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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 checking - hz
제2장. 왕제王弟의 시찰 | ▼PAGE END | ||||||||
1화 | 2화 | 3화 | 4화 | 5화 | 6화 | 7화 | 8화 | 9화 | 10화 |
제1화 시찰의 이유
[복도]
드라몬드 : 이야... 아서 전하의 말씀은, 어찌 이리 훌륭하신지...
콕로빈, 기록했나?
콕로빈 : 네! 물론입니다!
빈센트 : 마법관 시찰과 관계없는 내용은 기록하지 마라.
콕로빈 : 죄, 죄송합니다!
빈센트 : 다음은 어디지?
아키라 : 어... 남쪽의 나라 마법사들의 훈련을 견학합니다.
빈센트 : 흥, 촌구석 마법산가.
-빈센트 씨는 가볍게 웃었다.
남쪽의 마법사가 비교적 마력이 약한 마법사라는 건, 그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중앙의 마법사들의 앞에서 긴장했던 만큼, 꽤 힘을 뺀 상태였다.
드라몬드 : 이곳이 실내 수행장인가요. 이런, 안 쪽 대화 소리가 들려서...
빈센트 : 어차피, 느긋하게 쓸데없는 대화라도 하고 있는 거겠지.
-빈센트 씨는 질렸단 표정이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목소리에 표정이 굳어진다.
루틸 : 빈센트 씨는, 왜, 몇 번이고 시찰을 하러 오시는 걸까요?
빈센트 : ...
피가로 : 좋은 질문이야, 루틸. 뭐가 이상한 건지 말해보렴.
루틸 : 빈센트 님은 마법사에게 차가우시잖아요.
마법관을 폐허로 만들고 싶으신 거라면 이미 벌써 시작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세 번이나 기회를 주시고...
레녹스 : 사실은 좋은 사람인 거 아닐까?
미틸 : 그럴까요...
루틸 : 그렇다면 근사하네요. 퍼레이드 날에는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이 안 좋으셨던 걸지도 몰라요.
미틸 : 안 좋은 일이라뇨?
루틸 : 아껴둔 과자에 곰팡이가 폈다든가.
레녹스 : 아하하. 그렇다면 귀여운걸. 오늘도 과자를 준비해둘 걸 그랬네.
-미소가 서툰 레녹스가, 이런 날에 한 해, 보기 드물게 명랑한 웃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빈센트 씨는 미간에 깊은 주름을 만들었다.
빈센트 : ...
피가로 : 정답은 오개국 평화회의 때문이야. 오즈나 미스라가 있는 마법관은, 한 나라의 군대에 필적할 무력을 보유하고 있어.
그렇기에, 주변 나라는, 마법관을 관리하고 있는 중앙의 나라 사람들을 무서워하고 있는 거지.
그래서, 중앙의 나라는, 주변 국가에게 몇 번이고 확인받고 있는 거야.
마법관의 관리를 그쪽에 맡겨둬도 되는 건지.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질 수 있는지.
책임질 수 있을 리가 없지. 오즈는 세계를 멸망시킬 정도의 힘을 갖고 있어. 미스라도 순식간에 성을 부실 수 있고.
그렇다고 해서, 책임지고 싶지 않아요~라고 내팽개칠 수도 없어.
미틸 : 왜요?
제2화 변하는 분위기
[마법관/ 복도]
피가로 : 그럼, 마법관은, 우리가 관리할래, 라고 서쪽의 나라가 말하면 큰일이니까.
마법관이라는 위협적인 전력이, 적국의 손에 넘어가 버리는 꼴이니까. 고민되는 상황인 거지.
미틸 : 그럼, 어떻게 하면 되나요?
피가로 : 계속 얼버무리는 수밖에 없지. 책임을 지는 것처럼, 관리를 하고 있는 것처럼, 여차할 때는, 회피할 수 있는...
-빈센트 씨의 표정은,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나도 드디어 깨달았다.
아키라 : (피가로, 이거... 알면서, 들리도록, 말하고 있네...)
-하지만, 계속되는 루틸의 말에, 훅, 빈센트 씨의 표정이 부드러워진다.
루틸 : 어머... 그럼, 빈센트 씨는, 사이에 낀 곤란한 입장이시네요.
빈센트 : ...
루틸 : 차갑다고 말해버렸는데, 저희들을 위해, 큰일을 겪고 계시다니.
