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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開日:2022年12月8日 午後6時

*앱 상의 BGM, Live2D연출, 표정 변화와 함께 즐기시길 바랍니다.

제12장 풍요의 거리로 ▼PAGE END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화 9화 10화

제1화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신기한 가게

[풍요의 거리 / 낮]

카인 : 음, 어디였더라...

리케 : 삼거리에서 꺾어서, 나비 모양의 부적의 방울이 걸려있는 가게라고 했어요.

카인 : 리케, 잘 기억하고 있네.


-리케는 순수하게 가슴을 당당히 폈다.


리케 : 샤일록의 파이프에도 나비가 달려있잖아요. 세트라고 생각해서.

아서 : 아, 저기 있는 거 아닐까.


-아서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나비를 본뜬 부적의 방울이, 딸랑딸랑 흔들리는 가게가 있었다.
처마 끝을 들여다보자, 몇몇개의 세공을 들인 파이프가 예쁘게 늘어져 있었다.
가게 안에서는 누군가가 파이프 잎을 다지고 있는 건지, 꿍꿍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카인 : 여어, 잠깐 괜찮을까.

점주 : 좀더 가까이 오게나.


-가게 안에서 돌아온 건, 음침한 노인의 목소리였다.


점주 : 당신네들, 마법사지.


-우리들은 얼굴을 마주 보고, 가게 안으로 발을 옮겼다.
순간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풍요의 거리 / 밤]
-풍요의 거리가 순식간에, 밤이 되었다.


카인 : 어!?

점주 : 괜찮아. 눈속임을 했을 뿐이야.


-그다음 들려오는 건, 젊은 호쾌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리케가 아, 하고 소리를 낸다.


리케 : 할아버지였는데, 젊은 여성분이 되셨네요.


-서쪽의 마법사답다고 하면 서쪽의 마법사 다운 인물이었지만, 꽤 만만치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좀 억지스럽게 악수를 청했다.


카인 : 현자의 마법사인 카인이야. 샤일록의 소개로 왔어. 당신은...

점주 : 실베스Silves. 실이라고 불러.


-맞잡은 손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정면을 보면, 둥근 볼에 살집이 있는 섹시한 여성이 서있었다. 회색의 눈동자가 신비적이며 아름다웠다.
얼굴에도, 손가락에도, 목에도, 액세서리가 잔뜩 달려있다. 그녀는 애교스럽게, 싱긋 웃었다.


실베스 : 만나서 반가워.

카인 : 나도야, 실.


-그녀는 바로 웃음기를 없애고 겁먹은 표정으로 턱을 당겼다.
그리고는 쏜살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실베스 : 저기, 오즈인지, 미스라인지, 엄청난 녀석이 와있지. 알고 있어, 임무 때문이지?
샤일록이 동요하지 말라고 했는데, 못 해. 매번 동요해버려.
샤일록은 건강해? 오늘은 함께 올 거라고 생각했어. 그는 풍요의 거리를 좋아하지는 않는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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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마음이 잘 맞는 두 사람

[풍요의 거리]

실베스 : 어쩔 수 없어. 그는 정치를 싫어하기도 하고, 신주의 환락가의 뭐라고 하더라 찰나적인, 허무한... 물거품의 꿈?
그런 분위기가 어울리니까. 권력이나 재력으로는 붙잡을 수 없는 느낌. 그래도, 풍요의 거리도 좋아한다고 했어.

리케 : 샤일록의 파이프는 당신이 만든 건가요?

실베스 : 아냐, 아니란다, 꼬마야. 그런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동경해서 따라 만든 거야.
그는 내 파이프를 칭찬해줬지 뭐야. 하지만, 사용해주지는 않았어. 그런 점, 참을 수 없단 말이지.

리케 : 저도 압니다.

카인 : 알아!?

아서 : 아는 거야!?

리케 : 이전에, 제가 그린 초상화를 그는 무척이나 칭찬해줬어요.
하지만, 가게에 걸어줬으면 한다니까 거절했어요.

실베스 : 어머 완전, 멋져...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얘. 유혹하고 있으면서 어울려주지 않는 점이 정말 좋아.

리케 : 목소리도 얼굴도 다정하지만, 어리광 부리지 않는 점, 으... 하게 되죠.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라면서 몸이 분발하고만 싶어지죠. 이게 참을 수 없다는 감정...

