 : 현자의 마법사분들께서, 볼더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계신다고 들어서...
...비밀이긴 하지만, 제 남편이었던 사람의 적을 쓰러트려 주시는 분이라면, 꼭 협력하고 싶어서...
카인 : 적을 쓰러트려?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건 행방불명 사건이 아니야?
검은 머리의 마른 여성 : 행방불명 사건... 분명, 그것도 맞기는 하지만, 모르시는 건가요...?
목 없는 시체가, 바닷가에 올라오고 있어요.
그것도, 단련한 듯한 남자 몸들만, 세 개나... ...저는, 분해서...
카인 : (앗, 매달린다.)
아서 : (어깨를 떨면서 울고 있어...)
검은 머리의 마른 여성 : 우리 집사람이, 이런 처지에 놓였는데, 성주님은 마법사만...
현자의 마법사님들은, 마법사만 편드는 게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릴리아나 여왕 폐하의 수호자로서, 서쪽의 나라 국민, 나아가, 전 세계의 국민의 수호자이시라고...
카인 : (서쪽의 나라 여왕 폐하의 대관식에 나간 뒤로, 현자의 마법사에 대한 설정이 꽤 많아졌네...)
아서 : (카인... 이럴 때에, 제대로 여성을 안아줄 수 있구나...)
(나는 쑥스러워서, 아직 잘은 못할 것 같은데... 역시, 훌륭한 기사야.)
검은 머리의 마른 여성 : ...읏, 죄송해요, 두서 없어서... 저는 나탈리라고 해요. 당신의 이름을 여쭤봐도 될까요?
카인 : 카인이야.
아서 : 아서다.
검은 머리의 마른 여성 : 이쪽에 계신 분은...
오즈 : ...
오즈다.
아서 : 나탈리. 목이 없는 시체 사건에 대해, 자세히 들려줄 수 있을까.
지금은 일이 있어서, 나중에.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
검은 머리의 마른 여성 : 상공 길드에 와서 말씀해 주세요. 바로 찾아가도록 할게요.
아서 : 알겠어. 고마워.
/
[바자르/ 저녁]
카인 : 어째서, 바로 이야기를 듣지 않은 거야? 일이라니, 딱히 없잖아?
아서 : 세 개라고 말했어.
카인 : 어?
아서 : '단련한 듯한 남자 몸들만, 세 개'라고.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가 바닷가에 올라왔는데, '시체가 세 개다'라고 보통 말하나?
카인 : 듣고보니...
아서 : 진심으로 한탄하고 있는데, 의심하면서 이야기를 듣는 건 실례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카인 : 알겠어.
하지만, 디아누 님은, 어째서 목 없는 사건을 자세히 말해주지 않은 거지.
영민이 불안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야. 성주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아서 : 그렇네...
오즈 님. 이 볼더 섬에서는, 뭔가 기묘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네요.
오즈 : ...
아서 : 오즈 님?
오즈 : ...잠시, 떨어지겠다.
일몰까지는 돌아온다. 아서, 모쪼록 조심해라.
아서 : 알겠습니다. 오즈 님도 조심하세요.
오즈 : 카인. 아서를 부탁한다.
카인 : 알겠어. 어디로 가는지는 말 못 하나?
오즈 : ...
바다로.
제7화
[방사제/ 저녁]
피가로 : ...
아ㅡ... 뭐였지, 이거...
레녹스 : 무슨 일인가요?
피가로 : ... 잠깐 미안하지만, 조사를 맡겨도 될까?
레녹스 : 알겠습니다. 불기둥을 봤다는 어부의 이야기를 들으러 다녀오겠습니다.
피가로 : 부탁할게.
(사라지는 소리)
레녹스 : ...
그렇다 쳐도, 볼더 섬 근해에는 기묘한 이야기가 많네...
서쪽의 나라 코르테스 령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는 '걸어 다니는 지옥'...
그것도 애덤스 섬에 있다는 무르의 연구실이 관련된 이야기였는데...