미틸 : 그렇네요... 몇 번이고 방문하게 해서, 죄송하네요.
레녹스 : 확실히, 웃어서 미안하네. 오늘은 상냥하게 환영해주자.
루틸, 미틸 : 네!
아키라 : 여러분, 열게요.
-나는 방문을 알리고, 실내 수행장의 문을 열었다.
[실내 수행장]
피가로 : 여어, 안녕. 현자님. 잘 와주셨습니다, 빈센트 전하.
루틸 : 오늘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미틸 : 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레녹스 : 잘 부탁드립니다. 과자도 없어서 죄송하지만, 이거, 구름의 거리 차를 나눠드릴게요.
괜찮으시다면, 여러분 다 함께 드세요.
빈센트 : ...
드라몬드. 받아둬라.
드라몬드 : 예...
빈센트 : 신경 쓰지 말고, 평소처럼 훈련하도록.
아키라 : 알겠습니다. 여러분, 잘 부탁드릴게요.
-내가 끄덕이자, 피가로가 단상에 서고, 다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학생들은 필기 도구를 준비하고, 피가로는 공중에 손을 뻗는다.
그러자, 공중에, 누워있는 미스라의 모습이 나타난다.
피가로 : 자, 지난번 내용에 이어서 시작해볼까. 루틸, 기억하고 있어?
루틸 : 네. 치유 마법의, 오해하기 쉬운 점에 대해서였어요.
일반적인 치유 마법은, 자기 치유능력의 보조가 주된 내용이고, 복잡한 치료는 어렵다는 것.
복잡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환자나 인체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
피가로 : 그래. 여기 있는 미스라로 예를 들어볼까. 미스라는 큰 상처를 입은 상태야.
-거기까지 말하고, 피가로는 고개를 저었다.
피가로 : ...저번 수업 때, 미스라를 환자로 예시 들었더니, 잘 이해되지 않았지.
미틸 : 죄송해요... 미스라 씨, 감기가 악화된다고 해서, 죽거나 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
피가로 : 그럼, 파우스트로 할까. 파우스트는 저번 싸움에서, 죽을 뻔했다고 들었으니까.
-피가로가 손가락을 튕기자, 공중에 누워있던 미스라는, 파우스트로 모습을 바꿨다.
제3화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
[실내 수행장]
-파우스트는 눈을 감고, 창백한 안색을 하고 있다.
나는 처음으로, 이 세상에 왔을 때의 일을 떠올렸다.
쇠약해져 있는 히스클리프에게, 필사적인 얼굴로 부탁받았다.
「현자님, 제발, 파우스트 선생님을 살려주세요.」
아키라 : (그게 내 모험의 시작이었네...)
-차근차근 기억을 더듬고 있자, 레녹스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단 걸 알았다.
레녹스 : ...피가로 선생님. 꼭, 환자 역할이 필요하다면,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미틸 : 대신이라니, 왜...
루틸 : 아, 그렇지. 파우스트 씨는 레노 씨의 전 주군이셨으니까.
피가로 : 확실히, 못 견디려나. 그렇다고 해서, 네 눈앞에서, 가공의 너를 출혈과다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미틸 : 건강한 지인의, 다친 모습은 보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피가로 : 하지만, 오즈나 미스라는, 딱 느낌이 안 오잖아? 죽은 남쪽의 마법사는 어때?
루틸 :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 물론, 짓궂은 짓이겠지. 괜찮아. 알고 있어.
음, 어떻게 할까. 나여도 상관없지만, 비현실적シュール이겠지.
-남쪽의 나라 마법사들은 다정하다. 그렇기에, 환자 역할을 정하기 위해, 놀랄 만큼의 시간을 써가며 대화했다.
내가 후보에 오르거나, 모르는 아저씨나 아줌마가 후보에 오르거나 했지만...
모두, 한결같이 마음 아파했다.
남쪽의 나라다운 광경에, 나는 가슴 따뜻했지만, 빈센트 씨는 짜증내기 시작했다.
빈센트 : 항상 이런 식인가?
아키라 : 마법사는, 마음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거라... 느낌이 오는 걸 찾는 건, 중요한 일이라 생각해요.
-그들은 신중하게 검토했다. 시노나 카인이라면 상상하기 쉽지만,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든가.
