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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달에게 선택받은 문장


1화 문장

히스클리프 : …읏, 바람이… 괜찮으려나, 현자님…

스노우 : 안심하거라. 의식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화이트 : 지금은 현자가 장리의 성배 그 자체가 되어있는 게지.

스노우, 화이트 : 새로운 마법사에게 문장을 하사하기 위해.


스노우와 화이트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눈앞의 풍경이 산림, 무지개가 뜬 하늘, 폭발 중인 화산에서 발생한 뇌우, 어지러울 정도로 변화해 갔다. 나는 성배를 붙잡고 다양한 시대, 다양한 풍경을 날아다니는 감각을 느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성배에서 손을 떼면 안 돼. 충고를 떠올리며 성배를 꽉 붙잡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황금색 빛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마치 달 위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아키라 : …!


내 입에서 모르는 언어가 튀어 나왔다. 물이 가득 찬 성배처럼, 나의 말로 인해 황금의 세계가 파도쳤다. 그리고는 누군가가 다 마셔버리기라도 한 듯 황금의 세계가 사라졌다.


아키라 : …어라…

스노우 : 잘했구나, 현자여.

화이트 : 훌륭했어. 열 개의 빛이 『장리의 성배』에서 나와 세계로 퍼져나갔단다.

아키라 : 서, 성공한 건가요?

스노우, 화이트 : 그럼, 그럼.

아키라 : 와…


스노우와 화이트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왠지 몸이 움츠러들었다. 갑자기 성배가 확 무겁게 느껴졌다. 샤일록이 성배를 받아주며 웃었다.


샤일록 : 훌륭하셨어요. 이제 현자의 빛에 인도된 새로운 마법사들의 몸에 문장이 떠오르겠죠.

아키라 : 문장…


샤일록은 웃음을 머금으며 자신의 윗옷 단추를 풀고 천천히 잡아당겼다.

그러곤 살짝 가슴께를 보여줬다. 매끈한 피부 위로 왼쪽 가슴 부분에 백합과 닮은 형상이 있었다.


샤일록 : 이게 문장이에요.


타인의 가슴께를 들여다본다는 행위와 샤일록의 색기로 인해 나는 묘하게 두근거렸다.


아키라 : 아… 가, 감사…

샤일록 : 저런, 왜 얼굴이 빨개지셨나요?


기분 좋게 샤일록이 웃었다.


샤일록 : 귀여우신 분.



2화 새로운 마법사

샤일록 : 문장이 나타나는 장소는 사람마다 달라요. 문장이 떠오른 마법사들은 각지에 있는 탑을 통해 이쪽으로 올 거예요.

아키라 : 자발적으로 오는 건가요? 혹시라도 모르는 척 하는 일은 없을까요?

카인 : 현자의 마법사가 모이지 않으면 세계가 소멸해. 자멸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찾아올 거야.

스노우 : 혹여 있다고 하더라도 세계의 모든 마법사들을 적으로 돌리고 계속 쫓기게 될 터이니 말이야.

화이트 : 쓸데없는 저항은 하지 않을 게야.

아키라 : 그렇군요…

아키라 : (새로운 마법사들… 어떤 사람들이 올까.)


동쪽 수도


동쪽 사람 : 하아… <거대한 재앙> 때문에 어디든 힘들구만… 주인 양반, 늘 먹던 걸로.

네로 : 네, 잠시만요.

동쪽 사람 : 정말 엄청난 소동이야… 이것도 전부 마법사들의 탓이야. 그 녀석들이 진지하게 일을 하지 않아서 그래.

네로 : 아하하, 그런 걸까요.

동쪽 사람 : 마법사를 본 적이 있어?

네로 : 아아… 뭐, 네.

동쪽 사람 : 그 녀석들은 치사한 게으름뱅이야.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

네로 : 뭐, 그런 거 아닌가요. 무급노동은 누구라도 싫잖아요?

동쪽 사람 : 마법을 쓸 수 있다고? 평범한 사람들보다 이득을 보며 살고 있는데 뭐가 더 필요하다는 거야.

네로 : 하하… 감사의 인사라든지?

동쪽 사람 : 흥, 바보 같네…

네로 : 위로라든지, 마음을 헤아려 준다든지, 그런 당연한… 그런 것들이 필요한 걸지도 몰라요. 봐요, 아저씨도 내가 한 밥을 먹을 때마다 잘 먹겠다, 잘 먹었다, 고맙다는 말을 해주잖아요.

동쪽 사람 : 그거야 당신은 성실하고 좋은 청년이니까 그렇지. 당신네 가게의 음식은 뭐든지 맛있어.
네로 : 하하, 감사합니다.