(안개가 끼기 시작/ 불온한 소리)
레녹스 : ...갑자기, 짙은 안개가...
??? : ...레...녹스...
...레녹스..
레녹스 : ...누구지?
어딘가에서 들어본 목소린데...
...바다 쪽에서...
[안개가 자욱한 해안가/ 저녁]
??? : ...레녹스...
레녹스...
레녹스 : ...
당신은...
(문이 열리는 소리)
파우스트 : 이쪽이야, 레녹스.
(문이 움직이는 소리)
레녹스 : ...이 감옥은...
파우스트 : 알렉이 가뒀어.
레녹스 : 알렉 님이...?
파우스트 : 그는 나를 처형할 셈이야.
도와줘, 레녹스.
네가 갖고 있는 열쇠로, 이 문을 열어줘.
레녹스 : ...
파우스트 : 도와줘, 레노.
레녹스 : 이 열쇠로, 당신을...
당신을, 그때, 해방시켜서, 도망치게 할 수 있었다면...
파우스트 : 가자, 레노.
새로운 시대로 가자.
레녹스 : ...파우스트 님...
파우스트 : 내 뒤를, 따라와.
레녹스 : ...
파우스트 : 후후... 그래, 조금만 더...
열쇠를 돌려서...
레녹스 : ...
아냐.
나는 열쇠로 열 수 없었어.
당신을 구하지 못했어.
너는 누구지...!?
파우스트 : 칫...
레녹스 : 《フォーセタオ・メユーヴァ》!
??? : 소용없다.
나를 이길 수야 없지.
레녹스 : ...!? ...읏, 안개가 몸에, 달라붙어서...
??? : 후후후... ...드디어 손에 넣었다...
레녹스 : 읏... 으...! ...읏, 떨어져...!
(안개 속에, 검은 그림자... 저 빨간색은...?)
(...붉은 산호로 만든 목걸이...?)
??? : ...이상적인 육체야..
(물이 튀는 소리)
레녹스 : ...읏, 으으...!
(이대로면, 바다로...)
(바다로 끌려들어가...!)
??? :《メア・プラエダ》
레녹스 : ...!
[어둠 속]
레녹스 : (시야가 어둡게, 좁아져 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의식이...)
(...파우스트 님...)
(...저는..., 어디로 가야...)
[모래사장/ 저녁]
레녹스 : ...
후후...
레녹스? : 기다려라, 샤일록.
[계단이 보이는 파티회장/ 저녁]
히스클리프 : 여기예요. 선생님, 아래를 보세요.
파우스트 : 어디, 영차.
정말이야... 먼가 금속 같은 게, 바다에 가득, 떠 있어.
히스클리프 : 저도 그다지, 자세히 알지는 않지만, 마법 과학 도구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것도, 엄청난 양.
조금이라면, 어딘가에서 부서진 마법 과학 장치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왔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파우스트 : 이 정도로 대량이라는 건,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히스클리프 : 모르겠어요...
금속 파편도 뾰족하고, 녹도 슬 텐데, 바다 생물이 가까이 다가오면 슬프겠어...
파우스트 : 우선은, 마법으로 잔해를, 바다에서 건지도록 할까.
히스클리프 : 네. 저, 해볼게요.
파우스트 : 알겠어. 조심해. 마법 과학 도구의 마나석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희미하게 마법의 기운이 느껴져.
히스클리프 : 알겠습니다.
《レプセヴァイヴルプ・スノス》
파우스트 : 대량의 마법 과학 기기네... 병기같은 것도 있고, 이건 조리도군가...?
히스클리프 : ...읏, 꽤 무겁네요...
파우스트 : 도와줄까?
히스클리프 : 괜찮아요. 한 번 더...
(시노였으면, 이 정도, 쉽게 해낼 수 있을 테고.)
《レプセヴァイヴルプ・スノス》!
파우스트 : ...!?
뭔가가 움직였어... 히스, 조심해!
히스클리프 : 와아...!?
(장치 잔해에서, 뭔가가 튀어나왔어!?)