남쪽의 나라 마법사들이, 다친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든가.
하지만, 여차할 때 동요하지 않으려는, 연습도 필요하다든가. 그건 다음에 해도 된다든가.
잔뜩, 시간을 들여 대화한 뒤, 역시, 파우스트로 가기로 한 것 같다.
레녹스 : 죄송합니다, 파우스트 님...
루틸 : 마음이 아프지만... 파우스트 씨가 살았다는 건, 모두,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모처럼, 현자님도 오셨으니까,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아키라 : 당시 이야기... 오즈가 파우스트를 살린 이야기요?
루틸 : 현자님께서 안 계셨다면, 큰일이었을 거라고, 히스클리프가 말했어요.
-칭찬을 담아, 상냥하게 루틸이 웃는다.
제4화 그때를 떠올리면
[실내 수행장]
-부끄러워하는 내 옆에서, 드라몬드 씨가 불편하다는 얼굴을 한다.
드라몬드 : 그때는 대단히 실례했습니다... 실례라고 할지, 소중한 현자의 마법사를 한 명 잃을 뻔했습니다.
-소중한 현자의 마법사. 드라몬드의 말에, 나는 감격했다.
마법사를, 성격 나쁘고 거짓말쟁이라고 하던 무렵의 드라몬드 씨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애초에, 드라몬드 씨는 대화를 해보면,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마법 관리 대신이라는 입장 상, 마법사에게 속거나, 놀림받거나, 위협받거나 하는 기회가 많아서...
그 때문에, 마법사가 싫어진 것이었다.
인간에게 거북하다는 취급을 받다가, 인간을 싫어하게 된 마법사들과 마찬가지로.
아키라 : 드라몬드 씨, 감사합니다. 그런 식으로 말씀해주셔서, 무척이나 기뻐요.
-내가 감사를 전하자, 드라몬드 씨는 칭찬받은 아이처럼, 머리카락을 긁적이며 수줍어 했다.
드라몬드 : 아뇨아뇨... 이것도 현자님 덕분입니다. 현자님께서 계셔주셨기에...
빈센트 : 에헴.
드라몬드 : ...읏.
-빈센트 씨의 헛기침에, 드라몬드 씨는 순식간에, 풀어진 표정을 바로잡았다.
드라몬드 : 너, 너희들! 환자 역할이 정해졌으면, 훈련을 계속하도록.
피가로 : 알겠습니다. 그럼, 현자님. 그가 어떤 상처를 입었는지 기억해?
아키라 :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몸에서 연기가 나는 것 같았어요. 이 부근에서...
피가로 : 이런 느낌이려나.
-피가로가 주문을 외우자, 당시를 재현하듯, 파우스트의 몸에서 연기나 피어올랐다.
괴로운 듯한 신음소리. 침통한 정적. 당시의 광경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쥔다.
루틸 : 연기... 라는 건, 파우스트 씨는 화상을 입으신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인가요?
피가로 : 영혼의 상처가 육체에 나타난 거야. 봐, 너무 배가 아프면, 기분이 우울해지잖아?
미틸 : 영혼에 상처를 입었다는 건, <위대한 재앙>...?
피가로 : 아마도. 나도 직접 본 적은 없어서 모르겠지만...
<위대한 재앙>은, 정령을 사역할 수 있어.
혹은, <위대한 재앙>이, 정령과 비등한 존재인 게 아닐까.
-<위대한 재앙>의 이름에, 모두가 쥐 죽은 듯 조용해진다.
지금까지, 조용히 듣고만 있던 빈센트 씨가 입을 연다.
빈센트 : <위대한 재앙>의 정체는 대체 뭔가?
제5화 치유의 힘
[실내 수행장]
피가로 : 모르죠. 서쪽의 마법사 무르 하트가, <위대한 재앙>의 전문가입니다만.
빈센트 : 옛날에 그랬지. 서쪽의 나라에서 자랑스러워하는 위인은 이제, 쓸만한 게 못 되는 어리석은 자라고 들었다.
피가로 : 저는 무르를 어리석은 자라고는 못하겠는데요. 자신이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니까.
빈센트 : ...지능은 남아 있는 건가? <위대한 재앙> 토벌의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 어떨지...
피가로 : 그건 직접 무르에게 물어봐주시죠. 조금 뒤에, 만날 수 있어요.
