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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상의 BGM, Live2D연출, 표정 변화와 함께 즐기시길 바랍니다.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특히 9화)
*먼저 읽으면 좋은 스토리 : AFFECTION_오즈 , MAIN_1부 9장.북쪽 탑
TL/checking-hz
제6장. 모든 건 별의 운명 | ▼PAGE END | ||||||||
1화 | 2화 | 3화 | 4화 | 5화 | 6화 | 7화 | 8화 | 9화 | 10화 |
제6장 모든 건 별의 운명 | TL edit date : 2210141830 | ||
1화 곁에 다가가 | 2화 별의 운명 | 3화 내려진 예견 | 4화 운명에 저항하는 자 |
5화 남겨진 시간 | 6화 구할 수 있다면 | 7화 고통에 닿아 | 8화 흔적을 쫓기 위해서 |
9화 여기서도, 누군가가 | 10화 누구 하나 잃지 않기 위해 | 전체 등장 캐릭터 : 전원 |
제1화 곁에 다가가
[중정]
-비가 갠 뒤의 저녁하늘이, 은색과 분홍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빈센트 씨의 자료書状은 피가로가 가져갔다. 아서에게 건네주겠다고 말하고서.
오즈의 방을 신경쓰면서, 클로에는 몇 번이고 한숨을 흘린다.
빨갛게 부은 눈꺼풀은 슬퍼보였지만, 저녁노을에 물들어 예뻤다.
클로에 : ...라스티카, 괜찮겠지? 나는 무의식으로라도, 빈센트 씨를 저주하거나 하지 않겠지?
-이 질문은 세 번째다. 라스티카는 질려하지 않고, 몇 번이고 정중하게 고개를 저었다.
라스티카 : 괜찮아. 클로에는 아무것도 저주하지 않아. 걱정할 필요 없어.
클로에 : ...하지만... 나는 라스티카가 생각하는 것보다, 착한 아이가 아니니까...
라스티카 : 클로에는 착한 아이야. 지금도 너는, 친구와 친구의 숙부 분을 걱정하고 있어.
클로에 : ...읏, 그런 거, 그저 나를 지키기 위한 거 일지도 모르잖아... ...누구에게도 책망당하고 싶지 않을 뿐인...
-클로에는 약하게 눈동자를 일그러트리며 고개를 숙였다. 의지할 곳을 잃은 등을, 라스티카가 쓰다듬는다.
라스티카 : 그래도, 걱정하는 마음은 다정한 거야.
-클로에의 불안이 전해져 온다. 그래도, 서로에게 다가가는 클로에와 라스티카의 그림자는 따뜻한 희망처럼 보였다.
나는 빈센트 씨의 말을 떠올렸다.
마법사는 함께 살아갈 수 없다.
이렇게도 다정하게, 그들은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는데.
눈썹을 찌푸리는 나를 라스티카가 눈치챘다. 클로에를 쓰다듬으며, 살며시 미소를 건넨다.
라스티카 : 현자님, 보세요. 마치 거울처럼, 물웅덩이에 아름다운 저녁노을 하늘이 비치고 있어요.
-라스티카의 말대로였다. 지면에 떨어진 분홍빛 하늘이 꿈속 세계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다.
미간의 주름을 펴고, 나는 미소지었다.
아키라 : 아름답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스티카 : 별말씀을요. 현자님은 분명 좋아하실 거라 생각해서. 그리고, 웃어주셨으면 해서요.
-라스티카가 바라보자, 나는 조금 부끄러웠다. 다정한 시선은, 나를 솔직하게 만들었다.
아키라 : 빈센트 씨의 이야기는, 정말일까요? 마법사는 함께 살아갈 수 없다는 거...
라스티카 : 현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세계를 여행해온, 저와 클로에를 보셨을 때.
-장난스러운 라스티카의 시선에, 나는 눈이 떠진 느낌이었다. 그렇다. 그들은 계속 함께였다.
아키라 : 그렇네요... 역시,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라스티카 : 저도 자신을 갖고, 그렇게 생각해요.
-라스티카의 말에, 클로에도 기쁜 듯 웃고 있었다.
라스티카 : 하지만, 음악으로 예를 들면, 악기가 많을수록 곡을 연주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죠.
-확실히, 삼중주보다는 많은 악기가 동시에 소리를 내는 교향곡이 어려울 것이다.
라스티카와 클로에도 두 사람이니까 무사히 여행할 수 있었다. 그들이 백 명 있다면 어떻지?
갑자기, 라스티카가 툭 중얼거렸다.
라스티카 : 중앙이라면 카인, 동쪽이라면 파우스트고, 남쪽이라면 피가로 선생님, 북쪽이라면 브래들리려나.
아키라 : 네...?
-되물어보려는 순간, 클로에는 숨을 한 번 삼켰다.
그의 시선 너머에는 오즈가 있었다.
아키라 : 오즈. 아서는...
오즈 : 그랑벨 성으로 돌아갔다.
-오즈의 목소리는 지쳐서 갈라져있었다. 집을 빼앗겨 방황하는 늙은 개처럼, 그는 초조해하며 수척해진 상태로 지쳐있다.
저녁 하늘을 올려다보자, 빗자루를 타고 마법관에서 날아오르는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클로에 : 오즈 님, 미안해... 나 때문에, 아서가...
-슬픔으로 보랏빛 눈동자를 물들인 클로에에게, 오즈는 눈을 감으며, 고개를 저었다.
오즈 : 말을 틀리지 마라言葉を間違うな. 너는 잘못 없다.
클로에 : ...그래도...
오즈 : 언젠가, 저것이 후회를 한다고 해도, 네 탓은 아니다.
-클로에는 당황해 하면서, 크게 끄덕였다. 곁에서 라스티카도 한 번 목례한다.
오즈는 나를 곁눈으로 바라보며, 한 마디 했다.
오즈 : ...할 말이 있다.
아키라 : 제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제2화 별의 운명
[중정]
/
[오즈의 방]
-「둘 중 아무나의 방으로 가서 얘기할까요」 그렇게 제안하기도 전에, 나는 오즈의 방에 있었다.