(펄떡이는 소리)
파우스트 :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히스! 괜찮아!?
히스클리프 : 괜찮아요! 물건이 낙하하지 않도록 결계로 지켜주셨군요.
근데 뭔가, 미끈하고 부드러운 게, 떨어져서...
지금도 제 품 안에...
(펄떡이는 소리)
히스클리프 : ...!?
(여자애...!?)
(아냐! 다리에 꼬리 비늘이...)
(이 아이, 인어야!)
조개껍데기 머리 장식을 한 인어 : ...! ...!
히스클리프 : 아ㅍ, 아파...! 날뛰지 말아줘...! ...읏, 아...!
(떨어트리는 소리)
파우스트 : 인어!?
(인어가 히스를 깔고 누르고 있어? 저 잔해에 걸려있던 건가?)
히스클리프 : 아파라...
... 너...
조개껍데기 머리 장식을 한 인어 : ...
히스클리프 : (엄청 나, 새빨간 눈... 시노같아. 무서워하는 걸까?)
(지금이라도 물어버릴 것만 같은 표정이야... 입은 뻐끔거려도, 육지에서는 숨을 쉴 수 없는 건가?)
조개껍데기 머리 장식을 한 인어 : ...! ...!
히스클리프 : (아니야... 뭔가 호소하는 걸지도...)
파우스트 : 다치지는 않은 것 같군. 그녀를 마법을 사용해, 바다로 옮겨서...
히스클리프 : 자... 잠깐만요.
이 아이... 뭔가 저희에게 전하고 싶은 게, 있는 것 같아서...
(새빨간, 붉은 눈동자... 시노와 처음 만났을 때도, 화난 것처럼 보였지...)
(하지만, 아니었어.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어.)
(노려보는 듯한 강한 시선이지만, 나를 향한 적의는 없어. 가만히, 바라보고...)
(도움이 필요한 걸까.)
...곤란해?
조개껍데기 머리 장식을 한 인어 : ...!
히스클리프 : 내 말을 알겠어? 알겠으면, 오른손을 들어줘. 모르겠으면, 왼손.
조개껍데기 머리 장식을 한 인어 : ...!!
파우스트 : 힘차게, 오른손을 들었네.
히스클리프 : 다행이다! 말이 통해! 아, 그렇게 몸을 돌리면, 미끄...
조개껍데기 머리 장식을 한 인어 : ...읏.
네로 : 여어, 선생. 이 성에 대해 이것저것 알...
히스클리프 : 아, 네로...
네로 : (...! 히스가 그림자에 숨어서, 여자애랑 연애질하고 있잖아!)
시노 : 네로. 히스랑 파우스트는...
네로 : 시노, 돌아. 오른쪽으로.
시노 : 왜지.
네로 : 잠깐 저쪽에서 한잔하자고.
시노 : 안 해. 히스는...
네로 : 여기에는 없는 것 같아. 히스도 그 나이대니까. 뭐, 이것저것 있겠지.
시노 : 뭔데, 이것저것이라니.
파우스트 : 네로! 시노!
네로 : 선생, 잠ㄲ...
파우스트 : 와줘! 히스가 인어를 찾았어.
시노, 네로 : 인어?
[하늘/ 저녁]
피가로 : 바람이 불기 시작했네..
오즈 : ...
피가로 : 역시, 그 녀석의 기척인 것 같아?
오즈 : 그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피가로 : 발타자르야. 우리들이 영역에서 내쫓고, 돌로 만들지 못한 마법사.
아직도 살아있었다니 놀랐지만, 어제 쌍둥이 선생님한테 잔뜩 불만을 늘어놓았어.
죽이지 못한 마법사가, 우리들 앞에 나타나 큰 소동이라도 피우면, 밤새 비아냥 거리겠지.
서둘러서 끝내자.
오즈 : 알겠다.
피가로 : 발타자르의 기척은, 이 바다 아래에서 느껴지는 거지?
오즈 : 그렇다. 하지만, 저 섬에서도, 희미하게...