-빈센트 씨는 불쾌하다는 듯 침묵했다. 질문의 내용을 바꿔서 물어본다.
빈센트 : ...치유 마법이라는 건, 어떤 상처나 병이든,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피가로 : 어떤 의미로는 정답이고, 어떤 의미로는 오답이에요. 성에 걸린 초상화를 보면 알 수 있으실 텐데요.
빈센트 : 누구의 초상화를 말하는 거지. 그랑벨 성에는, 여러 개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피가로 : 초대 국왕 알렉 폐하의 초상화요. 마법사가 치료에 있어서 만능이라면, 알렉 폐하께는 오른팔이 있으셨을 텐데요.
빈센트 : ...
피가로 : 구체적으로 치유 마법이라는 건, 인간이 가진 자기 치유를 강화하고 도와주는 거예요.
병세나, 손상이 심해서, 자기 치유로 회복을 할 수 없을 때는, 도와줄 수 없어요.
그게 기본적인, 마법사의 치유 마법이에요. 슈가의 효과 같은 것도 마찬가지.
인간의 치유라고 하면, 몸을 데우거나, 몸보신에 좋은 음식을 먹거나, 푹 자는 것.
그것들의 강화 버전이라고 생각해보시죠.
아키라 : 그럼, 자기가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 걸 도와주는 거네요...
피가로 : 생각하기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지. 면역력이나 치유력을 뒷받침해서, 3일이면 나을 수 있는 걸 하루 만에 낫게 하는 느낌.
약초나 병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해줄 수 있어. 약초는 미틸이 잘 알지.
미틸 : 네! 아직 공부 중이지만, 열심히 외워서, 모두의 도움이 되고 싶어요.
-활기찬 미틸의 대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의문을 생겨, 피가로에게 묻는다.
아키라 : 치료 마법이라는 건, 마법사라면, 모두, 할 수 있나요?
위험한 임무를 할 때, 다칠 수 있으니까... 모두가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피가로 : 맞는 말이네. 방금 말한, 자기 치유 능력을 도와주는 범위라면, 비교적으로 누구든 할 수 있을 거야.
아키라 : 다행이다! 그럼...
피가로 : 하지만, 아까 설명한 대로, 심각한 상처나, 빠르게 진행하는 병마를 멈출 수 있는 건 아냐.
현자님이 말하고 있는 건, 죽어가고 있던 시노 같은 경우를, 확 낫게 하기 위한 구급치료지?
-피가로는 자주 큰 상처를 입는, 마법사의 이름을 예로 들었다.
나는 진지하게 끄덕인다.
아키라 : 맞아요... 만에 하나, 목숨을 잃거나 하지 않도록...
제6화 특기
[실내 수행장]
-천천히, 피가로는 고개를 젓는다.
피가로 : 그 이상은 전문적인 지식과, 정확한 기술이 없으면 어렵겠는 걸...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아니면, 마력을 직접 주는 방법도 있어.
하지만, 그건 남쪽의 마법사는 특기지만, 다른 나라의 마법사는 서투르고.
서툴다고 해야 할지, 자칫하면, 죽어버려.
아키라 : 그래요?
피가로 : 응. 마력이 너무 강한 마나석을 섭취했을 때랑 같아.
오즈나 미스라의 마력을 주입당하면, 대부분의 인간이나 마법사는, 쇼크상태가 돼.
혈연관계 거나, 신뢰관계가 강하지 않으면, 잘 되지 않아.
루틸이 미틸을 도와준 건 그 방법이야.
-나는 루틸과 미틸을 바라본다. 두 사람의 어머니 마녀 치렛타는, 미틸이 태어날 때 죽었다는 것 같다.
난산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있던 치렛타는, 어린 루틸에게 미틸을 구해달라 부탁했다고 한다.
마력을 넣어, 동생을 살려줘.
루틸 : 정신이 없던 상황이라 뭐가 뭔지, 제대로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남쪽의 마법사인 덕분에, 미틸을 도울 수 있었다면, 무척이나 다행이에요.
미틸 : 엄청나다, 형님... 저도 언젠가, 형님처럼, 누군가를 구하고 싶어요.
피가로 : 미틸은 벌써, 많은 사람을 구했어. 장래에는 훌륭한 약사가 되겠지.
-피가로의 말에, 미틸은 기쁘다는 듯 미소 짓는다.
