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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開日:2022年11月8日 午後6時

*앱 상의 BGM,Live2D연출, 표정 변화와 함께 즐기시길 바랍니다. - 특히 8화, 10화

*먼저 읽으면 좋은 스토리 : MAIN_1부 11장.빗자루를 타고 퍼레이드에

*알아두면 좋은 것 : 레갈리아란?왕홀이란? (누르면 이미지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10장. 왕홀의 저주 ▼PAGE END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화 9화 10화

제1화 복잡한 사정의 레갈리아

[서쪽의 나라 탑/ 엘리베이터 앞]

아키라 : 릴리아나 아가씨를 구해줬으면 해...?


-내가 말하자 그레고리라 이름을 댄 새는 커다란 날개를 펄럭였다.


그레고리 : 네! 부디, 마음 따뜻하신 현자님!
서쪽의 왕가 왕홀의 저주로부터 릴리아나 아가씨를 구해주십시오!


-서쪽 왕가의 저주?
라는 건, 릴리아나 아가씨는 서쪽의 왕가 사람인 건가?
중앙의 나라 왕자인 아서와 같은, 서쪽의 나라 왕가의 공주님?
애초에 왕홀은 뭐지?
내 모습을 보고 뭔가 눈치 챈 듯 클로에가 설명해줬다.


클로에 : 현자님. 왕홀이라는 건, 근사한 지팡이 같은 거야.
서쪽의 나라 왕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레갈리아レガリア이기도 하대.

아키라 : 그렇구나... 잘 아시네요, 클로에.


-칭찬의 시선을 향하자, 클로에는 부끄럽다는 듯, 따뜻한 보랏빛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클로에 : 어렸을 적, 라스티카가 가르쳐 줬어.
그림에서 본 공주님이 예뻐서, 공주님을 따라 드레스랑 함께 왕홀을 만들었을 때...
이건 레갈리아로, 레갈리아의 모방품을 만들면 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클로에에게 그 말을 듣고, 옛날에 역사 수업에서 배웠던 것을 떠올린다.
왕가나 왕족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을 모방하거나 하는 행동은 자신이 왕족이라 자처하는 것과 마찬가지.
혹은, 왕가를 가벼히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 그렇기에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고 해도 반역죄를 묻게 되는 일도 있다고.
실제로 그레고리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것처럼 클로에를 올려다보고 있다.


그레고리 : 왕가의 왕홀 모방품을 만들었다니...
역시, 마법사는 얼토당토 않는大それた 짓을 생각하는 군.

클로에 : 나쁜 짓을 하려고 한 게 아니야.
엄청 예뻤으니까, 나도 만들어 보고 싶었어. 그게 뭐가 나쁘다는 거야?


-보기 드물게, 클로에가 볼을 부풀린다. 그레고리가 반론하기 전에 무르가 기쁘다는 듯 웃었다.


무르 : 멋져! 클로에의 말대로야!
권위나 전통은, 때에 따라 탐구심과 상상력을 막아버리지!
권위가 가치를 유지시키고 있는 거니까! 그래서 권위가 붕괴했을 때, 그 순간까지 갖고있던 가치를 잃어버리는 거야!
하늘과 땅이 정반대! 일등이 최하위로, 최하위가...

샤일록 : 무르. 그 이야기는 길어질 것 같으니 일단 보류해주시죠.

무르 : 아하하하! 이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이야긴데!


-즐겁다는 듯, 무르는 웃으며 공중을 한 바퀴 돌았다.
나는 언젠가 들었던 무르의 말을 떠올렸다.
꽃을 불꽃으로. 돌을 보석으로.
가치관이 변화한다.


샤일록 : 왕홀의 저주... 저도 들은 적이 있어요.


-입술을 문지르며, 샤일록의 시선은 아래로 향했다. 기억을 더듬듯 시선이 움직인다.


샤일록 : 서쪽의 왕가에 전해지는 왕홀은 대대로 왕위 계승자가 이어받는 것.
하지만 그 왕홀에는 자그마한, 사정いわく이 있다고...

아키라 : 사정...?


-샤일록은 나와 눈을 맞추고 작게 끄덕였다.


샤일록 : 네. 무려, 마음을 빨아들인다든가.

클로에 : 마음을 빨아들여!?

그레고리 : 그래... 릴리아나 아가씨는 계속 겁에 질려계셨지.
왕홀의 저주가 무섭다. 자신이 바뀌어버리는 게 무섭다고.
하지만 나는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레고리가 날개를 떨며 작은 머리를 감싼다.
조용히 있던 라스티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라스티카 : ...그렇다는 건, 릴리아나 아가씨는 왕위 계승에 관련있는 인물인 건가요?

그레고리 : ...그건...


-부리를 떨며 그레고리가 말을 아낀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TOP


제2화 의문과 약속

[서쪽의 나라 탑/ 엘리베이터 앞]

리케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현자님.
...! 와, 예쁜 새! 저도 만져봐도 되나요?

그레고리 : 이 녀석은!? 너희들의 지인인가?

리케 : 말했어...! 말하는 새라니, 신기해! 오즈, 들었어요?

오즈 : 저건 새가 아니다.

리케 : 새예요.

오웬 : 새!

리케 : 그죠, 새죠.

오웬 : 새!

오즈 : 새가 아니다.

그레고리 : 오즈? 오즈라고 들었는데. 설마 세계 제일의 마법사인 오즈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키라 : 아, 네. 맞아요. 오즈는 여기...


-그레고리는 부리를 크게 벌리고, 소리 없이 날아올랐다. 양 날개로 작은 머리를 감싸며 떨고 있다.


그레고리 : 오즈가 여기에...!? 여기에 오는 겁니까!? 대체 어디서...!?