네로 : …윽…

동쪽 사람 : 왜 그래!? 주인 양반, 팔이 아파!?

네로 : …뭐야, 이거…

동쪽 사람 : 이, 이봐…! 당신 팔, 빛나고 있어…!

네로 : …!? 설마… 이 문장은… 거짓말이지…!?


중앙 종말 교단 본부


리케 : …아무래도 바깥은 큰 소동이 일어났나 보군요.

교단의 사제 : 어젯밤은 일 년에 한 번 있는 심판의 날. 무지한 인간과 무지한 마법사가 이 세계를 지키지 못했나 봅니다. 아시겠습니까, 신의 사도 리케 님. 세계가 이러한 일을 겪는 이유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자들이 많아서입니다. 마법사는 선택받은 특별한 자들이 아닙니다. 선택받은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해 신께서 보낸 자.

리케 : 알고 있습니다, 사제님. 마법사… 아니, 사도로서의 힘은 이 교단과 사제님을 위한 것. 철들 무렵부터 저를 대신해 더럽혀진 세계와 접촉하고, 저를 살게 해주신 여러분을… 제 힘을 사용해 올바른 세계로 이끌어 드리겠습니다.



3화 중앙의 마법사

교단의 사제 : 역시 우리의 리케 님. 여러분, 리케 님께 기도합시다!

교단 사람 : 리케 님, 빛을!

교단 사람 : 어둠을 밝혀주소서!

교단 사람 : 우리를 받들고, 우리를 이끌어주소서!

리케 : 고마워.

리케 : …읏…

교단의 사제 : 무슨 일이십니까, 리케 님!

리케 : …이마가 뜨거워… 앗… 머리가 불타는 것 같아…!

교단 사람 : 사도님의 이마에 빛이!

교단 사람 : 뭐야! 저 문장은…!?

리케 : …문장…? 읏… 문장이 뭔가요? 이 고통을 멈춰주세요, 사제님…

교단의 사제 : …이게 뭐지…? 어디서 봤는데… 리케!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리케 : 나는 아무것도 몰라… 도와줘, 사제님… 언제나 당신이 알려줬는데! 이 빛은 뭐야? 문장이란 건 뭐야?

교단 사람 : 사도님!

교단 사람 : 리케 님!


서쪽 변경 마을


클로에 : 알겠지? 라스티카.

라스티카 : 알겠어.

클로에 : 듣고 나서 대답해야지!

라스티카 : 클로에는 순서를 고집하는구나.

클로에 : 오늘은 이 마을에서 묵자. <거대한 재앙>으로 인한 피해도 적은 것 같고. 그렇지만 <거대한 재앙> 때문에 다들 예민할 테니까 우리가 마법사라는 건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

라스티카 : 거짓말을 하다니 마음이 편하지 않은걸.
클로에 : 알겠다고 대답해놓고!

라스티카 : 미안해. 순서를 틀렸네.

클로에 :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야. 말을 하지 말자는 것뿐이지! 그리고 예의 그것도 여기서는 참는 거야.

라스티카 : 예의 그거라니?

클로에 : 라스티카가 여행을 하는 이유 말이야.

라스티카 : 사라진 내 신부를 찾는 것 말이지. 그건 어렵겠어, 클로에. 내 신부를 발견하면 말을 걸 거야.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겠어. 나는 그녀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겠지.

클로에 : 라스티카의 마음은 이해해. 나도 라스티카의 소중한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걸. 그래도… 당신은 그게… 신부 찾기에 좀 적당한 그런 부분이 있잖아…?

라스티카 : 그럴 리가. 어떤 성자보다도 성실한걸.

클로에 : 당신이 엄청 진지하다는 건 알고 있어. 알고 있는데, 그… 조금 특이하다고 할까, 이해하기 어렵다고 할까…

빵집 주인 : 지금 막 구운 빵이야! 오늘은 좀 덜 부풀어 올라서 싸게 팔게.

라스티카 : …좋은 냄새야… 이렇게 맛있는 빵을 구울 수 있다니 내 신부가 분명해…

클로에 : 라스티카!

라스티카 : 데리러 왔어, 나의 신부.

빵집 주인 : 엥!? 잠…!

서쪽 사람 : 꺄아아악! 빵집 아저씨가 새가 돼서 저 귀족의 새장으로 빨려 들어갔어!

서쪽 사람 : 마법사다! 마법사가 한 짓이야!

클로에 : 아아아아! 말하자마자…! 그 사람은 아저씨잖아!

라스티카 : 드디어 만났네. 귀여운 나의 작은 새. 이번에야말로 놓아주지 않아. 사랑해.