아키라 : ...빠르시네요.
오즈 : 앉아라.
-오즈는 의자에 앉아, 내게 침대에 걸터앉으라 했다.
난로에 자연스럽게 불이 붙었다. 타닥타닥 튀는 불꽃 소리를 들으며, 오즈는 이마를 짚고 고개를 숙였다.
넓은 등을 구부려, 깊은 한숨을 흘린다. 나는 진심으로 그를 동정했다.
아키라 : (...엄청나게, 마음고생했겠지... 아서가 약속을 했다는 거에...)
-아무리 오즈가 부정해도, 아서에게 정이 있다는 건 보면 알 수 있다.
타닥, 재가 튀어서, 불똥이 날린다. 어렴풋이 재 냄새가 퍼진다.
내가 격려하는 말을 떠올리기 전, 그 고백은 갑자기 시작됐다.
오즈 : ...아서가 중앙의 성으로 돌아가고 북쪽의 끝에 눈보라가 불고 있을 무렵, 쌍둥이가 예언했다.
아서는 현자의 마법사로 선발되어, <위대한 재앙>과 싸운 결과, 목숨을 잃는다.
-덜컹, 소리를 내며 창이 세게 흔들린다. 정신 차려보니, 돌풍이 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나무들은 삐걱이는 소리를 내고, 새들은 날아간다. 소용돌이치는 먹구름 아래, 저녁노을이 불타고 있다.
아키라 : (지금, 오즈가 뭐라고...? 예언...?)
(아서가 죽어...?)
-오즈는 씁쓸한 듯, 창문을 노려보고 있다. 강하게 움켜쥔, 손 끝이 떨리고 있다.
오즈 : ...이제, 성에 도착했을 것 같나?
아키라 : 네...?
오즈 : 아서 말이다.
아키라 : 조금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요...?
오즈 : ...그것이 성에 도착할 때까지는, 폭풍우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
-이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오즈는 자신의 감정으로 정령들을 자극해, 세상의 기후를 휘두른다고.
오즈 : ...아서가 도착했을 무렵, 너에게 전부 말하겠다.
잠시 기다려라.
-나는 끄덕였다.
/
[과거, 북쪽의 나라 오즈의 성 / 밖]
스노우, 화이트 : ...
《ノスコムニア》
[과거, 북쪽의 나라 오즈의 성 / 거실]
오즈 : ...
스노우 : 오즈.
화이트 : 오즈여.
오즈 : ...무슨 일이지.
스노우 : 음울한 목소리구먼. 묘지를 기어 다니는 이름 없는 망령조차 그렇게 잠긴 목소리는 안 내네.
화이트 : 신경 쓰지 않아서心なし, 이 성도 어둡고 침침한 것이, 무거운 어둠에 잠겨있네.
오즈 : ...
화이트 : ...아서가 있었을 때가 꿈같구먼.
오즈 : 꺼져라.
화이트 : 귀엽지 않구먼. 화풀이를 할 거라면, 아서를 데리러 가면 되는 걸.
스노우 : 오즈가 귀엽지 않은 건 옛날부터 그랬네. 하나, 아서를 주워다 키웠을 때부터, 뭔가 변한 것처럼 보였네.
그것도 기분 탓인가. 오즈여.
오즈 : ...
화이트 : 오즈여, 갑작스러운 종언終焉처럼, 슬프고 어찌할 방도를 모르겠는 것은 없네.
끝나는 것을 알고 있으면, 어떠한 구원이든 되기야 하겠지.
오즈 : ...무슨 말이지.
스노우, 화이트 : 우리네 예언의 꿈을 꾸었네.
오즈 : ...틀린 적 없다는, 북쪽 쌍둥이의 예언인가.
스노우 : 그 말대로네. 우리네는 미래를 예견하는 자.
화이트 : 모든 것은 별의 운명. 찾아올 날들이 변할 일은 없네.
오즈 :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한테는 상관없는 일이다...
...꽃이 싹트는 걸 기다리는 아이도, 내일 하늘 모양을 궁금해하는 아이도, 이곳에는 더 이상 없다.
어떠한 운명이 찾아오든, 아무런 관심 없다.
스노우 : 불쌍하게도... 그렇게까지, 마음이 찢어진 건가.
오즈 : ...
스노우 : 운명에 관심 없는 그대는, 우리네도 잘 알고 있지.
그대는 자기 자신을 생각한 적도, 다른 무언가를 생각한 적도 없었지.
화이트 : 자기자신에게서 세상을 멀리 떨어트려놓고, 사랑도 미움도 모른다는 건, 꽤나 마음 편했었겠지.
마음에 재산을 갖고 있지 않으면, 마음이 위협받을 일도 없으니 말이네.
제3화 내려진 예견
[과거, 북쪽의 나라 오즈의 성 / 거실]
스노우 : 오즈여. 우리네가 예견한 미래는, 그대의 운명의 말로가 아니네.
화이트 : 아서의 운명일세. 최소한의 정으로 알려주러 왔지.
스노우 : 이 이상,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그대가 원치 않는다면, 우리네, 조용히 돌아가겠네.
화이트 : 이 성에서 키운 아이는 잊어버리게나.
오즈 : ...
...아서의 뭘 예견한 거지? 앞날에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운 건가?
스노우 : 아서는 중앙의 나라 현자의 마법사로 선발되네.
화이트 : 그리고, <위대한 재앙>과의 전투에서 죽어, 돌이 되지.
오즈 : ...
(천둥치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오즈 : 아서가...
...돌이 된다고...?
스노우 : 그렇네.
화이트 : 그렇지.
오즈 : ... 믿을까 보냐. 너희들의 얘기 따위 믿지 않는다.
<위대한 재앙>과의 전투는, 그저 의식에 불과하다. 목숨을 빼앗길만한 것이 아니야.
이전에, 그렇게 말한 건 너희들이다!
스노우 : 하나, 그리 예견했네. 예견된 미래는 바뀌지 않네.