아서 : 그런 건가... 나는 아직 잘 모르겠는걸...

카인 : 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샤일록의 이야기는 또 다음에 하자.

실베스 : 좋아. 샤일록이 당신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라고 했으니까.


-실베스는 파이프를 물고, 깊게 연기를 빨아들였다.
부글부글 가게 안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뭔가가 열기를 내뿜는 소리가 흘러나오며, 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카인 : 최근 바뀐 거 없어? 특히 서쪽의 나라 왕궁에서...

실베스 : 있지. 근데, <위대한 재앙>이랑 관련된 거야? 당신, 중앙의 나라 군인이잖아.

카인 : 샤일록한테서 들었어?

실베스 : 행동하는 거 보면 알 수 있지. 서쪽의 나라 정부는 좋아하지 않지만, 옆 나라에 팔 정도는 아니야.
샤일록도 분명 이 거리가 중앙의 나라가 되면 슬퍼할 거야. 그러니까, 먼저 질문에 대답해줘.


-그녀의 확실한 말투에는 기분이 좋았다. 무슨 심리인지 떠보는 것보다도 편했다.


카인 : 알겠어, 대답할게. <위대한 재앙>과 관련이 있는 건지 말하자면 알 수 없어.
하지만, 무서운 이야기를 할 생각은 아니야. 현자의 마법사에는 중앙의 나라 왕태자 전하도 계셔.


-리케가 아서를 올려다본다. 아서는 조용히 서있다.


카인 : 서쪽의 나라 왕가에, 무언가 불온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거라면, 전하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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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왕족의 변사

[풍요의 거리/밤]

카인 : 그게 가장 큰 이유야. 알아주겠어?

실베스 : 흐음... 꽤 소중하다는 듯이 말하네.


-그녀에게 지적당하고, 나는 묘하게 부끄러웠다. 아서를 신경 쓰면서 서둘러 변명처럼 말한다.


카인 : 그야 소중한 주군이니까. 마음고생도 많으신 편이고, 힘이 되어 드리고 싶다고는 생각하고 있어.

실베스 : 사납고, 냉혹하고, 무시무시한 왕자가 아냐? 오즈가 키웠다고 들었는데.

리케 : 전혀 아니에요! 아서 님은 훌륭하신 분이세요.

실베스 : 자기あなた도 만난 적 있는 거야? 거기 있는 자기는?

아서 : 아, 어... 그렇네... 실베스, 실은...

카인 : 아티, 조용히 있어. 이 녀석은 아직 만난 적 없어. 신입이니까.

실베스 : 어머, 그렇구나.

리케 : 아티가 신입이라는 건, 제가 선배인가요?

리케 : 그, 그런 것 같습니다. 리케 선배... ...아니, 그래도 역시...


-아서는 호소하듯 나를 올려다본다. 그는 솔직하게 이름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성실해 보이는 실베스에게, 성의를 다해 대답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신중하게 나아가야 한다.


카인 : 어쨌든,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물어보고 싶은 거야.

실베스 : 알겠어. 샤일록의 소개이기도 하고, 믿어줄게.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파이프를 손에 쥐었다. 잘게 자른 잎이 떠올라, 파이프 끝에서 가라앉는다.
초록색과 보랏빛의 불꽃이 불 타, 연기는 나지 않은 채 숲과 포도의 향이 나기 시작했다.


실베스 : 정식적인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서쪽의 나라 왕족들이 차례차례 죽고 있다는 것 같아.

카인 : ...왜? 유행병인가? 아니면, 말하기는 그렇지만, 궁정 음모에 의한 독살...

실베스 : 모르겠어. 국왕폐하는 무사하신 것 같지만, 왕위 계승자만 잇따라서...

아서 : 왕위 계승자만... 실베스 공, 왕홀의 저주라는 건 알고 계신가요?

실베스 : 알고 있지. '왕홀을 손에 넣으면 사람이 바뀌어 버린다'는 거 말이지?