4화 서쪽의 마법사

클로에 : 라스티카, 안 된다니까…! 새장 이리 줘…!

라스티카 : 앗…!

빵집 주인 : 와아아… 노, 놀랐잖아! 뭐야, 저 사람!?

라스티카 : 내 신부…!

클로에 : 딱 봐도 아니잖아!

서쪽 사람 : 저 사람들 마법사야…

서쪽 사람 : 마법사가 사람을 새로 만들어서 잡아가려 했어!

클로에 : 분위기가 좋지 않아… 도망가자, 라스티카.

라스티카 : 이 마을에서 묵기로 하지 않았어?

클로에 : 일정 변경! 알겠지?

라스티카 : 알겠어. 이거 봐, 이번에도 역시 알겠다고 말했지.

클로에 : 정말, 라스티카한테는 못 당하겠어… …간다!

라스티카 : 그래.

서쪽 사람 : 하늘을 날았어…! 마법사다! 사람을 납치하는 마법사가 나타났어!

서쪽 사람 : 누군가가 납치당했을지도 몰라! 다들 자기 아이가 무사한지 확인해!

클로에 : 하아… 오늘도 노숙인 걸까…

라스티카 : 좋은 마을이었는데 아쉽네. 나는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부서진 벽을 고쳐줄 걸 그랬어.

클로에 : 우리가 마을을 마음에 들어 하더라도, 마을은 우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수도 있지.

라스티카 : 노숙도 좋아해. 모닥불의 불꽃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데다가 밤하늘의 별도 예쁘지. 클로에가 있다면 어디든지 즐거워.

클로에 : 라스티카… 고마워, 나도 마찬가지야. 당신은 생활능력이 조금 많이 부족한 스승님이지만.

클로에 : …윽…!

라스티카 : 클로에? 클로에, 무슨 일이야?
클로에 : 뭐, 뭐야 이게… 가슴이 타는 것 같아…

라스티카 : 괜찮아? 일단 착지하자. 내 빗자루로 넘어와…

라스티카 : …! 목이…

클로에 : 라스티카…! 라스티카의 목이 빛나고 있어…!

라스티카 : …클로에의 가슴도… 이건 혹시… 네가 생각한, 새로운 몸치장?

클로에 : 그럴 리가 없잖아! …뭐야, 이게!? 라스티카, 아는 거 없어!?

라스티카 : …이 문장… 생각났어. 우리는… 달에게 선택받은 거야.


남쪽 마을 학교


남쪽 아이 : 루틸 선생님, 청소 끝났어―

루틸 : 네― 와, 깨끗하네요. 다들 잘했어요! 마을 수리가 끝나는 잠시 동안 집에 돌아가지 못하겠지만 다들 협력해서 힘내봐요.

남쪽 아이 : 네!

루틸 : 네. 그럼 저녁 먹을 때까지 해산!

남쪽 여성 : 루틸 선생님, 냄비를 끓이고 싶은데 마법으로 불을 만들어 주실 수 있으세요?

루틸 : 물론이죠. 부엌으로 갈까요? 불씨를 드리면 될까요?

남쪽 여성 : 불씨를 받아도 될까요? 여기 이 냄비 안에.

루틸 : 알겠습니다.

루틸 : 《オルトニク•セトマオージェ!》

남쪽 여성 : 와!

루틸 : 붙었어요!

남쪽 여성 : 아아, 잘됐다! 이걸로 냄비를 끓일 수 있겠어요! 이런 때 마법사님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학교도 피난 장소로 빌려주시고… 마을 사람들도 다 고마워하고 있어요.

루틸 : 아뇨아뇨. 요리를 잘하시는 분이 계셔서 저도 다행이에요. 큰일이 일어났지만 남쪽에서는 마법사도 사람도 다들 협력하고 있으니까… 분명 금방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남쪽 여성 : 그렇네요!

미틸 : 형님.




5화 남쪽의 마법사

미틸 : 형님.

루틸 : 미틸.

남쪽 여성 : 어머, 미틸. 안녕. 지금 루틸 선생님께 불을 받은 참이란다.

미틸 : 안녕하세요. 뭔가 도와드릴까요?

남쪽 여성 : 괜찮단다. 그럼 루틸 선생님, 실례할게요.

루틸 : 네. 잘 부탁드려요.

미틸 : 형님. 피가로 선생님이 진료소를 닫고 나서 학교로 오신다고 하셨어요. 낮에 저희 몸에 생긴 문장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다고.

루틸 : 그래… 그럼 이건 역시 선택받은 마법사의 증표인 거구나.

미틸 : <거대한 재앙>과 싸우는 임무를 수행하는 마법사인 거죠. …해냈다! 선택받았어!