화이트 : 남은 시간은 적네. 후회 없도록 보내게나.
오즈 : ...
...아서가, 죽어...?
아서가, 달에...
...읏, 인정할까 보냐...
스노우, 화이트 : 우리네의 예견은 틀리지 않네.
오즈 : ...인정할까보냐...!
[그랑벨 성/ 아서의 집무실]
아서 : ...응?
누군가가 부른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오늘은 좋은 날이었어. 언젠가, 숙부님과 진심으로 교류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을 각오를 보여야만, 얻을 수 있는 신뢰도 있는 것이구나.
...오즈님께는 혼나버렸지만...
혼내시는 목소리마저, 그리웠어.
[마법관/ 오즈의 방]
오즈 : ...
(천둥 치는 소리)
-번개가 어둠을 가로지르고, 난로의 불이 활활 타올라 사라졌다.
오즈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는 멍하니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즈는, 내가 마법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쌍둥이의 불길한 예언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다.
아키라 : (그게 아서였다니...)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은 따라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상냥한 왕자님의 미소는, 세상 어떤 생물보다도 죽음에서 멀 거라 생각했다.
너글너글하게 웃고, 하늘을 달려나가는 소년. 만나기 전부터 나는, 아서를 친구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쌍둥이에게서 그의 인품을 듣고, 전 현자의 현자의 서를 통해 그를 친근하게 여기고 있었다.
아무리 스노우와 화이트의 예견이래도 아서가 죽는 미래라니, 절대로, 믿고 싶지 않다.
아키라 : ...오즈, 예견이라고 해도 틀리는 경우도 있죠...?
오즈 : ...쌍둥이의 예견은 틀리지 않는다. 운명은 애초에, 별의 흐름道行에 따라 정해져 있다.
아키라 : ...그럴 수가... 그래도...
오즈 : 나도 운명에 저항하려고 했다. 어떻게 된 건지 영문도 모르는 채로, 세상을 장악하는 힘에 개입했다.
-오즈는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쉬고, 떼어내려는 듯引き剝がす 손가락을 떨어트렸다.
자신의 손바닥을 가만히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린다.
오즈 : ...시험삼아 해본 것은 성공했을 것이다. 나는 중앙의 마법사로 선발되고, 문장도 몸에 떠올랐다.
아서의 운명의대체재依代가 되었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새로운 현자는 아서를 소환했다.
아키라 : 그건...
오즈 : 너를 말하는 거다, 아키라. ...운명은 뒤집을 수 없었다.
-말을 잃은 채로, 나는 언젠가 봤던 경치를 떠올렸다.
이전 북쪽의 나라에 오즈를 데리러 갔을 때, 아서의 손에 떠오른 문장을 보고 오즈가 중얼거린 말.
'어째서.'
아키라 : ...대체재라는 건, 대타라는 건가요? 아서 대신에 중앙의 마법사로?
-그렇다. 미스라도 말했다. 오즈는 뼛속까지 북쪽의 마법사.
중앙의 마법사로서, 소환된 것도 이상하다고.
오즈 : 그렇다고도 할 수 있다. 나라면 <위대한 재앙>따위에, 해를 입을 거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나는 한 번, 운명을 바꾸었다. 하지만, 너는 운명을 되돌렸다.
제4화 운명에 저항하는 자
[오즈의 방]
아키라 : ...제가... 제가 아서를 소환해버렸다...?
오즈 : 네가 고의로 어떠한 힘을 사용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너는 이 세계에 대해 무지하다.
하지만, 현자는 마법사를 이끄는 자. 만일, 네게 아서를 무사한 길로 이끄는 방법이 있다면...
부디, 돌이 되지 않게 해줘. 그건 아직, 20년도 살지 않았다...
그렇게나 알고 싶어하는 이 세상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다.
-절실한 오즈의 눈빛에, 마음이 소란스러웠다.
오즈랑 아서는, 확실히 기묘한 만남이었다.
아서에게는 진짜 부모가 있고, 오즈는 아서의 스승이 아니라고 한다. 친구라고 부르기에는, 여기저기 너무 불균등하다.
그래도 그들은,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시간을 공유해왔다.
아키라 : ...말해줘서 감사합니다, 오즈...
저도 절대로 아서를 잃고 싶지 않아요.
제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할게요. 약속할게요.
오즈 : ...
아키라 : 그래도, 뭘 하면 좋을지... 이 일, 지금까지 누군가한테 이야기해봤나요?
오즈 : 아니... 아키라가 처음이다.
-초조함과 사명감에 휩싸이면서, 나는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아키라 : 다른 분들께 상담해도 될까요? 당신께서 싫어하는 상대에게는 전하지 않을게요. 그래도...
뭔가 단서를 알 법한 사람들... 각 국의 선생님들이라면, 어떨까요?
-한동안 침묵한 뒤에 오즈는 끄덕였다.
오즈 : ...현자가 말한다면.
[하늘/ 아침]
-다음날, 선생님 회의를 열었다.
[샤일록의 바]
-오즈의 이야기를 들은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파우스트 : ...아서가, 그럴 수가...
-파우스트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아서의 죽음에 대한 예견에 충격을 받았다.
그에게 있어서 아서는, 복잡한 감정이 깃든 인물의 손자였다.
그래도 눈빛에는 아서의 죽음에 대한 예견을 향한 분노와 예견에 저항하려는 의사가 보였다.
샤일록 : 오즈 님... 말씀 잘해주셨습니다. 괴로운 내용이셨을 텐데...
-샤일록은 예견에 놀라기보다 오즈의 심정에 다가가려고 했다.
진심으로 오즈에게 동정하면서, 이제 괜찮다 한심시키려는 듯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 미소에서는, 신뢰 받은 것에 자랑스러워하는 자부심도 느껴졌다.
스노우 : ...개입...
화이트 : ...개입이라니 대체...
-예언한 당사자인 쌍둥이는, 오즈의 마력의 무시무시함에 질려하고 있었다.