미틸 : 하지만, 저희들한테는 특기인데, 다른 나라의 마법사들은 못하는 게 있군요...
피가로 : 많이 있지. 남쪽의 나라 마법사는, 사람을 돕는 거나 기도하는 걸 잘하니까.
자세히 설명하자면, 말로 하기 어렵지만...
-피가로는 생각하면서,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았다.
긴 세월을 살아온 그가, 바라본 땅이나, 마을이나, 사람들의, 흥망성쇠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피가로 : 마법사는 마음을 지배당하는 걸 어려워해.
특기인 사람을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지배당할 것 같아, 라는 예감만으로도, 무척이나 싫어하지.
마력을 주입당한다는 건, 마음에 개입한다는 거랑 마찬가지야.
환자가 공포를 느끼면, 약이 될 것도 독이 되지. 신뢰관계가 없으면 할 수 없어.
남쪽의 마법사는 마력이 약해. 그러니까, 받아들인다 해도 무섭지 않다고, 왠지 모르게 알겠지.
그리고, 어쩐지, 지배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있지. 남쪽의 마법사는.
레녹스 : 이해합니다. 그런 부분은 안심되죠.
드라몬드 : 자기 치유를 돕는 치유 마법과, 마력을 주는 치유 마법...
치유를 받고 있는 쪽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까요?
피가로 : 알 걸요. 해보실래요, 드라몬드 님.
제7화 치유 마법 체험
[실내 수행장]
드라몬드 : 어...!? 제가 환자 역에...!?
피가로 : 네. 해드리자, 루틸.
루틸 : 알겠습니다.
드라몬드 : 잠깐, 기다려!! 콕로빈. 너, 최근에, 배가 안 좋다고 하지 않았나.
콕로빈 : 치사해요, 드라몬드 님!! 저한테 떠넘기시다니...!
드라몬드 : 조용히 하도록! 빈센트 전하의 앞이네!
루틸 : 억지로 하라고는 하지 않지만, 무서울 것 없어요. 조금도 아프지 않아요.
콕로빈 : 그, 그런가요...?
루틸 : 네!
콕로빈 : ...하지만, 루틸 씨, 엄청 빠른 속도로 빗자루 타시고...
미틸 : 괜찮아요! 저도 형님 덕분에, 지금 여기에 있는 거니까요!
레녹스 : 그래. 꼭 마법사의 치료를 체험해서, 기록해줬으면 해.
콕로빈 :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각오를 다지고, 콕로빈 씨가 소매를 걷어올린다.
루틸은 웃으며, 그 손을 쥐었다.
루틸 : 주사가 아니라, 피부를 보여주실 필요 없어요. 사실은 닿을 필요도 없지만요.
피가로 : 루틸은 닿는 편이, 잘 되지.
루틸 : 맞아요! 그럼, 시작할게요.
콕로빈 : 저, 저기, 건강한 몸일 때, 해도 되는 건가요? 지금 복통은 없는데...
루틸 : 괜찮아요. 피곤할 때 기운이 나도록, 같은 느낌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콕로빈 : 다행이다...
루틸 : 그럼, 갈게요.
《オルトニク・セトマオージェ》
-루틸의 손바닥이 희미하게 빛난다.
슬금슬금 어깨를 움직이던 콕로빈 씨가, 훅, 가벼운 숨을 내쉰다.
콕로빈 : 아... 뭔가 그, 몸이 따뜻하고, 개운하네요. 잘 잔 날 아침 같아요.
루틸 : 기운이 나셨나요?
콕로빈 : 기운이... 나요! 드라몬드 님, 기운이 넘쳐요!
드라몬드 : 오, 그래!
빈센트 님! 마법사라는 건, 정말, 대단하군요!
빈센트 : ...
-들뜬 목소리의 드라몬드 씨께, 빈센트 씨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답했다.
드라몬드 씨는 당황해하며, 헛기침을 한다.
드라몬드 : 자, 방금 치유 마법은, 자기 치유를 도와주는 쪽인가? 마력을 주는 쪽인가?
루틸 : 자기 치유를 돕는 쪽이에요. 마력을 주는 것도 해볼게요.
살짝 할 거지만, 이상한 느낌이 들면, 말씀해주세요.
콕로빈 : 알겠습니다...