피가로 : 볼더 섬인가. 어느 쪽 기척이 더 진해?
오즈 : 해저다.
피가로 : 그럼 그쪽으로 가자.
오즈 : 《ヴォクスノク》
(물에 잠기는 소리)
[방사제/ 저녁]
샤일록 : ...
미지근한, 기분 나쁜 바람이네요...
클로에 : ...아! 봐! 저기에 음유시인이 있어!
라스티카 : 정말이네. 사람들이 모여있어.
무르 : 여기까지 노래가 들려!
라스티카 : 망국의 왕자 노래...
[모래사장/ 저녁]
리케 : 아까 본 그림, 저희는 없었네요.
미틸 : 있었어요! 좀 더 어른으로 그려져 있었어요.
리케 : 헤에, 눈치 못 챘어요! 저는 어떤 어른이었나요?
미틸 : 엄청 상냥해 보였어요. 형님은 지금보다 강해 보였죠.
루틸 : 활, 사용하는 것처럼 되어있었지. 깃펜이 화살에 달린 깃털로 보인 걸까?
아키라 : 미스라는 멋있었죠.
미스라 : 뭐 그렇죠. 오즈가 상쾌하게 웃고 있는 게 ,기분 나빴지만...
리케 : 아... 현자님, 노래가 들리지 않나요?
아키라 : 정말이네요... 어디서 부르는 건지,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노랫소리만.
-파도 소리에 섞여, 낭랑한 노랫소리는, 석양으로 물든 바닷가에 울려 퍼졌다.
루틸 : 현자님. 가게, 줄 서 있는 것 같으니까, 저희가 사 올게요.
미스라 씨랑 기다려 주세요. 미스라 씨, 줄 서시는 거 싫죠?
미스라 : 싫지는 않지만, 앞에 끼어들고 싶네요.
리케 : 그건 나빠요. 행실은 바르게 해야 해요.
미스라 : 하아.
미틸 : 그럼, 다녀올게요. 현자님.
(걸어가는 소리)
-나와 미스라는, 석양으로 물든 바닷가에 멈춰서서, 파도 소리와,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음유시인이 노래하는 건, 망국의 왕자 노래였다.
[하늘/ 저녁]
-방황하는, 망국의 왕자.
아름다운 하인들을 데리고. 하지만, 돌아갈 고향은 없어.
팔에 빛나고 있는 건 은팔찌.
비처럼 보석을 내리고 하지만, 돌아갈 고향은 없어.
비처럼 고이는 보석은 잃어버린 왕국의 유산.
방황하는, 망국의 왕자.
파도 저편으로, 모습은 사라지네.
방황하는 왕자여, 어디로 가나.
[방사제/ 저녁]
클로에 : 어쩐지, 슬픈 노래네... 있지, 망국의 왕자라는 건 뭐야?
무르 : 멸망한 나라의 왕자려나?
클로에 : 이 대륙에, 멸망한 나라가 있어?
라스티카 : 긴 역사 속에서, 작은 나라가 생겼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일은 있다고, 들은 적이 있어.
블랑셰 령의 셔우드 숲 부근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대.
클로에 : 이 바다 너머에, 아직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는 걸까...
샤일록 : 어떨까요.
바다 너머에는, 세상의 뒷면이라 불리는, 정령도 없는 불모의 땅이라고 들은 적은 있지만요.
무르 : 멜리사メリッサ는 보러 갔어.
클로에 : 멜리사?
무르 : 바다 너머를 보러 간 서쪽의 마녀.
커다란 배를 만들어 출항했어. 배 만드는 걸 협력했었지.
클로에 : 헤에! 어떻게 됐어?
무르 :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충고했더니, 정말로 돌아오지 못했어!
라스티카 : 그건 슬픈 이야기인걸.
무르 : 바다 너머에는, 미지의 세계야. 과거 멸망한 나라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
샤일록 : 그렇네요...
바다 아래에는, 아름다운 마을도 잠들어 있으니까요.