<위대한 재앙>이 가진 힘에 개입해, 아서에게 주어질 터인 운명을 빼앗는다.
그런 짓을 저지른 오즈를 보고, 벌어진 입이 닫힐 것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스노우 : 중앙의 마법사로 선발된 것에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 짐작은 하고 있었네만, 옆에서 빼앗을 거라고는...
화이트 : <위대한 재앙>의 힘이 커진 건, 그대가 개입했기 때문 아닌가?
스노우 : 숙명은 바꿀 수 없는 것. 그걸 억지로 바꾸려고 해, 심각한 피해를 낳은 걸세.
화이트 : 그 결과, 숙명은 바꾸지 못하고 아서는 현자의 마법사로 선발되었다. 내 말이 틀렸나, 오즈.
-그들의 목소리는 나무라는 것처럼 들렸다. 말없이 있는 오즈를 감싸는 건 피가로였다.
피가로 : 지나간 일을 이렇다 저렇다 말해도 어쩔 수 없잖아요. 그게 진짜인지도 모르는 거고.
-쌍둥이를 달래면서, 피가로는 오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빛은 아버지나 형처럼 다정했다.
피가로 : 오즈. 스노우 님들의 말씀대로 숙명은 바꿀 수 없어.
나는 이 두 분께서 예견을 틀리신 걸 본 적이 없어. 2000년이나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말이지.
그래도 넌, 아서를 구하고 싶은 거지?
-의외일 정도로 피가로의 말투는 다정했다.
평소에는 오즈의 행동에 신랄한 비아냥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상처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사려 깊은 초록빛 눈동자에는, 연민도 엄격함도 신의와 비슷한 자애도 비치고 있었다.
제5화 남겨진 시간
[샤일록의 바]
-오즈는 씁쓸하다는 듯, 손가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끄덕인다.
오즈 : ...그래.
-피가로는 한번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보인다.
피가로 :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할 수 있는 한의 일을 할게.
-오즈는 고개를 들고 피가로를 바라봤다.
피가로 : 숙명은 바꿀 수 없다지만 늦추는 건 가능할지도 몰라. 예견이 성취되는 건 3000년 뒤일지도.
스노우 : 그렇게까지 머나먼 뒤의 이야기가 아닐세.
-고개를 젓는 스노우에게, 피가로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피가로 : 조금 더 배려해주세요. 오즈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다고요. 어제는 하루 종일 이상기후였고.
화이트 : 허황된 말로 안심시켜봤자, 뭐가 되는가? 예견은 바뀌지 않네.
피가로 : 오즈라면 모르는 일이죠. 현자님도 협력해주시고.
샤일록 : 저도 피가로 님께 찬성이에요. 아서 님의 옥체를 수호하고 있다면, 화도 그리 쉽게 다가올 수는 없겠죠.
피가로 : 그말대로야. 우리들이 아서를 지키자. 전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여러 궁리를 해보거나 해서.
때로는, 선수도 치자. 서쪽의 나라나 마법사 노바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게 있는데...
-갑자기, 피가로가 말을 멈췄다.
옆에 있던 파우스트가 피가로의 팔을 붙잡았기 때문이었다.
호소하듯이 피가로를 바라보고 있다.
결코 책망하는 눈빛이 아닌, 당혹과 초조함을 보이며 절박해져 있었다. 마치 경고를 보내는 것처럼...
피가로도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뜬다.
피가로 : 뭐야?
파우스트 : ...
-파우스트는 입을 벌리고는, 말하기 어렵다는 듯이 주위 사람들을 살폈다.
그때 피가로는 뭔가 알아챈 것 같았다.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한 미소로 변한다.
파우스트의 팔을 잡고, 파우스트를 일으켜세웠다.
피가로 : 잠깐 괜찮아? 가자.
파우스트 : 잠깐만, 여기서... ...말하는 게 좋아.
피가로 : 됐으니까. 이리 와. 가자.
샤일록 : 비밀 얘긴가요?
파우스트 : 아냐.
피가로 : 맞아.
-그건 이상한 광경이었다. 평소에는 파우스트가 날이 서있고, 피가로가 당황했는데.
파우스트의 대답은 신경쓰지도 않는 것 같은 피가로의 미소에, 파우스트가 곤란해하며 당황하고 있다.
두 사람은 방을 나갔다.
[창이 있는 복도]
피가로 : ...이 근처면 되나.
그럼 못 써, 파우스트. 너, 말할 생각이었지.
파우스트 : ...당신도 말해야 해.
피가로 : 뭐라고?
파우스트 : 뭐라고? ...당신의 여명 얘기 말이야. 아니면, 정말로 거짓말이었던 거야?
피가로 : 거짓말 아니야.
파우스트 : 그럼, 더더욱... 목숨이 위험한 건, 아서만이 아니야. 적어도, 쌍둥이나 오즈에게는...
피가로 : 말할 생각 없어.
파우스트 : 어째서!?
피가로 : 그들에게 동정받는 건 사양할래.
파우스트 : ...뭐...
피가로 : 아는 마녀가 옛날에 나한테 말했어. 아마도 여명이 얼마 안 남았다고. 루틸과 미틸의 어머니 말이야.
그 후로 계속, 그녀가 웃고 있어도 행복해 보여도 불쌍해 보였어.
동정은 업신여기는 거야. 나는 그런 취급 받고 싶지 않아. 특히 그들에게는 말이지.
파우스트 : ...업신여기는 거라니... 그건 단순한 정애잖아. 가족 같은 사람들이잖아?
피가로 : 아냐.
파우스트 : 「괜찮아, 아서를 구하자」 당신이 그렇게 말한 것처럼, 오즈들도 말해줄 거야.
「괜찮아, 피가로를 구하자」 그런 말을 들으면 돼. 뭐가 안 되는 건데!?
피가로 : 그들은 지킬 수 없어. 나는 아마도, 노쇠하고 있어. 육체가 약해지기 시작했거든.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일이야. 시작이 있는 한, 끝이 있어. 그게 찾아왔을 뿐이야.
그래도 나는 아직, 내가 끝나는 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아.