-그레고리는 진정하지 못하고 불안하다는 듯이 몇 번이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거대한 무언가가 온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아서가 다정하게 손을 뻗었다. 살며시 그의 깃털을 쓰다듬는다.


아서 : 괜찮아. 안심해. 오즈 님은 무서운 분이 아니셔. 상냥한 분이야.

그레고리 : 당신이 마법사 오즈...?

아서 : 나는 아니야.

그레고리 : 아아, 당신이면 좋은데. 세계 제일의 마법사라면 분명 릴리아나 아가씨를 구할 수 있을 터!

아서 : 릴리아나 아가씨...?

그레고리 : 실은...


-아서의 팔에 앉아 그레고리가 이야기 꺼내려던 순간...
오웬이 꽈악 양손으로 그레고리를 붙잡았다.


그레고리 : ...구웩!

오웬 : 새! 기사님, 새야!

카인 : 고, 고마워, 오웬. 굳이 잡아서 보여줘서.
근데 살짝, 목을 조르고 있는 걸지도... 조금 더 상냥하게 잡아줘.

오웬 : 아, 죄송합니다.

그레고리 : 쿨럭쿨럭... 천진난만한 얼굴로 심한 짓을...
당신도 형이라면 제대로 동생을 돌보란 말이야.

카인 : 형? 내가 이 녀석의?

그레고리 : 아니야? 눈동자 색이 같지 않나.

클로에 : 확실히 그렇네, 처음 본 사람에게는 두 사람은 형제처럼 보일지도.


-카인이 오웬과 눈을 마주한다. 그 순간,그레고리는 도망치듯 오웬의 곁에서 날아간다.
그리고는 오즈의 머리 위에서 날개를 접는다.


그레고리 : 실례, 미안하군. 당신이 가장 키가 크니까 일시적으로 이곳에 있게 해 주게.

오즈 : ....


-지금 그레고리에게 오즈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면 그는 기절하겠지.


오웬 : 새...

그레고리 : 이봐이봐, 가까이 오지 마. 새 다루는 방법을 형한테 배우고 와.

카인 : 오웬, 지금은 나랑 놀자. 자, 사탕 줄테니까.

아서 : 아하하. 이쪽으로 와.


-오웬에게서 도망쳐, 오즈의 머리 위를 걷던 그레고리에게 아서가 다시 한번 손을 뻗는다.


아서 : 현자님, 이 분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아키라 : 어... 그레고리는 마법으로 새가 되어버렸다는 것 같아요.
릴리아나 아가씨라는 분께서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 같은데...


-나는 그레고리에게 들은 이야기를 아서와 다른 마법사들에게 전했다.

/

아서 : 그렇군요. 즉...
서쪽의 귀족 코르테스 가의 아가씨, 릴리아나 공이, 서쪽 왕가의 왕홀의 저주에 걸려버렸다고...

아키라 : 맞아요. 아서는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왕홀은 왕이나 여왕님이 드는 걸로...
서쪽 나라 왕가의 왕홀에는, 저주에 관한 소문이 있다는 것 같아요. 갖고 있는 자의 마음을 빨아 들인다고.

아서 : 서쪽 왕가의 왕홀에 관한 저주 이야기는 세계 괴담 이야기 중 하나로 저도 들은 적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네요. 릴리아나 공은 코르테스 가의 아가씨姫君죠?
서쪽의 왕가는 마스탄드레아Mastandrea입니다. 어째서, 코르테스 가의 릴리아나 공이 왕홀의 저주에?

그레고리 : ...
미안하지만 손을 빌려준다 약속하지 않는 다면 이 이상은 말할 수 없어.

샤일록 : 마법사는 약속을 하지 않아요.



▲TOP


제3화 신께 맹세하다

[서쪽의 나라 탑/ 엘리베이터 앞]

그레고리 : 짓궂은 말은 하지 말아 주게! 나는 약속하지. 정보는 얼마든지 줄 수 있어.

리케 : 짓궂게 행동하는 것도 아니고, 정보도 필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좀 더 자세한 사정을 말씀해주시면 안 될까요? 저희들에게는 중요한 임무가 있어요.
지금부터 서쪽의 나라의, 어...

카인 : 마법 과학 병단 본부.

리케 : 마법 과학 병단 본부로, 가야만 해요.

그레고리 : 현자님과 현자의 마법사들이 여럿 모여 마법 과학 병단 본부로?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설마... 또, 달이 공격해오는 건가?


-그레고리의 목소리에는 숨겨지지 않는 공포와 긴장이 녹아있었다.
나는 안심시키고자 웃어 보인다.


아키라 : 괜찮아요. <위대한 재앙>을 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사하러 가는 거예요.


-그레고리는 후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곧바로 나를 바라본다.
그의 감청색 눈동자는, 정열적이고 현명하며 결사적이었다.
새 모습이 되기 전의 그는, 믿음직한 뛰어난 종자였던 게 아닐까.
그는 아서의 곁에서 날아올라, 내 눈앞으로 와 한 번 더 깊게 고개를 숙인다.


그레고리 : 현자님, 방금 전의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대단히 송구한 말이오나 저는 이 이상 전해드릴 수 없습니다.
전해드리고 싶은 말은 태산처럼 쌓였지만 저따위가 멋대로 말해서는 코르테스 가에 폐가 될 것입니다...


-완고한 그레고리의 모습을 보고 샤일록이 나를 향해 어깨를 숙였다. 살며시 작은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인다.


샤일록 : 현자님... 아마도 서쪽의 왕위 계승 문제가 얽혀있는 것이겠죠.

아키라 : 왕위 계승 문제...?