(천둥 치는 소리)
[방사제/ 비]
클로에 : 아...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어...
라스티카 : 파도도 거치네...
볼더 섬의 도민 : 폭풍이려나...
여행자 : 숙소로 돌아갈까...
샤일록 : ...
레녹스 : ...
샤일록 : ...읏!
깜짝 놀랐어요. 레녹스. 갑자기, 팔을 붙잡다니...
레녹스...?
클로에 : 레녹스? 왜 그래?
라스티카 : 클로에. 물러나.
무르 : 레녹스가 아니야.
레녹스? : 오랜만이야, 샤일록.
이번에야말로, 너를 물속으로 데려가 주지.
샤일록 : 당신은, 설마...
발타자르?
무르 : 《エアニュー・ランブル》!
레녹스? : 《メア・プラエダ》
무르 : 커헉...!!
클로에 : 무르...!
샤일록 : ...읏, 이거 놓으세요...!
라스티카 : 《アモレスト・ヴィエッセ》
라스티카 : 으아아...!
클로에 : 라스티카...!
레녹스? : 서쪽의 마법사따위가...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メア・プラエダ》!
볼더 섬의 도민 : ...읏, 눈보라가...!
바다에서 눈보라가 몰아쳐 와, 건물이 얼어붙고 있어...!
도망쳐...! 도망... ...읏.
무르 : 라스티카!
라스티카 : 섬사람들을 지킬게! 너는 샤일록을 되찾아와!
무르 : 알겠어!
레녹스? : 무력한 놈.
네놈은 할 수 없다.
무르 : 《メア・プラエダ》
레녹스? : 《メア・プラエダ》!
샤일록 : 무르...!
클로에 : 무르가 얼음으로...! 무르가 죽겠어...!
《スイスピシーボ・ヴォイティンゴーク》!
샤일록 : 무르...! 여러분...!
레녹스? : 하하...
벌레같은 놈들!
(물이 튀는 소리)
클로에 : 샤일록...! 어떡하지! 샤일록이 바다로...!
바다로 끌려가버렸어...!
[바닷속]
샤일록 : (어째서, 발타자르가...)
(애덤스 섬과 함께 가라앉아, 죽었던게...!?)
레녹스? :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물속의 제국으로 안내해 주마.
제8화
[바자르 / 저녁]
브래들리 : 하아... 나참 어이가 없어서...
스노우 : 브래들리 쨩,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네.
브래들리 : 네로 녀석, 후추를 상비하고 있을 줄이야. 다음부터는, 얼굴 마주치면 보디체크 먼저 하련다.
화이트 : 오웬 쨩, 토르타디콧코 가게, 찾았는가?
오웬 : 시끄럽네. 지금, 찾고 있잖아.
이상하네... 바자르 안에 있던 게 아닌가.
후드를 뒤집어쓴 마법사의 가게 주인 : 꼬마들, 시식해 보렴.
마법의 씨푸드 크래커란다.
스노우 : 와, 받아도 돼?
화이트 : 와ㅡ, 고마워!
오웬 : 뭐야 그거.
스노우 : 씨푸드 크래커네.
화이트 : 마법 과자이니, 뭔가 재밌는 일이 일어날지도. 먹어보세.
브래들리, 오웬 : 싫어.
스노우 : 오웬 쨩, 과자라네!
오웬 : 달지 않잖아? 너네가 먹으면 되잖아.
스노우 : 그런가!
화이트 : 그럴까!
스노우, 화이트 : 꿀꺽...
맛있어~!
브래들리, 오웬 : ...
브래들리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면, 하나 받아볼까.
오웬 : 나도 먹을래.
브래들리, 오웬 : 꿀꺽...
브래들리 : 흠. 꽤 맛있잖냐.
오웬 : 바삭바삭한 게, 해산물 맛이 나.
시식한 아이 : 엄마~! 옆으로 밖에 못 걷겠꽃게~!
시식한 아이 엄마 : 아이야, 무슨 일이니!? 집은 저쪽이야!