파우스트 : 그럼 어째서 나한테는 말한 건데!?
제6화 구할 수 있다면
[창이 있는 복도]
피가로 : ...
...글쎄, 왜일까...
파우스트 : 뭐!?
피가로 : 네가 생각해봐. 만약 알겠으면, 나한테 가르쳐주지 않을래?
파우스트 : 무슨 소리를...
피가로 : 쉿... 목소리가 커. 슬슬 방으로 돌아가자.
파우스트 : ...
피가로 : 오즈들한테는 말하지 말아 줘. 대답은?
파우스트 : ...싫다하면?
피가로 : 네 기억을 빼앗을 거야. 그런 짓 하지 않게 해줘.
파우스트 : ...
피가로 : 아, 그런 표정 하지 마. 아직 바로 죽지는 않아. 괜찮다니까.
[샤일록의 바]
샤일록 : 어떤 비밀 얘기를 하시는 걸까요...
두 분이 돌아오시기 전에, 새로운 음료를 가져올게요.
아키라 : 감사합니다.
스노우 : 호호호. 우리네도 돕지.
화이트 : 과일 조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먼.
-샤일록들이 자리를 비우자, 그 자리에는 나와 오즈만이 남았다.
아키라 : 잘 됐네요, 피가로들에게 말할 수 있어서... 모두 협력적이고...
오즈 : ...그래...
-이야기를 이어나가려고, 갑자기 미스라에게서 들은 피가로 이야기를 떠올렸다.
피가로의 마력이 약해져있다.
아키라 : 그러고 보니, 오즈... 피가로의 마력이 약해져 있다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오즈는 말 없이 나를 바라봤다.
아키라 : 미스라가 그런 말을 하고 있어서...
오즈 : 나도 전에 물어봤었다. 남쪽의 나라에서 살기 쉽도록, 위장하고 있다는 것 같다.
아키라 : 위장... 아, 그런가. 북쪽 출신이라는 걸 들키지 않도록.
-오즈의 대답에 나는 안심했다. 그렇다. 피가로는 남쪽의 주민들에게 숨기는 것이 있었다.
그러기 위한 단순한 장치였다.
오즈 : ...피가로는 아마, 과거를 버리고 싶은 거겠지.
그 과거 안에, 나는 있다.
-무슨 의미인지 묻기도 전에 피가로와 파우스트가 돌아왔다.
피가로는 아까 전보다 평온하게, 파우스트는 쓴 약을 억지로 마신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피가로 : 미안, 오래 기다렸지.
아키라 : 괜찮으세요? 대화는...
피가로 : 끝났어. 그렇지, 파우스트.
파우스트 : ... 나는...
(유리 깨지는 소리)
-그때, 글라스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샤일록이 웅크려 있었다.
그 가슴팍에는 불이 붙어있었다.
아키라 : <위대한 재앙>의 상처...!
스노우 : 피가로, 현자여!
화이트 : 서둘러, 이쪽으로!
아키라 : 네!
-나는 재빠르게 샤일록에게 뛰어갔다.
/
샤일록 : ...읏, 으...
-샤일록의 가슴에서, 이글이글 붉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괴로움에 눈썹을 찡그리는 그를 파우스트가 걱정스러운 듯 바라본다.
파우스트 : 괜찮은 건가, 샤일록! 오즈, 당신의 마법으로...
오즈 : 전에 해봤지만 꺼지지 않았다.
피가로 : 너한테도 안 되는 일은 나도 할 수 없어. 그래도 오늘은 현자님이 있지.
-피가로는 뒤돌아 나를 보며 말했다.
피가로 : 현자님은 <위대한 재앙>의 상처를 무효화할 수 있잖아? 도와줘.
아키라 : 네...!
-나는 끄덕였다. 가슴팍을 움켜쥐고 있는 샤일록의 손을 잡는다.
이마에 땀을 흘리며, 샤일록은 무리해서 웃었다.
샤일록 : 죄송해요, 현자님...
아키라 : 무리해서 말하지 마세요. 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해볼게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오즈도, 잠들 수 없는 미스라도, 손을 잡으면 도와줄 수 있었다.
그래서,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픈 샤일록을 구할 수만 있다면 하고.
하지만, 환상적으로 보였던 불꽃의 혀가, 샤일록의 하얀 피부 아래에서부터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정말로 심장이 불타고 있는 거다. 그 순간, 나는 경직되었다.
아키라 : (이런 거, 틀림없이 괴로울 거야. 반드시 도와줘야 해. 근데 내가 할 수 있을까? 못하면 샤일록이)
피가로 : 현자님, 진정해.
아키라 : ...으, 네...!
-나는 있는 힘껏, 샤일록의 손끝을 쥐었다.
제7화 고통에 닿아
[샤일록의 바]
샤일록 : ...으, 윽... 으...
-불꽃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당황해 오즈나 피가로를 바라봤다. 그들도 눈을 마주 보고 있었다.
샤일록의 손바닥이 땀에 젖었다. 견디기 힘든 고통에, 그의 손끝이 내 손등을 파고 든다.
하지만, 나를 상처입히지 않으려고 그는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힘을 뺐다.
나는 두려움에 당황했다.
아키라 : 죄송해요, 죄송해요! 항상 됐는데...
피가로 : 괜찮아, 현자님. 진정하고 천천히 숨을 쉬자.
파우스트. 여기 앉아서 가림막 좀 해줘. 현자님께 샤일록을 보이지 말아 줘.
파우스트 : 알겠어. 현자, 내 눈을 봐. 같이 10초 세보자.
-파우스트의 몸이 내 시야를 가린다. 샤일록의 손을 쥔 채로, 나는 파우스트를 봤다.
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소란스럽게 그 자리를 지나간다.
피가로 : 샤일록. 내가 제안하고 싶은 게 있는데. 네 통각을 차단할 수 있어.
하지만, 아픔이라는 건 경고이기도 해. 일시적으로 네 힘을 빼앗기게 되는 거야. 어떡할래? 나를 믿을 수 있겠어?