루틸 : 힘든 역할이란다. 미틸은 어째서 기뻐하는 거니?

미틸 : 대단한 역할이잖아요! 이제 다른 지역의 마법사들에게 바보 취급을 받지 않을 거예요! 남쪽 마법사들은 착하고 바보 같으며 약하다는 말을 하게 두진 않을 거예요!

루틸 : 정말, 미틸은 지는 걸 싫어한다니까. 그런 이유로 역할을 수행하면 착하고 싶을 때, 약하고 싶을 때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할 수 없어지잖니.

미틸 : 마음 가는 대로…?

루틸 : 그래. 마법사의 힘의 원천은 마음. 마음 가는 대로 솔직하게 우리가 하고 싶은 일,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되는 거야. 누군가에게 바보 취급당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지더라도 나는 미틸이 정말 좋은걸.

미틸 : …저도 형님이 정말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 형님을 바보 취급하는 걸 참을 수 없어. 형님은 북쪽 마법사에게도 지지 않을 힘을 갖고 계실 텐데! 우리 어머님은…

루틸 : 위대한 마녀 치렛타. 천국에 계신 어머님께 부끄럽지 않도록 살아가자.

미틸 : 네…

피가로 : 기다리게 했네.

루틸 : 피가로 선생님. 진료소는 이제 괜찮은 건가요?

피가로 : 응. 부상자가 많아서 아침부터 우왕좌왕했지만 일단은 정리됐어.

미틸 : 피가로 선생님! 문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는 거죠!?

피가로 : 그전에 문장이 생긴 마법사를 한 명 더 소개할게. 너희도 아는 사람이야. 그도 방금 내 진료소를 찾아왔거든… 레노. 레녹스, 이리와.

레녹스 : …

루틸 : 레녹스 씨! 양치기 레녹스 씨죠.

레녹스 : 잘 부탁해.

미틸 : 오랜만이에요! 제가 안아줬던 새끼 양, 많이 컸나요?

레녹스 : 응. 잘 크고 있어.

루틸 : 레녹스 씨도 문장이…?

레녹스 : …여기에.

미틸 : 진짜다… 똑같은 백합 문장.

루틸 : 문장이 생긴 마법사가 4명 있다는 건…

피가로 : <거대한 재앙>과 싸우러 간 남쪽의 마법사들은 전원 돌아올 수 없게 됐다는 거겠지…

미틸 : …아…

루틸 : …어떻게 이런 일이… 다들 좋은 분이셨는데…

레녹스 : …




6화 여행 준비

미틸 : 피가로 선생님… 저희도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걸까요…?

피가로 : 괜찮아, 미틸. 너희 형제는 위대한 마녀 치렛타가 낳은 아이들. 그리고 지금은 양치기를 하고 있지만 레녹스는 역전의 용사야.

루틸 : 헤에!

미틸 : 그러셨어요!?

레녹스 : …역전이라고 할 정도는… 오랫동안 떠돌아다녔어. 그뿐이야.

미틸 : 뭔가 멋있어…

루틸 : 대단한 분이셨네요…

레녹스 : …

피가로 : 그치, 안심되지.

미틸 : 그러는 피가로 선생님은 어떠세요? 뭔가 멋진 부분 없나요?

루틸 : 그럼 안 돼. 실례잖니, 미틸.

미틸 : 그렇지만 다른 나라의 마법사들이 비웃을 거예요. 특히 북쪽 마법사들은 성격이 좋지 않으니까.

피가로 : 피가로 선생님은 지금 그대로도 멋있잖아. 내 주사 실력에 다들 헤롱거리는걸.

루틸 : 선생님의 주사 아파요.

레녹스 : …피가로 선생님, 두 사람에게 말씀 안 하셨나요.

피가로 : 쉿. 아직 비밀이야.

루틸 : 뭔가요?

레녹스 : 아… 아니…

미틸 : 아, 또 숨긴다! 저번에도 금주한다고 말해놓곤 찬장에 술 숨겨놓으셨잖아요.

피가로 : 미안, 미안. 선생님이 숨기는 건 취미 같은 거니까.

루틸 : 별로 좋은 취미는 아니세요.

피가로 : 용서해줘, 루틸. 이것도 다 천성이야. 그럼 오늘 밤에 남쪽 탑으로 갈 거니까 다들 여행 갈 준비를 해둬.

레녹스 : 알겠습니다.

루틸 : 마을 사람들은 괜찮을까요…

피가로 :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하고 가자. 이번 <거대한 재앙>은 성가실 것 같아.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어.

루틸 : 네… 알겠습니다. 부디 더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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