샤일록 : 네. 왕위 계승 문제라고 한다면, 왕가의 중요 기밀이죠.
우리들이 그를 돕겠다 말할 때까지, 그가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것도 어쩔 수 없어요.

아키라 : 그런 거군요...


-상상 이상으로, 사태는 심각해 보였다. 나는 다시 한번 그레고리를 바라봤다.
그는 강인한 눈초리로 진지하게 계속해 호소했다.


그레고리 : 도와달라 부탁드리면서, 내용이 시원치 않아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지만, 현자님.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게 있어 이 세상에서 릴리아나 아가씨보다 소중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 마음에 거짓은 없습니다. 신께 맹세합니다. 어떠한 수를 써서라도, 그녀를 지키고 싶습니다...!
부디, 힘을 빌려주십시오. 현자님!


-마치, 머리가 무릎에 닿는 것처럼最敬礼をするように, 등을 굽혀가며 그레고리가 고개를 숙인다.
그의 말은 서쪽의 사는 사람다운 정열과 격렬함이 담겨있었다.
신께 맹세합니다. 마법사들은, 쉽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다.


아키라 : (그레고리는, 릴리아나 아가씨를 좋아하는구나...)


-어떻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들자 서쪽의 마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랑 얘기를 좋아하는 서쪽의 마법사들은 완전히 그의 편이 되어 있었다.


클로에 : 찡했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은 거지. 현자님, 나, 도움이 되고 싶어!

라스티카 : 근사한 사랑 이야기야. 기꺼이 협력해드리죠.

샤일록 : 일어날 것 같은 비극을, 보고도 보지 못한 척해서는 꿈자리가 사나울 것 같으니까요.

무르 : 샤일록은 젊은 사람의 순애純愛를 좋아해ㅡ!

그레고리 : 고마워, 당신들! 아, 당신들이라니 실례했군. 자비로운 용자들, 존함이?

무르 : 무르!

샤일록 : 샤일록이에요.

라스티카 : 라스티카라고 합니다.

클로에 : 클로에야! 잘 부탁해, 그레고리!

그레고리 : 아아... 무르, 샤일록, 라스티카, 클로에, 고마워!
아키라 님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 해도, 괜찮은 것이겠지요? 아키라 님의 마법사를 빌려도...?

아키라 : 어...


-나는 대답하기 곤란해, 중앙의 마법사들을 뒤돌아봤다.



▲TOP


제4화 그럼 각자의 길로

[서쪽의 나라 탑/ 엘리베이터 앞]

-중앙의 마법사들은, 웃으며 끄덕였다.


카인 : 갔다 와, 아키라. 마법 과학 병단 본부에 찾아가도, 얘기 들어볼取次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
서쪽의 마법사들이 있어준다면 마음 든든했겠지만, 니콜라스의 이야기라면 우리들끼리도 사정을 들어볼 수 있고.
정보 모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레고리를 도와줘.

아키라 : 카인... 아서들도, 이걸로 괜찮나요?

아서 : 네. 여기서 그를 만난 것도 무언가의 연이겠죠.
현자님과 서쪽의 마법사들에게 맡기기만 하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아키라 : 감사합니다... 이쪽이 정리되는 대로 바로 달려갈게요.

아서 :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리케 : 아서 님. 저희들과 그레고리는 여기서 인사하는 건가요?

아서 : 그렇네. 그들은 서쪽의 코르테스 령에 가는 걸 테고.

리케 : 아쉬워요. 조금 더 새의 모습인 그레고리와 놀고 싶었는데.

그레고리 : 사람 모습으로 돌아가면, 다시 한번, 상대해드리죠. 카드든, 보드게임이든.

오웬 : 안녕이야?

리케 : 맞아요, 오웬.

오웬 : 마지막으로 만지고 싶어.

그레고리 : 어? 아, 살짝 해. 부탁할게.


-작은 턱을 오웬이 쓰다듬어 그레고리는 어깨를 움츠린다.


오웬 : 착하지, 착해.

그레고리 : 하하, 간지럽군. 말하면 통하잖아, 당신네 동생.

카인 : 어? 응.

그레고리 : 상냥하네.


-카인은 복잡하다는 듯 웃었다. 살며시 오웬의 손을 쥐고 말린다.


카인 : 자, 또 보자 해야지.

오웬 : 또 보자.


-이렇게 우리들은 서쪽의 나라 탑에 도착하고나서 바로, 두 갈래 길로 나뉘게 되었다.
중앙의 마법사들은, 풍요의 거리로.
서쪽의 마법사들은, 나와 함께 코르테스 령으로.



[하늘]

-나는 샤일록의 빗자루 뒤에 올라탔다.
바람에 나부끼는 샤일록의 머리카락에서는 살며시 좋은 향이 났다.
허둥대는 나를 놀리듯이, 샤일록이 미소를 머금는다.


샤일록 : 현자님. 제대로, 잡고 계셔 주세요.

아키라 : ㄴ, 네.


-허둥대고 있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그레고리 : 당신, 섹시하네...
섹시한 미인은 많이 만나봤지만 당신 정도의 사람은 처음이야.

샤일록 : 후후... 그렇겠죠.


-샤일록은 익숙하다는 듯, 그레고리의 칭찬을 흘렸다. 그레고리를 어깨를 움츠린다.


그레고리 : 진심으로 한 말인데. 가문의 메이드들이면, 볼을 붉혔을 거야.

샤일록 : 언젠가, 부끄럽게 해 주세요. 그레고리, 제 어깨에서 쉬시겠어요?

그레고리 : 사양하지. 어설픈 소년처럼, 머뭇댈 것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어째서인지 그레고리는 내 어깨를 자기자리로 삼고 있었다.
사크 쨩도 있어서, 오늘은 얼굴 주위 밀도가 높다.
순간, 멀어지는 중앙의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그레고리가 말한다.