샤일록 : ...읏, 쾌락도, 고통도, 제 것이에요... 빼앗기고 싶지 않은데...
피가로 : 하하... 네 그런 점이 좋아.
샤일록 : ...읏, 후후... 참는다는 유흥도, 즐거운 법이죠... ...읏, ...현자님, 신경 쓰지 마시길...
-고통을 숨기며 웃는 목소리에, 나는 울고싶어졌다. 샤일록의 손 끝을 꽉 쥔다.
아키라 : 할 수 있어요! 오즈나 미스라에게 했던 것처럼, 제가...
파우스트 : 아키라, 알고 있어. 너는 언제나 우리들을 도와줬지. 당황하지 않아도 좋아.
-내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파우스트가 내 등을 쓰다듬는다.
온기가 다정해서, 나는 정말로 울고말았다. 울고 싶은 건, 샤일록일 텐데.
아키라 : (왜지? 어째서?)
(지금, 가장 도움이 되고 싶은데...)
스노우 : 불꽃에 닿아보는 건 어떤가.
화이트 : 끌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먼.
-쌍둥이의 말을 듣고, 나는 재빨리 샤일록의 가슴팍에 손을 뻗었다.
불꽃은 꺼질 것 같지 않았다. 갑자기 불꽃이 커져, 손가락이 타는 것 같은 강한 열을 느꼈다.
화상을 입기 직전, 파우스트가 내 손을 쥐었다.
파우스트 : 아키라...!
오즈 : 《ヴォクスノク》
-오즈가 주문을 외운다.
쿵, 머리를 떨어트리고, 샤일록은 의식을 잃었다.
의식이 없는 몸 위로 불꽃만이 이글이글 불타고 있다.
피가로는 질렸다는 표정으로 오즈를 올려다봤다.
피가로 : 너, 못 들었어? 샤일록은 감각도 자아도, 잃고 싶지 않다고 했어.
오즈 :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지. 샤일록은 고통을 느끼지 않고, 현자도 비명을 지르지 않고 끝났다.
피가로 : 네가 보고 싶지 않은 것에 뚜껑을 덮어뒀을 뿐이야. 타인의 긍지를 배려하지 않고.
-피가로는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즈는 불쾌하다는 듯이 그를 노려본다.
나는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파우스트의 손을 잡았다.
아키라 : 파우스트, 죄송해요! 저 때문에...
파우스트 : 괜찮아. 화상에는 익숙해.
피가로 : ...그거 농담이랍시고 한 거야?
스노우 : 미안하네, 현자여.
화이트 : 제정신이 아닌 그대에게 할 말이 아니었네.
스노우 : 하나, 우리네는 감동했네.
화이트 : 그렇게까지 우리네 마법사를 생각해주다니.
-쌍둥이는 기쁘다는 듯 웃고 있었다. 의식을 잃은 샤일록을 파우스트가 정중히 소파에 눕혀줬다.
그러는 사이 조용히 불꽃은 꺼져 파우스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즈와 피가로는 험악한 분위기였다.
나는 대체, 어떤 감정을 가지면 좋을 지 알 수 없었다.
아키라 : (샤일록을 도울 수 없었어...)
(이런 상태로는, 아서도...)
제8화 흔적을 쫓기 위해서
[샤일록의 바]
피가로 : 현자님, 주눅들지 마. 샤일록은 이제 괜찮아.
하지만,너도 괴로웠지. 마법사 노바의 이야기는 다음에 얘기하는 게 좋을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울어버리고 믿음직스럽지 못한, 약한 인간이라 여겨지고 싶지 않았다.
아키라 : 아뇨... 걱정끼쳐드려서 죄송해요. 들려주세요.
-피가로는 끄덕이고, 마법을 사용해 서류를 가져왔다.
둥실둥실 새처럼 종이들이 그의 손바닥에 모인다.
아서가 약속한 날에 빈센트 씨께 건네받은 서류들이다
피가로 : 샤일록에게는, 다음에 말해주는 걸로 하고... 단서를 둘로 좁혔어.
하나는 서쪽의 나라 장교클럽. 니콜라스가 출입했다는 곳이야. 흰 머리칼의 여성이 목격됐지.
아키라 : 그게 노바...?
피가로 : 확증은 없지만 찾아볼 가치는 있어. 애덤스 섬 출신이라고 말했고, 섬의 정보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 같아.
아키라 : 애덤스 섬... 무르가 말하기로는 샤일록에게 푹 빠져서 침몰한 섬이었다고...
-피가로는 기가 막혔는지 입을 벌리고는, 어깨너머로 샤일록을 돌아봤다.
피가로 : 그에게 반하면, 섬 하나가 가라앉는 건가... 대단한 남자네.
스노우 : 그대도 몰랐는가?
화이트 : 정보통인데.
피가로 : 서쪽의 제도 근처는 그다지 잘 몰라요. 오즈나 파우스트도 그렇지?
파우스트 : 그래.
오즈 : ...
피가로 : 파우스트는 착한 아이네. 너도 대답 정도는 해.
오즈 : 모른다.
피가로 : 애덤스 섬의 근처인 볼더 섬에서 의식의 흔적도 발견됐어. 노바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여기를 찾아줬으면 해. 될 수 있으면 중앙의 마법사와 서쪽의 마법사가.
파우스트 : 그런가. 니콜라스의 관계자이자 장교 클럽에 들어가는 거라면, 카인이 있는 편이 좋은가.
피가로 : 역효과일 가능성도 있지만. 니콜라스랑은 사이가 안 좋았다는 것 같으니까.
다른 하나는 동쪽의 나라에 옛날에 존재했다고 하는 마법사 길드야.
길드의 규정으로써 만들어진 『공영의 룰북』 저자에 노바라는 이름이 있었다는 것 같아.
파우스트 : 『공영의 룰북』? 마법사 길드를 만든 게 노바라는 건가?
피가로 : 알 수 없어. 비의 거리에 있는 도서관리소에 가록이 남아있었다고 해.