시식한 남성 : 미, 미안해! 아까부터, 아무리 해봐도 몸이 뒤로 기울새우~!
시식한 아이의 여동생 : 오빠, 잠깐만! 어디 가!?
스노우, 화이트 : 호호호! 재밌겠구먼!
스노우 : 먹는 척만 하길 잘했네!
브래들리 : 무...!?
화이트 : 그대들은, 언제 효과가 나올지!?
오웬 : 죽일래...
볼더 섬의 도민 : 큰일이야! 마법 과자 때문에, 모두가 이상해졌어!
볼더 섬의 도민 : 시장의 마법사가, 이상한 마법 과자를 여기저기 나눠줬어!
볼더 섬의 도민 : 뭐!? 시장 마법사들이 독이 든 과자를 나눠줬다고!?
볼더 섬의 도민 : 살려줘! 우리들, 어째서인지 무리 짓게 돼정어리!
볼더 섬의 도민 : 가고 싶지 않은데 한곳으로 모이게 돼정어리!
브래들리 : 쳇... 네놈들, 바보 같은 짓에 끌어들이기나 하고!
오웬 : 여기 있는 녀석들, 몰살하러...
스노우 : 왜 그러는가, 두 사람 다. 등을 마주하고 딱 달라붙어서.
화이트 : 조개 같구먼!
오웬 : 칫...
《クーレ・メミニ》
스노우 : 오오, 사라져 버렸네!
화이트 : 좀 더 놀고 싶었는데!
스노우 : ...하나, 큰일이구먼.
화이트 : 우리네에게는 재밌는 과자지만, 인간들에게 있어서는 신기함이 두려움일 테니.
볼더 섬의 도민 : 어떡하지! 아까, 시식으로 놓여있던 과일 먹었어!
시장 마법사 : 자, 희귀한 마법 나무 열매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시식으로...
여행자 : 그만 해, 살인자야!
시장 마법사 :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볼더 섬의 도민 : 곤란하꽃게~!
/
후드를 뒤집어쓴 마법사의 가게 주인 : ...
후후...
/
[모래사장/ 저녁]
리케 : 후후... 곧 저희 차례네요.
미틸 : 그렇네요! 매진되지 않으면 좋겠다.
리케 : 매진되면, 못 사게 되나요?
루틸 : 판매할 상품이 없어지면, 그렇지.
리케 : 그럴 수가...!
... 부디, 살 수 있길...
토르타디콧코의 점주 : 토르타디콧코, 오늘치 판매 종료입니다~!
루틸, 미틸, 리케 : ...!!
루틸 : 이런... 매진 돼 버렸네.
리케 : ...어... ...어떻게 이런 일이...
미틸 : 오늘 밤은 자고 갈 예정이니까, 또 내일, 다시 오죠.
빨간 머리의 귀부인 : 꼬마들아.
리케 : 저희를 말하는 건가요?
(상냥해 보이는 사람이네... 예쁜 꽃반지를 끼고 있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빨간 머리의 귀부인 : 괜찮으면, 양보할게. 나는 전에도 먹은 적이 있거든.
리케 : 괜찮나요!?
루틸 : 하지만, 그럴 수는...
빨간 머리의 귀부인 : 너희들이 먹어줬으면 좋겠거든. 나는 여기 가게 주인이랑도 아는 사이라서.
여기 가게 주인이 만드는 식사는, 엄청, 맛있어.
토르타디콧코 점주 : 감사합니다. 클라우디아 님...
빨간 머리의 귀부인 : 괜찮아. 그 아이가 정말 미안했어. 또, 언제든지, 돌아와.
리케 : (클라우디아 님... 이 사람의 이름일까요.)
글라우디아. 정말로 토르타 타디콧코를 받아도 되나요?
빨간 머리의 귀부인 : 응, 물론이지. 나중에 뭐라고 안 할게. 약속할게.
리케 : 약속...
(만약, 제게 어머니가 계셨다면, 비슷할 연령 정도의 분이실까요.)
(제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셨을까요.)