그레고리 : 현자님. 아서 님이라 불리시던 분은, 혹시...

아키라 : 아... 맞아요. 중앙의 왕자 아서예요.


-아서가 현자의 마법사로서 소환된 일은 국내외에도 전해졌을 것이다.


그레고리 : 역시... 현자의 마법사로 선택되었다고 들었지만, 저분께서...


-그레고리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아서의 등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푸른 하늘을 가로지른다. 달콤한 향기는 코끝을 간지럽힌다.
그와 함께 희미하게 샤일록의 혼잣말이 들린다.


샤일록 : ...아아, 코르테스...
...그 식물원의...


-빗자루에 타, 코르테스 령을 향하는 도중, 그레고리는 조금씩 사정을 얘기해줬다.



▲TOP


제5화 언덕 위의 성

[하늘]

그레고리 : 릴리아나 아가씨 신변에 일어난 일을 당신들에게 말하고 싶지만, 아무쪼록 발설은...

클로에 : 안 해! 약속은 할 수 없지만 우리들을 믿어줘.
릴리아나 아가씨와 그레고리는 어떤 관계였어? 쌍방? 짝사랑?

라스티카 : 나도 듣고 싶은걸.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지.


-그레고리를 어깨를 움츠리듯 살짝 깃털을 움직였다.


그레고리 :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녀석이라고 비웃지는 않겠지? 말한 대로 나는 종자야.
이 사랑은 신분이 다른데.

클로에 : 바보 취급하지 않아. 신분이 다른 사랑, 멋지잖아!

그레고리 : ...그래?

클로에 : 그래. 나는 응원해. 나도 평민이지만 귀족인 라스티카와 친구야.

라스티카 : 그렇네.

그레고리 : 하하... 고마워. 마법사는 자유로워서 좋군.

샤일록 : 당신도 자유로워요. 조금 전까지의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날개를 갖고 있으니까요.
인간도 아닌, 새도 아닌, 세계에서 가장 새로운 사랑을, 당신은 시작한 걸지도 모르죠.


-그레고리의 감색 눈동자가 빛을 반사해 반짝하고 빛난다. 눈물 어린 것처럼도 보인다.


그레고리 : 당신들, 좋은 녀석이잖아. 아까는 미안했어. 망할 마법사들이라고 해서...

무르 : 괜찮아, 괜찮으니까! 이어서 말해봐!


-그레고리는 끄덕이고, 드넓게 펼쳐진 초록빛 대지의 끝을 바라봤다.
아득한 저편, 조금 높은 언덕에 훌륭한 성이 세워져 있다.


그레고리 : 보이나? 저게 코르테스 성이다.

클로에 : 보여! 언덕 위에 성이라니 멋있네.

그레고리 : 코르테스 성은 역사가 길어서 말이야. 영민領民들에게도 친근함을 담아 언덕 위의 성이라고도 불리고 있지.
저 성에서 우리들은 자랐어.
릴리아나 아가씨는 나보다 5살 연하로, 올해 18살이 되는 성주님의 외동딸. 나는 23살로 아가씨의 기사近侍로 일하고 있었어.
평온한 코르테스 령은 왕가의 먼 핏줄이라고는 해도 권위 다툼과는 연이 없던 땅이었지.
코르테스의 자랑이라고 한다면 건국과 거의 동시에 세워진 왕립식물원 정도야.

아키라 : 왕립식물원...?


-아까 샤일록이 중얼거린 식물원을 말하는 건가?


그레고리 : 그래. 서쪽의 나라 왕실이 소유한 식물 연구시설이지.

아키라 : 즉, 왕의 연수시설을 말하는 건가요?

그레고리 : 그래 그래. 아주 먼 옛날, 심각한 염해塩害가 일어나서 귀중한 식물이 일제히 말라죽었어.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위대한 왕께서 훌륭한 식물원을 건설하신 거지.

아키라 : 염해라니... 폭풍이 불 때 높은 파도 같은 걸로, 소금이 넘어오는 그건가요?

샤일록 : 보통은요.

아키라 : 보통은?

샤일록 : 식물원이 생긴 계기는, 마법사가 바닷물을 소용돌이로 만들어 땅으로 가져왔기 때문이에요.


-나는 말을 잃었다. 그레고리도 진정하지 못하고 몇 번인가 날갯짓한다.


그레고리 : 역사책에는 큰 태풍의 재해라고...

샤일록 :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마법사에 의한 인재人災였어요.

클로에 : 그 마법사는,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샤일록 : 글쎄요, 이유는 몰라요. 사람들의 생활에 섞이지 않고, 잠깐 위협할 생각으로...
인간들이 지키고 있던 것을 엉망진창으로 할 생각이었을지도 모르죠.
동쪽의 마법사라면 깊은 원한이나 그에 상응하는 각오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향락적인 서쪽의 마법사의 짓이니까, 단순한 재미삼아 한 것愉快犯이었을지도.

클로에 : ...그래서, 어떻게 됐어?

샤일록 : 무르가 돌로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그 무렵, 무르는 서쪽의 왕가와 친분이 있었으니까요.
무르, 기억하시나요?

무르 : 몰ㅡ라!


-무르가 빗자루에 발 끝을 걸치고, 곡예 부리듯 거꾸로 매달려 있다.
숨이 괴로워져 나는 크게 한 숨을 쉬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마법사들을 무서워하는 인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마법사들이 단순한 농담 삼아 부숴버릴지도 모르는 것들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공포.
나날이 신경을 갉아먹는 듯한 불안과 허무함과 무력감.


▲TOP


제6화 기사와 아가씨의 사랑이야기

[하늘]

그레고리 : 어.... 얘기를 돌려도 될까?