동쪽의 나라, 비의 거리, 마법사 길드. 『공영의 룰북』제작. 저자, J・페이지, H・르루Leroux, Q・노바.
오즈 : ...이름이 같기만 한 건?
피가로 : 그럴 가능성도 있어. 조사해보면 무언가 확증으로 바뀔 거야. 이건 동쪽의 마법사에게 부탁해도 될까?
파우스트 : 비의 거리라면 자주 가. 찾아보지. 그 책은 어디서 손에 넣을 수 있는 거지?
피가로 : 안타깝게도 환상의 책이야. 출판기록만이 남아있어.
소문에 의하면, 마법사가 함께 번영하기 위한 규정이 적혀있었다는 것 같아.
파우스트 : 흥... 도움이 되지 않았나보군. 그 길드는 이제 없는 거지?
피가로 : 아마도 말이지. 아마도라는 건, 언제 없어진 건지도 모른다는 거야.
파우스트 : 수상하군... 길드에 대해서도 조사하지.
스노우 : 북쪽의 나라 마법사와 남쪽의 나라 마법사는?
피가로 : 남쪽의 나라 마법사는, 어제, 빈센트에게 말한 대로.
중앙의 나라 도시에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진행합니다.
인간인 아군을 늘려두면, 유사시에 반드시 저희들의 희망으로 이어질 거예요.
북쪽의 마법사에게 딱히 부탁하고 싶은 건 없어요. 말하는 걸 듣게 만드는 것부터가 어려우니까.
스노우 : 그렇지 않거든!
화이트 : 우리네도 도움이 되고 싶네!
피가로 : 그럼, 노바와의 싸움에 대비해주세요.
미스라마저도 일대일로 이길 수 없었다잖아요. 오즈 이외, 전멸할 거예요.
스노우 : ...에잇. 이름 없는 마법사에게 쓰러질 우리네가 아니네.
화이트 : 그대에게도, 노바라는 자에게도, 본떼를 보여줘야겠구먼.
피가로 : 믿음직스럽네. 현자님, 내 얘기는 이상이야. 결정권은 네게 있어.
내 안을 따라도 좋고, 회의를 해서 하나부터 정해도 좋고, 네 안을 따라도 좋아.
어떻게 할래?
제9화 여기서도, 누군가가
[샤일록의 바]
-<위대한 재앙>을 소환하려고 했다는 마법사 노바.
그 마법사를 만나면, <위대한 재앙>이 작년보다 강해진 이유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위대한 재앙>의 상처를 없앨 방법이나 노바의 목적도.
손바닥을 쥐고 나는 피가로를 올려다봤다.
아키라 : 노바를 찾고 싶어요. 서쪽의 나라와, 동쪽의 나라, 양쪽에서...
피가로 : 알겠어. 내일, 서둘러서 준비하자.
샤일록은 내가 데려다둘게. 현자님은 느긋하게 쉬어.
아키라 : ...
피가로 : 왜 그래?
아키라 : 저... 도움이 되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현자의 힘을 제어할 수 있을까요.
-주눅 든 학생을 격려하듯, 피가로가 눈썹을 내린다.
그가 무슨 말을 건네기 전에, 스노우와 화이트가 끼어들었다.
스노우 : 됐네 됐어, 현자여. 현자의 힘은 고대부터 미지의 기술.
화이트 : 조종할 수 있는 자, 존재하지도 않았네. 그대는 잘하고 있어.
아키라 : 정말인가요...?
스노우 : 그렇네, 그렇네.
화이트 : 그대는 상냥한 아일세.
-스노우와 화이트의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눈물 흘릴 것 같아져 입술을 깨물었다.
어린 손바닥이, 머리나 등을 쓰다듬어주자 훅 안도한다.
그때, 기묘한 것을 봤다.
정말 한 순간이지만 피가로가 조소를 띄우며 쌍둥이를 힐끗 봤다.
조소와는 다를 지도 모른다. 모멸과 분노와 상심을 섞은... 그래, 의심의 눈빛이다...
여기서도 누군가가 누군가를 의심하고 있다.
[저녁/ 부엌]
루틸 : ...
레녹스 : 무슨 일이야, 루틸.
루틸 : 잠이 안 와서... 레노 씨는 뭘 하고 계셨나요?
레녹스 : 나도 조금 배가 고파서...
네로 : 야식 만들던 참이었어. 아주 조금 맛있는 거랑, 아주 조금, 단 술.
루틸 : 맛있겠다! 저도 먹어도 될까요?
네로 : 물론이지.
루틸 : 레노 씨, 네로 씨. 빈센트 님이 말씀하신 거, 기억하세요?
레녹스 : 응?
루틸 : 마법사는, 함께 있을 수 없다고... 정말 그럴까요.
레녹스 : 그렇네... 일률적으로 거짓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
남쪽의 나라는 일이 잘 풀렸어. 하지만, 그건 개척 도중이었으니까,라고 피가로 선생님은 말씀하셨지.
생활이 안정되고, 각자가 재산을 손에 넣으면, 주위를 의심하기 시작해.
그때, 도둑이 나오면 가장 먼저 의심받는 건 마법사야.
루틸 : ...저희들도 함께 있을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레녹스 : 어떨까... 네로는 어떻게 생각해?
네로 : 나는... 모르겠네. 나는 혼자인 편이 좋으니까.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건, 그러기 위해 모습을 바꾼다는 거야. 있는 그대로의 영혼으로는 있을 수 없지.
딱, 붙기 위해서... 자신의 모습을 일그러트리거나 타인의 모습을 일그러트리려고 하지.
나는 그런 건 사양할게. 그러니까, 나는 공생하지 않아.
루틸 : 있는 그대로의 네로 씨와 있는 그대로의 누군가가 함께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네로 : 어떨까. 나는 뽑기 운이 나빠서.
레녹스 : 마법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있어. 힘이 강한 마법사일수록, 타인에게 맞출 필요가 없어.
마법으로 자연을 조종해서 세상을 자신에게 맞춰가며 살 수 있어.