루틸 : 《オルトニク・セトマオージェ》
-루틸이 주문을 외운다. 그의 손바닥이 희미하게 빛을 낸 순간, 콕로빈 씨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콕로빈 : 와....!
드라몬드 : 무슨 일인가, 콕로빈!
제8화 주어진 마력
[실내 수행장]
콕로빈 : 아ㅡ! 아, 뭔가, 들어오는 느낌이 나요...!
드라몬드 : 들어오는 느낌이라고!?
콕로빈 : 뭐랄까, 뜨뜻미지근하고, 간지러운...
루틸 : 모두, 그렇게들 말씀하세요. 피가로 선생님 건 스윽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피가로 : 레노는 짭조름하다고 했지.
레녹스 : 배에 묻은 소금을 긁어내는 기분이 들어요. 적적한 듯, 채워지는 것 같은...
콕로빈 : 아하하...! ...읏, 이야, 무섭네... 무리! 무리예요, 이제 무리!
루틸 : 아프신가요?
콕로빈 : 아프지는 않지만, 어쩐지 뭐랄까, 못할 것 같아요...
루틸 : 알겠습니다.
-루틸이 손을 놓자, 콕로빈 씨는 벗어났다는 느낌인지, 크게 숨을 뱉었다.
하지만, 안색이 무척이나 좋아서, 어쩐지, 루틸처럼, 눈을 반짝이고 있는 것 같았다.
한편, 루틸은 지쳐있었다. 이마의 땀을 닦으며, 나른한 듯, 피곤한 얼굴로 웃는다.
루틸 : 하아... 차이, 있으셨나요?
콕로빈 : 알겠어요... 엄청, 뭐랄까, 이상한 느낌이네요...
부러진 부분이나, 움직이지 못하게 된 부분이 있으면,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제가 아닌 것 같은, 불안한 느낌도 들어서...
피가로 : 그 감각은 틀리지 않았어. 그래서, 어지간한 일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쓰지 않는 게 좋아.
특히, 마력이 강하고, 적당히 하는 게 서툰 북쪽의 마법사는, 잘 못하지.
루틸이랑 미틸은 특히 조심해. 나도 말해 뒀지만, 미스라가 하려고 하면 말려.
미틸 : 알겠습니다. ...만약, 당하면, 저희들은, 어떻게 되나요?
형님이 제게 마력을 너무 주셔서, 마력이 반토막 났다고, 들었는데...
피가로 : 미스라의 경우, 그 녀석의 마력이 너무 강하니까, 너희들이 먼저 부서지겠지.
미틸 : 부서져...
피가로 : 맞아. 그러니까, 다치지 않게 조심해.
미틸 : ...네.
-긴장하면서, 미틸이 끄덕인다.
빈센트 : 이걸로 충분하다. 참고가 됐다.
-빈센트 씨가 그렇게 말하고, 우리들은 나가기로 했다.
남쪽의 마법사들께 인사를 하고, 다음 시찰로 향한다.
[복도]
-지금까지의 시찰은, 굉장히 순조로웠다.
중앙의 나라, 남쪽의 나라와, 사교적인 나라의 마법사들을 시찰한 게 좋았던 걸지도 모른다.
드라몬드 : 이야, 마법사의 힘에는, 놀라기만 하네요.
빈센트 : 마법의 힘은 양날의 검이다. 요술을 본 아이처럼 감격하지 말도록.
드라몬드 : 죄, 죄송합니다.
빈센트 : ...하지만, 치유 마법 같은 걸 사용한 복지활동이라면, 인정해줄 수도 있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제9화 과거의 참극
[복도]
-눈치를 보며, 나도 대화에 참가했다.
아키라 : 분명, 기뻐할 거라 생각해요. 아뇨, 저, 전원이 기뻐하는 건 아닐 테지만...
사람의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바라는 마법사도 있어요.
빈센트 : ...
아키라 : 저... 조금 의문이 있는데요.
빈센트 : 내게?
아키라 : 네.
빈센트 : 뭐지.
아키라 : 중앙의 나라는, 인간과 마법사가, 손을 잡고 건국했다는 걸로 되어있죠?
빈센트 : 되어있다는 건 뭐지? 우리나라의 역사를 가볍게 취급하는 것 같은 발언은 삼갔으면 한다.
아키라 : 죄송해요... 어, 마법사와 인간이, 손을 잡고 건국했는데...