-그레고리는 그렇게 말하고, 양 날개 끝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했다.
그 손짓을 따라 하며, 라스티카가 끄덕인다.


라스티카 : 하시죠.

그레고리 : 고마워.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그래, 왕립식물원.
즉, 코르테스 가는 왕립식물원의 관리를 맡고 있는 정도로 중요성 없는 평온한 성이었어.
성주님도 태평하신 분으로, 측근들도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많았지.
코르테스 성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한다면 나였어.

클로에 : 우와, 멋있다!

그레고리 : 그럴지도 모르지. 국가의 유능한 사람들이 모이는, 서쪽의 왕궁에서의 이야기라면.
내 경우에는 대단한 자랑거리도 되지 않아. 그 정도로 의욕적인 젊은 사람에게는 평화롭고 따분할 정도의 성이었어.
하지만 덕분에 성주님께서 기억하시기도 좋았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릴리아나 님의 기사를 맡기셨어.



[과거/ 코르테스 성 외관]

릴리아나 : 있지, 그레고리.

그레고리 : 네. 무슨 일이십니까, 아가씨.

릴리아나 :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 그레고리는 마음이 잘 통하는 근면한 사람이고, 박식한데다, 머리도 좋다고.

그레고리 : 영광입니다. 

릴리아나 : 현명한 그레고리라면 알 거야. 나, 누구랑 결혼해?

그레고리 : 글쎄요... 아직 먼 이야기 아닐까요? 아가씨는 아직 7살이시니까요.

릴리아나 : 그렇지만...

그레고리 : 그렇지만?

릴리아나 : 나, 그레고리랑 결혼하고 싶어. 그레고리가 제일 좋은 걸.

그레고리 : 아하하. 나쁘지 않네요.

릴리아나 : 이 성에서 그레고리가 제일 멋져. 검도 말도 잘 다루고, 머리도 좋고, 일찍 일어나고, 글자도 예쁘고...

그레고리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많이 느리죠.

릴리아나 : 그레고리, 나랑 결혼해줄 거야? 아버지께 부탁해도 돼?

그레고리 : 릴리아나 님. 아무리 아가씨께 무른 성주님이라고 해도, 이번만큼은, 안 된다고 하실 겁니다.

릴리아나 : 왜?

그레고리 : 신분이 다르니까요.



[현재/ 하늘]

클로에 : 안타까워...!

라스티카 : 안타깝네... 분명, 그녀는 너와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작은 새일 텐데...

그레고리 : 아니 아니, 새 아니야. 릴리아나는 인간이고, 나도 원래는 인간이야.

라스티카 : 아, 그랬지! 미안.
너를 보고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새들의 사랑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려서...

그레고리 : 마음은 알겠는데.

클로에 : 그래서 그래서? 진심으로 릴리아나 아가씨를 좋아하게 된 건 언제부터야?

그레고리 : 그렇네... 그건 내가 20살로, 아가씨께서 15살이 되었을 때...



[과거/ 코르테스 성]

릴리아나 : 그레고리ㅡ! 내 춤, 어땠어?

그레고리 : 잘하셨습니다.

릴리아나 : 에헤헤, 고마워! 한 곡 더 출 테니까, 거기서 봐줘!

그레고리 : 네. 힘내세요.

성주 : 그레고리.

그레고리 : 성주님, 오셨습니까...

성주 : 춤이라. 릴리아나도 15살이네. 자네도 알거라 생각 하네만...

그레고리 : ...물론,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저 기사로...

성주 : 왕가의 먼 혈족이라고는 해도, 코르테스 령은 평온하고 정권 다툼과는 연이 없는 토지네.
장래 유망한 그대에게는 부족할지도 모르겠지만, 받아주지 않겠나?

그레고리 : 네?

성주 : 어?

그레고리 : 뭐를....

성주 : 릴리아나와 차기 성주 자리를...

그레고리 : 네!? 저 평민인데요!?

성주 : 괜찮겠지, 우리는... 여차하면, 어딘가 귀족의 양자로 들어가면 되네.

그레고리 : ...
대단히 감사한 말씀입니다만, 조금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성주 : 어...? 그녀와 결혼하고 싶었던 게...?

그레고리 : 아니, 안 될 거라 생각해,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지하게 아가씨를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성주 : 찰 겐가...?

그레고리 :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니지만, 아직 15살이시고...

성주 : 그레고리, 부탁하네! 자네밖에 부탁할 사람이 없네!

그레고리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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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두 사람의 사랑을 축하해

[하늘]

클로에 : 어... 그런 느낌이었구나... 좀 더, 순애라 생각했는데...

그레고리 : 실망하지 마! 지금부터 순애니까!

샤일록 : 이제 슬슬, 언덕 위의 성에 도착해요.

그레고리 : 잠깐만! 조금 더 말하게 해 줘!
그런 느낌으로, 암묵적 이해로 우리들은 약혼자 같은 취급을 받으며 자랐어.
나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릴리아나 아가씨의 성장에 따라 점점 의식하기 시작해서...

클로에 : 꺄ㅡ, 그거지 그거! 그런 이야기를 기다렸어!
시간이 두 사람에게 소중한 것을 알려준 거네. 운명의 상대는 곁에 있다고...

무르 : 심플하게, 생물학적 이유 아냐?

클로에 : 생물학적 이유?

무르 : 육체가 어린 몸幼体에서 성체로 변함으로써, 그레고리의 연애대상이 된 거지.

클로에 :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 전혀 멋있지 않아!

그레고리 : 성체라니 뭐야!? 아가씨는 곤충이나 물고기가 아니라고!