루틸 : 세상을 자신에게 맞춰서 살아간다... 강렬한 말이네요.
레녹스 : ...그렇네... 내 마음대로의 세상과, 자기 자신이 그곳에 있다면...
누군가와 있는 것보다도, 혼자서 사는 편이 편할지도 모르겠네.
네로 : 뭐... 그런 답답하게 생각할 거 없어.
우리들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순간만큼은, 이렇게, 조용한 밤에 대화할 수 있으면 됐어.
루틸 : 그렇네요... 건배.
레녹스 : 건배.
네로 : 건배.
[중정 / 밤]
-그날 밤, 잠들지 못하고 마법관 중정을 산책하고 있었다.
밤바람은 차갑고 부드러웠다. 달을 올려다보려는 순간, 사람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라스티카였다.
라스티카 : 안녕하세요, 현자님. ...피곤해 보이시네요. 괜찮으세요?
아키라 : 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라스티카...
라스티카 : 부디 사양 마시길. 현자님의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한 가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해드리죠.
-음악. 주문을 외우려고 하는 라스티카에게, 나는 순간 떠올렸다.
아키라 : ...맞다... 교향곡의 이야기를 하던 도중이었죠. 악기가 늘면, 곡이 어려워진다고.
오즈가 와서 중단됐는데, 그때의 이야기를 기억하세요?
라스티카 : 네. 악기는 마법사와 아주 닮았다는 이야기였죠.
제10화 누구 하나 잃지 않기 위해
[중정]
아키라 : ...그런 이야기를 했었나요?
라스티카 : 아니었나요? 악기는 각자, 개성적인 소리를 갖고 있죠.
혼자서도 소리를 낼 수 있어요. 그리고, 다른 악기와 음을 맞출 필요는 없죠.
어때요, 마치 마법사 같죠?
-듣고 보니 확실히 그랬다. 강한 개성, 격렬한 소리, 다른 것에 양보하지 않으려는 음색...
최악, 그래도 상관없다 생각했다. 나도 집단행동이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말도 안 되게 강대한 적과 싸울 때...
누구 하나 잃지 않기 위해, 만약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아키라 : ...교향곡을 잘 살리기 위해서 필요한 건 뭔가요?
-라스티카는 평온하게 미소 지었다.
조용하게 흔들리지 않는 그의 시선은 운명의 예언자 같았다.
라스티카 : 필요한 요소는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휘자예요.
아키라 : ...지휘자...
라스티카 : 맞아요. 뛰어난 지휘자는 각자의 음을 존중하면서 때로는 억누르고 때로는 이끌어내고...
조화를 만들죠.
지휘자는 어떤 악기든 장점과 단점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어요.
각자의 소리를 겹겹이 쌓아 올려서, 풍부한 음악으로 만들기 위해...
어떠한 음에도 관용을 베풀고 냉혹해질 필요가 있어요. 쉿, 조용히... 자, 크게!
(심벌즈가 부딪히는 소리)
-어디선가, 챙! 하고, 심벌즈 소리가 들려와 나는 심장이 튀어나올 뻔했다.
라스티카 : 실례. 놀라게 만들었네요.
아키라 : 아, 아뇨...
라스티카 :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에게 명령을 내리고, 모두를 위해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지휘자의 일이에요.
-깜짝 놀란 것만이 아니라, 나는 가슴이 빠르게 뛰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 지휘자의 소질이야말로 현자라 불리는 내게 필요한 거 아닐까?
지금 나에게는 안 될지 몰라도, 모범이 되어줄 만한 뛰어난 지휘자가 있다면...
함께 살아갈 수 없는 마법사들이, 일시적으로라도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아키라 : 라스티카. 하나 더, 물어봐도 될까요?
라스티카 : 뭐든 말씀하시죠.
아키라 : 마법관의 모두가 악기를 잘 다룬다고 가정하고...
지휘자에 어울리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라스티카 : 중앙이라면 카인. 동쪽이라면 파우스트. 남쪽이라면 피가로. 북쪽이라면 브래들리네요.
-얼마 전, 중얼거린 말이다.
눈을 크게 뜨는 내 앞에서, 라스티카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라스티카 : ...이런? 이전에, 말씀드렸나요?
아키라 : 라스티카, 서쪽이라면요? 서쪽의 나라의 지휘자는 누가 어울릴 것 같나요?
-그는 잠시 생각하고, 웃어 보였다.
라스티카 : 저겠네요.
아키라 : ...그렇겠죠... 저기, 무례하게 느껴지신다면 죄송해요. 샤일록은 안 되나요?
-라스티카는 득의양양하게 웃어 보였다.
그 자부심은 그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닌, 친구를 향한 것이었다.
라스티카 : 샤일록. 그 고결한 친구는, 각자의 뛰어난 점을...
하나로 정리하는 짓은 하지 않아요.
그는 따로따로인 어딘가 일그러진 것에, 아름다움과 풍성함을 발견해버리죠.
있는 그대로의 자유로운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
완성이나 승리나 달성... 누구나가 기뻐하고 안심하는 것을 샤일록은 가게 선반에 장식해두지 않아요.
미완성이나 패배, 미달...
있는 그대로 있었기에, 보답받지 못했던, 그 모든, 아름다운 것들.
그들을 진심으로 자애하고 경애하는 것이 샤일록이에요.
아마도, 그는 다른 사람들 이상으로 능숙하게 지휘봉을 흔들겠죠.
하지만, 그 자신이 상처받을 거예요. 그는 정답인 소리를 정해놓고 그 음을 향해 조정해나가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아 할 테니까요.
아키라 : ...라스티카는, 그걸 잘하나요?
-라스티카는 공손하게, 내게 한번 인사한다.
조금이지만 점잖은, 하지만 어딘가 믿음직스러운, 귀공자의 행동.
별똥별처럼, 매력적인, 미소를 보이며ひらめかせる 라스티카는 한쪽 눈을 감아 보였다.
라스티카 : 음악가니까요.
[현자의 방]
-그날 밤, 나는...
다섯 권의, 현자의 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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