왜, 마법사를 멀리하는 건가요? 마법사의 성당도 있는데.
-나는 빈센트 씨의 비아냥이나 비꼬는 말을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빈센트 : 비의 거리 참극 때문이겠지.
-비의 거리 참극.
비의 거리라면, 동쪽의 나라의 그 비의 거리인 건가?
드라몬드 : 그렇겠죠. 그건 끔찍한 사건이었습니다.
마법사의 길드가 소멸하고, 마법 관리청이 생긴 것도, 아마, 그 시기였을 것입니다.
아키라 : 비의 거리 참극이라는 건 뭔가요?
빈센트 : 단 여섯 명의 마법사가, 동쪽의 나라 비의 거리에서, 죄 없는 시민들을 참살慘殺한 사건이다.
우리나라도 마법사의 제압을 위해, 동쪽의 나라에 군대를 파견했지만, 구원이 도착하기 전에 범인은 도주.
마법사들에게 살육 당해, 비의 거리의 시민 수는 반토막이 났다. 150년 정도 전의 일이지.
아키라 : ...어...
-너무도 무시무시한 내용에, 나는 말을 잃었다.
마법사가, 시민을 참살.
신처럼, 바람이나, 물, 불, 번개를 다루는 힘을 가진 마법사 앞에서, 인간은 갓난아기 와도 마찬가지.
빈센트 씨는 나를 노려봤다.
빈센트 : 마법사에 의한, 일방적인 무고한 시민 학살이다.
내정간섭을 싫어하는 동쪽 나라의 초동이, 늦었기 때문에, 주모자를 놓쳤다.
그 결과, 대륙 안에 있는 사람들이, 마법사에 대한 인간의 무력함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사랑하는 마을, 사랑하는 가족을 빼앗겨도, 인간은 마법사에게 저항조차 할 수 없다. 열등감과 의심은 이 세상을 어둡게 했다.
제10화 사건의 진상
[복도]
빈센트 : 하지만, 비의 거리 참극이 있는 날로부터, 수십 년 뒤, 중앙의 나라 주도 하에 각 나라가 협력해...
대륙에 이름을 떨친 극악의 마법사를 수감하는 영예를 이뤘다.
인류와 법이, 무법자인 마법사에게서 승리한 것이다.
-빈센트 씨의 목소리에서는, 인간과 자국自國에 대한 긍지와, 승리에 대한 약간의 흥분이 느껴졌다.
100년 정도 전의 일이라, 빈센트 씨는 태어나지 않았겠지.
그래도, 직접 본 것처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위대하고도 혁신적인, 기쁜 사건이었다.
아키라 : (내 세계로 따지면, 로켓이 달에 도착한 거려나...?)
(아니지, 오랜 위협에서, 몸을 지킬 수 있게 된 얘기니까, 분명, 그 이상의 감동이었을 거야.)
인간들만으로, 극악무도한 마법사를 잡은 건가요?
빈센트 : 일부 마법사들의 협력이 있었다.
아키라 : 대단하네요! 인간과 마법사가, 힘을 합쳐 싸운 거잖아요.
빈센트 : 어디까지나 일부고, 고상하고 헌신적인 마법사가, 사람들의 고귀한 뜻에 동참했을 뿐이다.
아키라 : 그런가요... 참고로, 그, 잡은 극악무도한 마법사라는 건...
-빈센트 씨는 눈썹을 올리고, 조롱하듯, 나를 바라봤다.
빈센트 : 당신도 알고 있을 거다.
아키라 : 네?
빈센트 : 죽음의 도적단을 이끈 극악인. 브래들리 베인이다.
아키라 : 브래들리!?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냈다.
브래들리는, 현자의 마법사 중 하나이기도 한, 북쪽의 마법사다.
각국의 사람들이 단결하고, 일부 마법사가 힘을 빌려주었다...
그런 장대한 작전에서, 잡힌 게 브래들리라니...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야기의 앞뒤가 맞았다.
브래들리를 붙잡는데, 피가로와 북쪽의 쌍둥이가, 협력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다.
이 세계의 역사와 이어져 있는, 마법사들의 존재에, 나는 새삼, 압도당한다.
드라몬드 : 현자님. 도서실에 도착했습니다.
-화들짝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 이어질 동쪽의 마법사들 훈련 시찰로, 머릿속을 바꿔야지.
나는 도서실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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