무르 : 나는 영혼으로 사랑하는 타입이지만, 외관 연령으로 구애 대상을 선택하는 생물도 있잖아?
라스티카는 어때? 클로에가 어린 몸이었을 때부터 함께 있는데.

클로에 : 여기서, 우리들로 화제를 돌리는 거야!?

샤일록 : 무르, 노골적인 표현은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니, 품위 없어요.

무르 : 본능 이야기에 품위가 없다고 한다면 사랑하는 생물은 전부 상놈에 천박할 뿐이야.
저게 갖고 싶어! 저게 좋아! 네가 좋아하는 욕망인데 말이야. 왜 인정해주지 않는 거야?

샤일록 : 그 본능에 따른 결과, 짐승이 된 사람을 알고 있으니까요.
짐승과 같은 연심을, 절도節度와 이성으로 묶어둬야, 맛이 깊어지는 법...

그레고리 : 역시, 마법사. 전문가 같은 사랑 이야기군...

라스티카 : 나는 어린 클로에도 어른이 된 클로에도 알고 있지만, 어느 쪽도 멋진 클로에야.

클로에 : 라스티카! 지금 대화에 참가하면 복잡한 느낌이 될텐데!?

라스티카 : 그래?

아키라 : 그, 그래서, 릴리아나 아가씨와 약혼자 취급을 당하게 된 거였죠?
성주 님의 보증도 있었으니까, 신분차는 관계없는 거 아닌가요?

그레고리 :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요 몇 개월 사이 갑자기, 상황이 이상하게 굴러가기 시작했어.



[과거/ 코르테스 성]

릴리아나 : 그레고리... 당신한테 사과할게... 나, 어려서, 멋대로 굴었어.

그레고리 : 왜 그러십니까, 갑자기...

릴리아나 : 당신의 사정을 생각하지도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곁에 있어줬으면 했어.
그레고리가 지켜봐 주면 언제나 안심할 수 있었으니까...
당신은 상냥하니까... ...아버지께 거스를 수 없으니까 함께 있어줬을 뿐인데.

그레고리 : 릴리아나 님...

릴리아나 : 미안해, 고마워. 나한테서 자유로워져도 좋아.
그레고리라면 분명, 멋진 부인을 만날 수 있을 거야... 아버지께 말해둘 테니까...

그레고리 : 왜 그러십니까? 어째서, 그런 말을...

릴리아나 : 이제야 깨달았을 뿐이야. 나는 몇 번이고 사랑 고백을 했지만, 그레고리에게서는 한 번도 없었어...
...즉, 그런 거였다고...

그레고리 : ...
...바보네, 릴리아나. 아니, 바보는 나야. 당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릴리아나 : 그레고리?

그레고리 : 사랑하고 있어. 릴리아나.



[현재/ 하늘]

클로에 : 됐다ㅡ! 사랑한다고 했어~!

라스티카 : 축하해, 그레고리! 축하해, 릴리아나 아가씨! 사랑을 담아, 한 곡 연주하죠.

무르 : 축복의 마법을 걸자! 《エアニュー・ランブル》!

샤일록 : 여기서는 한번, 건배하죠. 좋은 술을 준비할게요.

(폭죽 터지는 소리)

-푸른 하늘에 불꽃을 쏘아 올리고, 바이올린 음색이 울려 퍼지며, 서쪽의 마법사들은 난리를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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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여자 목소리와 악몽

[하늘]

-나도 어울려, 무르와 함께 그가 마법으로 꺼낸 꽃잎을 뿌리고 있었다.
그레고리는 절실히 감탄하고 있었다.


그레고리 : 당신들, 엄청나게 즐겨주는구나...
내가 음유시인이었으면 돈을 줘서 고용을 해서라도 맨 앞줄에서 이야기 들려줬을 거야.

클로에 : 릴리아나 아가씨의 마음이 통해서 다행이다! 그래서? 그래서?

무르 :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했지?

클로에 : 상황이 이상해지는 거야!? 그래, 그런다고 말했지...

라스티카 : 그러고 보니, 릴리아나 아가씨를 도와달라고...

샤일록 :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방금 전보다도 적극적으로 서쪽의 마법사들은 그레고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레고리 : 나와 릴리아나가 마음을 확인한 그날... 첫 번째 불행한 소식이 왔어.



[과거/ 코르테스 성]

그레고리 : 왕태자 전하의 가족이 마차 사고에...?

성주 : 그런 것 같네... 왕태자 전하의 어린 아들까지도 함께 사고를 당했다고...

그레고리 : 국왕폐하의 상태도 좋지 않다고 하는데, 그에 이어 왕태자 전하가 사고에...
무사하면 좋겠습니다만...

/

그레고리 : 왕태자전하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되었다고, 갑작스러운 병으로 제2왕위 계승자인 공작까지...
왕위 계승권에 관련된 왕가 사람들도, 요즘 들어 급사하는 분이 많으시네요...
설마, 왕궁에서 독살이 진행되고 있는 건...

릴리아나 : ...그레고리... 나, 무서워...

그레고리 : 괜찮습니다. 확실히 릴리아나 아가씨께도 왕가의 고귀한 피가 흐르고 있지만...
가계도를 펼쳐서 왕위 계승권을 순서대로 세어보아도, 아가씨의 앞에 다섯 명 이상이나 있습니다.
왕위 계승문제가 한가한 코르테스까지 돌아오지 않겠지요.

릴리아나 : ...그러면, 좋겠는데...
실은 몇 달 전, 침실에서 자고 있을 때 기묘한 목소리가 들렸어...

그레고리 : 기묘한 목소리...?

릴리아나 : 응... 그건 분명 중앙의 나라에서 오개국 평화 회의가 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밤중에 시선이 느껴져서 잠들지 못하고 있었더니 음침하고 기분 나쁜 여자 목소리가 들렸어....
이 아이로 정했다,라고.