빨간 머리의 귀부인 : 꼬마야?
리케 : 꼬마가 아니에요. 리케예요. 마법사니까, 약속은 할 수 없어요.
빨간 머리의 귀부인 : 그렇구나, 리케. 그럼, 내 마음 안에서만 약속할게. 나는 혼자서 하는 약속이 특기거든.
리케 : 혼자서 하는 약속?
빨간 머리의 귀부인 : 그래. 리케에게 뭐라고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거나, 언니가 남기고 간 아이를 지켜보겠다고 맹세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은, 평생, 단 한 사람뿐이라고 맹세하거나 하는 거야.
리케 : ...
루틸 : 무척이나 근사하네요... 클라우디아 씨. 말씀대로 받을게요.
모두, 맛보는 걸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감사합니다.
클라우디아 : 어머, 그거 잘됐네. 다 함께 맛있는 디저트를 즐겨줘.
그럼, 실례할게요.
미틸 : 감사합니다!
리케 : 감사합니다.
(나도 마음속에 많은 맹세가 있는 것 같았어.)
(지켜야만 하는, 규칙이나 정의, 도덕, 수순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나를 위한 혼자만의 맹세를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어.)
(넓은 바다에 떨어져, 물에 빠져,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곳까지, 가라앉아 버려.)
(그런 상상을 했어.)
(내 마음속은, 바다 같아.)
(아무것도 없고, 어둡고, 깊어.)
/
아키라 : 맛있다...!
루틸, 미틸 : 엄청 맛있다!
리케 : 토르타디콧코, 엄청 맛있네요...! 클라우디아에게 감사해야겠어요.
-바닷가에 앉아서, 깔끔하게 잘라놓은 소문으로만 들었던 코르타디콧코를 먹는다.
코르타디콧코는, 코코넛 케이크 같았다.
폭신폭신 눈처럼, 코코넛을 잔뜩 얹은 겉모양도 독특한 케이크다.
미스라 : 뭐, 맛있네요.
루틸 : 아, 미스라 씨! 한입으로 그렇게 크게...
아키라 : (솔직히, 숯이어도 맛있다고 하는 미스라에게는, 조금 아까운 것 같기도 한데...)
-미스라는 하늘하늘 떨어지는 코코넛을 마음에 들어 했다.
북쪽의 나라 눈을 떠올리게 한 걸지도 모른다.
갑자기, 바닷새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옆에 있는 미스라를 올려다보자, 손가락에서, 달콤한 가루눈을 떨어트리면서, 가만히 바다를 응시했다.
입술을 깨물고, 어딘가 험상궂은 눈초리를 하고 있었다.
아키라 : ...왜 그래요, 미스라?
미스라 : 뭔가 있어요.
아키라 : 네?
-미스라는 나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나도 모르게 숨을 참는다. 기울어 가는 햇살 속에서, 그는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미스라 : 저 바다에 뭔가 있어요.
-나는 바다를 언뜻 보았다.
내게는 평온한 흰 파도와, 바닷새의 모습만이 보였다.
그 순간...
미틸 : 아...
저기 보세요. 바닷가를 걷고 있는, 저 사람들...
-미틸이 모래사장 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
-천천히, 바닷새가 날개를 펼치는 저녁 하늘 아래...
신기한 행렬이 걸어오고 있다.
선두를 걷고 있는 건, 팔랑팔랑 펄럭이는 파란 옷을 입은 긴 백은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였다.
멀리서 봐도 서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단정함과 위엄이 전해진다.
그의 뒤를 걷고 있는 건, 색색깔의 하늘하늘한 옷을 입은 여성들이었다.
마치, 바닷속을 떠도는, 빨간, 노란색이나 파란색의 물고기처럼, 저녁노을 경치를 헤엄치고 있었다.
선두에 있는 백은의 머리칼을 가진 남성... 그의 왼손 팔에는, 커다란 수정이 박힌 은팔찌가 있었다.
루틸 : 음유시인 분이 노래하던, 망국의 왕자...?
-그가 고개를 든다.