[현재/ 하늘]

그레고리 : ...그후로 마치 악몽을 꾸는 것만 같았어.
왕위 계승권을 가진 자들이 거짓말처럼 풀썩 풀썩 죽어서...
지금 왕좌에 가장 가까운 인물은 릴리아나 아가씨가 되어버렸어.

아키라 : 그렇게나 왕가 사람들이 죽었단 말이에요!?

샤일록 : 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서쪽의 왕가 계승 순위는 꽤 복잡하다고 하죠.
남녀 상관없이 장자제로, 직계 혈통이 끝났을 때는...
왕가 한 집안에서 정해진 집으로부터 양자를 받습니다. 그 말석에 있는 게 코르테스 가죠.


-익숙하지 않은 말들의 나열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자, 무르가 말을 덧붙여줬다.


무르 : 이런 거는 왕위 계승 다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만들어진 룰이란 말이지.
왕위계승 다툼이 일어나기 쉬운 건, 형제간이나, 삼촌과 조카 사이. 그걸 막기 위해서...
부모에게서 장자에게 반드시 잇게 하는 거야. 아이가 없으면, 왕가의 한 가문에서 정해진 순서대로 양자를 받고.
그렇게 정해져 있어. 그러니까 장자 이외의 형제들은 살아있을 거야.

라스티카 : 그럼... 국왕폐하에 무슨 일이 있을 경우에는 릴리아나 아가씨가...?

그레고리 : 서쪽의 나라 여왕폐하가 되는 거지.


-서쪽의 나라 여왕. 소박한 사랑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스케일이 남다른 이야기로 급전개 됐다.
다시 한번, 내가 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라고 통감한다.
좋아하는 여자 아이가 여왕님이 되어버리다니, 보통은 들어볼 수 없는 연애상담이다.


샤일록 : 그러니 몇 번이고 입막음을 하신 거군요. 아직 공표되지 않은 거죠.

그레고리 : 너무 왕가에 불행이 계속되니까.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도록 정보를 덮어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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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나를 놓지 말아 줘

[하늘]

클로에 : 하지만, 신경 쓰이는 걸... 릴리아나 아가씨가 들었다고 하는 여자 목소리.

무르 : 이 아이로 정했다.

샤일록 : 그 목소리의 정체에 대해서는 무언가 아시는 게 있나요?

그레고리 : 아니... 하지만 릴리아나는 저주의 왕홀 목소리인 거 아니냐고.

라스티카 : 서쪽의 왕가 저주의 왕홀이 릴리아나 아가씨를 왕위 계승자로 정했다고?

그레고리 :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믿고 겁을 먹었어.



[과거/ 코르테스 성]

릴리아나 : 싫어... 풍요의 거리로 가고 싶지 않아. 왕궁에 가고 싶지 않아.
간다면, 저주의 왕홀에 마음을 빼앗길 거야... 내가 나로 있을 수 없게 돼...

그레고리 : ...릴리아나 님...

릴리아나 : 그레고리, 도와줘! 왕녀 따위... 여왕 따위 되고 싶지 않아.
결혼식을 올리자. 당신의 부인이 되면 계속 코르테스에서 살 수 있어.
이 언덕의 성에서 모두의 삶을 지켜보며 할머니가 될 때까지...

그레고리 : ...릴리아나. 나는 당신의 남편이 될 수 없어.

릴리아나 : 어째서!?

그레고리 : 당신은 장차, 서쪽의 나라 여왕이 될 거야. 나는... 국왕은 될 수 없어.

릴리아나 : 그럴 수가...!
당신이 싫어졌다면 포기할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거야!

그레고리 : 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코르테스 사람은 왕궁에 출입할 수 없다는 엄격한 지시가 있어서...
...읏, 적어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 한 번 더 왕궁에 교섭해 보겠습니다.

릴리아나 : 왜? 당신도 시녀들도 왕궁에 데려갈 수 없는 거야?
나만 외톨이로 차례차례 사람이 죽어가는 듯한 왕궁에서 살아야 한다니...

그레고리 : 괜찮아, 릴리아나. 반드시, 내가 지켜볼게. 당신에게서 눈을 떼지 않을게.

릴리아나 : 부탁이야, 그레고리... 나를 혼자 왕궁으로 보내지 말아 줘. 분명, 마음을 잃게 될 거야...
당신이 알고 있는 나로, 있을 수 없게 돼... 그런 무서운 예감이 들어...

그레고리 : 릴리아나...

릴리아나 : 정말 좋아해, 그레고리. ...나를 놓지 말아 줘...



[현재/ 하늘]

그레고리 : ...하지만, 몇 번을 교섭해도, 릴리아나 님과 동행하는 건 허락받지 못했어.
왕궁에서 사람이 찾아와, 릴리아나 님은 납치당하는 것처럼 끌려가셨어.

클로에 : 너무해... 릴리아나 아가씨가 불쌍해...

샤일록 : 당신은 어떻게 하고 계셨나요, 잠자코 조용히 있던 건 아니셨겠죠.
잠자코 계셨다면, 새 모습이 되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

그레고리 : 하하, 그 말대로야.
몇 번이고 교섭해도 릴리아나 님과 만날 수 없으니까, 화가 난 나는...
지금 생각해도 무모하지만 왕궁에 잠입했어.

클로에 : 왕궁에!?

무르 : 발견되면 처형 감인데! 용케 살아있네!

아키라 : 왕궁에 잠입해서... 릴리아나 아가씨와는 무사히 만났나요...?

그레고리 : ...응



[과거/ 서쪽의 나라 왕궁 정원]

그레고리 : ...릴리아나... 대체 어디에...
설령 여왕이 된다고 해도, 당신은 나의 작은 아가씨야. 언제나 지켜본다고 약속했어...

릴리아나 : ...

그레고리 : 릴리아나!

릴리아나 : 누구지?

그레고리 : 릴리아나...?

릴리아나 : 친근하게, 내 이름을 부르다니...
...불경한 놈.

그레고리 : 릴리아나, 나야! 그레고리야. 당신을 만나러 왔어!

릴리아나 : 호오...
...우후후. 고마워, 그레고리. 릴리아나는 무척이나 행복해.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을 무릅쓰고 만나러 와주다니... 내가 많이 좋은가 보지.
내 방으로 오도록. 밝은 곳에서 검푸른 빛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자세히 보여주렴.

그레고리 : ...왜 그래?

릴리아나 : ...

그레고리 : 뭔가 달라... 그 왕홀 때문이야? 릴리아나! 그걸 버려!

릴리아나 : ...읏, 무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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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아가씨의 곁에는

[하늘]

그레고리 : 나는 재빨리 릴리아나의 손에서 왕홀을 빼앗았어.
그 순간 눈부신 빛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어.
빛 때문에 눈이 부시던 순간, 나는 릴리아나의 곁에 또 다른 사람 그림자를 봤어.

라스티카 : 사람 그림자라니? 어떤?

그레고리 : 어떤... 대단한 남자였어. 긴 흰머리의...



[과거/ 서쪽의 나라 왕궁 정원]

??? : ...

(공격하는 소리)

그레고리 : ....! 으아아아.



[현재/ 하늘]

그레고리 : 그다음 순간, 내 몸이 눈부신 빛에 둘러싸여서...
정신 차리니 새 모습으로 변해있었어.

아키라 : ...긴 흰머리의 남자...

클로에 : 어쩐지 노바라는 마법사의 특징이랑 닮았네...

샤일록 : 저주의 왕홀... 마음을 빼앗긴 아가씨... 마법사 노바...

무르 : 거기에 잇따른 서쪽 왕족의 의문사! 무섭네!


-노바와 닮은 인물의 화제가 나와 나는 긴장했다.
만약 이 앞에서 노바를 만난다면.
북쪽의 마법사들이 이기지 못한 노바에게서, 모두를 지킬 수 있을까?


아키라 : ...그레고리. 서쪽의 왕궁에서 새가 되고, 그 뒤에 어떻게 됐나요?
서쪽의 왕궁이 아닌 코르테스 성으로 가고 있는 건 뭔가 이유가 있는 거죠...?

그레고리 : 응, 물론이지.
새 모습이 된 나는 맨 처음 너무 혼란스러워서 나 자신을 한탄하고 있었는데...
오히려,새 모습을 이용해서 서쪽의 왕궁을 정찰하기로 했어.

무르 : 일머리 좋네!

그레고리 : 그 결과 릴리아나가 정식으로 왕궁에 살기 위해서, 잠시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라는 걸 알게 됐어.
버넷 장군과 몇 사람을 데리고 코르테스에 귀향한다고.
먼저 날아가 가는 길목에 매복해서 마차를 추적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돌풍에 휩쓸려, 멀리까지 날아가버린 거지.
그 결과, 당신들을 만나게 됐단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그 차가운 바람도 신의 인도였을 거야.

샤일록 : 미행을 눈치채고 누군가가 마법으로 내쫓은 걸지도 모르죠.

클로에 : 누군가라니? 노바?

라스티카 : 왕홀에 신기한 힘이 걸려있는 걸지도 모르지.

무르 : 어찌 되었든, 마음을 빼앗긴 아가씨를 지금부터 만나러 가는 거네!

그레고리 : 응, 만날 수 있을 거야.
부탁드립니다, 현자님. 부디, 그녀를 구해주세요.
아이 같지만 천진난만하고 다정한 원래의 릴리아나로 돌려주세요.


-깊게 고개를 숙이는 그레고리에게, 나는 미소를 건넸다.
살며시, 그의 등을 쓰다듬는다.
잠자코 그를 보고 있던 사크 쨩도 둥실 떠올라, 지켜보듯이 그의 주위를 한 바퀴 걷는다.


아키라 : 제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게요.
저도 서쪽의 마법사도, 러브 스토리는 해피엔딩을 좋아하니까요.

그레고리 : 감사합니다, 현자님...



[코르테스 성/ 외관]

서쪽의 나라 병사 : 버넷 장군.

질 : 뭐야.

서쪽의 나라 병사 : 동쪽 상공에서, 아마도 마법사들이 빗자루를 타고 오고 있습니다.

질 : 호오.

서쪽의 나라 병사 : 방향으로 보아, 행선지는 코르테스 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질 : 내버려 둬. 철새와 같은 거다.

릴리아나 : 처리하게.

질 : ...

릴리아나 : 처리하라 했네. 코르테스는 나의 고향.
불경한 자들을, 그리 쉽게 가까이 올 수 있게 해 둘 수 없네.

질 : 전시戦時에, 성 상공을 지나가는 것이라면 몰라도...

릴리아나 : 둔한 남자군. 버넷 장군. 마법 과학 병단을 통솔하는 자여.
그대의 실력을 보이라고, 말하고 있는 거네.

질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너희들, 배치에 서라.

서쪽의 나라 병사 : 예!

서쪽의 나라 병사 : 각하... 어째서, 저자들을...

질 : 내쫓으면 될 뿐이야. 꿍꿍이가 없으면, 그들도 잠자코 돌아가겠지.

서쪽의 나라 병사 : 저항한다면요?

질 : 연료로 삼지. 마법 과학장치의 원동력은, 마법사의 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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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12월 8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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