나를 바라보고, 웃은 것만 같았다.
미스라 : ...!
아키라 : 앗, 왜 그러세요!?
-그 순간, 미스라가 갑자기, 우리들을 양쪽 겨드랑이로 끌어안았다.
그가 지켜야 할 남쪽의 형제와 함께 리케와 나도 감싸고, 전신으로 경계하고 있었다.
미스라 : 왜, 이런 곳에...
아키라 : 아..., 아는 사이인가요?
미스라 : 몰라요. 하지만...
육지에 있어서 좋을 만한 게 아니에요.
-미스라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달아올랐다.
나는 놀란 표정으로 백은발의 남성을 봤다.
세계 최강의 마법사 오즈마저 두려워하지 않는 미스라가, 전율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미스라와는 대조적으로 다가온 백은발의 청년은 어딘가 달콤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부드러운 바닷바람이 백은의 긴 머리와 파란 천의 옷을 팔랑이며 가로질러 간다.
그는 바다 그 자체였다.
눈동자는 투명함에 가까울 정도로 은색이고, 조금은, 무섭다.
??? : 프윌린フウィルリン
아키라 : 네...?
-되물어봐도,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그의 이름인 것 같았다.
미스라 : ...그 이상, 다가오면 죽입니다.
-어느샌가, 미스라는 마도구인 해골을 꺼내 들었다.
그의 모습에, 남쪽의 형제도 리케도, 불안에 몸을 숙인다.
백은발의 청년... 아마, 프윌린은 웃었다.
사람을 잘 따르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프윌린 : 그렇게 경계하지마, 북쪽의 마법사.
교섭하러 왔다.
네 이름은?
아키라 : 아키라...예요.
미스라 : 현자님!
아키라 : 마..., 말하지 않는 게 좋았을까요!?
프윌린 : 현자. 네가 현자인건가.
흐음.
-프윌린은 은색 눈동자를 가늘게 했다. 양지에 있는 고양이 같은 얼굴이다.
미스라의 경계가 전해지는 것과 반대로, 내 안에서 그에 대한 공포심이 흐려지는 것만 같았다.
뭐라고 말은 못 하지만, 분위기가, 관심을 두길 바라는, 고양이와 닮았다.
아키라 : ...교섭이라니 뭔가요?
프윌린 : 현자여. 이걸 주지.
-그가 손을 내밀었기에, 나도 손을 내밀었다.
그다음 순간, 손바닥 가득, 묵직한 보석이 놓여있었다.
각각 이름은 모르겠지만, 크기도 그렇고, 반짝임도 그렇고, 고가의 물건이라는 건 알았다.
프윌린 : 그걸 양보해.
아키라 : 이거... 토르타디콧코?
프윌린 : 응.
마지막 손님에게 줬다고 들었어. 너희가 마지막 손님이라고 들었어.
아키라 : 아..
-여러가지 물어봐야 할 것들이 있었는데, 이상한 질문을 해버렸다.
아키라 : 당신은 프윌린?
프윌린 : 그래.
-그는 나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은빛이 도는 투명한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본다.
우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위엄있는 행동을 일부러, 부드럽게 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프윌린 : 줘.
-나는 토르타디콧코를, 손으로 나눠서, 그에게 건넸다.
전부 줘야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맛있었으니까 반 나눠주고 말았다.
아키라 : 여... 여기요.
프윌린 : 고마워.
-프윌린은 한입에, 토르타디콧코를 먹었다.
정령 같은 코코넛이, 하늘하늘 해안가로 떨어진다.
숨을 죽이는 미스라를 보고, 프윌린은 빙긋 웃었다.
하늘하늘한 옷소매로 간지럽히듯이 미스라의 코끝을 닦는다.
그런 식의 놀림을 받아본 적 없는 미스라가 혼란스러워한다.
미스라 : ...!?
프위린 : 조만간 놀아줄게. 북쪽의 마법사.
-그게 우리들과 프윌린의 만남이었다.
> 이어서, 중편(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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