아서 : 네. 만일 저주가 관련되어 있는 거라면, 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쪽의 왕가 레갈리아는 서쪽의 왕가에게 있어 권력 그 자체... 쉽게 가까이할 수는 없습니다.
서쪽의 왕가에 마법에 관하여 조언을 건넬 수 있는 마법사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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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소용돌이치는 의심

[풍요의 거리 / 밤]

실베스 : 들은 적이 없네. 지금은 무르도 왕정에 발을 옮기지도 않고, 마법 과학 쪽이 귀중하다고 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왕홀의 저주는, 단순한 소문에 불과한 게 아닐까 나는 생각해.

리케 : 어째서요?

실베스 : 왕족이라고는 해도, 보통의 인간이 국왕이나 여왕이 되는 거야. 막중한 임무로 사람이 바뀌어 버리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지.

아서 : ...


-아서는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물어보려는 듯 나를 향해 뒤돈다.
아서가 뭘 묻고 싶었던 건지, 나는 알 수 없다.


실베스 : 왕족의 이상한 죽음不審死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왕홀의 저주가 아닌 게 아닐까. 왕정의 음모라고 해도...
현재로서는, 다음 왕위 계승자는 코르테스 가의 릴리아나 공주. 그녀를 왕위에 올려 누가 득을 봐?
아무도 득을 못 보지. 코르테스는 강력한 뒷배도, 명성 높은 야심가도 없어, 식물원밖에 없는 느긋한 사람들이고.
득을 본다고 하면, 중앙의 나라 아서 왕자 정도야.

아서 : 내가?

실베스 : 내가?

아서 : 아, 내가 만난 적 없는, 아서 왕자가 득을 본다? 그건, 왜인가 해서...


-무심코 말을 꺼낸 아서가, 필사적으로 얼버무린다. 나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카인 : 릴리아나 공주가 왕위 계승자가 되면, 왜 아서가 득을 보는 거야?


-실베스는 어깨를 움츠리며 말했다.


실베스 : 중앙의 나라는, 풍요로운 강국이 된 서쪽의 나라가 등장할까 무서워하고 있어. 거기서...
중앙의 나라 아서 왕자와 차기 여왕인 릴리아나가 약혼을 하면 중앙과 서쪽의 국교는 무사하잖아?

카인, 리케 : 약혼?

아서 : 약혼...?

실베스 : 그래. 평화로운 시골 아가씨가 여왕이 됐다고 기뻐하는 건, 서쪽을 약체로 만들고 싶어 하는 옆 나라 정도지.
궁정 음모에 의한 독살이라고 하면, 중앙의 나라의 짓이라고 말하는 게 가장 납득이 가, 중앙의 군인 씨.


-나는 속내를 알아채지 못하게, 눈썹을 올리고는 가볍게 웃었다.


카인 : 재밌는 추리지만, 하나 중요한 걸 잊고 있어. 독살이나 음모는 중앙의 나라 기질이 아니야.

실베스 : 뭐, 확실히 그렇네.

카인 :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한, 서쪽의 왕궁에는 의심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 같네. 아서 전하를 모시고 가는 건 그만두도록 하지.

실베스 : 그러는 게 좋겠어.

카인 : 고마워, 실. 엄청 참고가 됐어. 다음에는 샤일록도 함께 올게.

실베스 : 어머 기뻐. 그에게도 안부인사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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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너를 보고 있겠다

[풍요의 거리/ 밤]

카인 : 물론이지.


-말이 빨라질 것 같은 걸 참고 평화롭게 악수하면서 천천히 등을 돌렸다.
사실이라면, 아서의 팔을 잡고 뛰쳐나갔을 거다. 힐끗, 뒤를 바라본다.


실베스 : 조심해. 섹시한色気の 군인 씨. 리케 선배랑, 신입인 아티도.


-미소를 품은 낮은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가게 안의 어둠 속에서, 회색 눈동자의 키가 큰 남성이 파이프를 닦고 있다.



[풍요의 거리/ 낮]

-나는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한발, 발을 내딛자, 해가 뜬 풍요의 거리 혼잡함 속에 있었다.
한번 더, 뒤를 돌아본다.
나비 부적의 가게는 없어져있었다.

/

오웬 : ...
...여기 있는 사람들, 어디서 오는 거야...?

오즈 : ...어디서 오는 건지...

오웬 : ...어디 가는 거야?

오즈 : ...모른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많아질 거라고는...

오웬 : ....

오즈 : ...너는 언제, 원래대로 돌아오는 거지.

아이 : 할아버지, 이거 주세요!

점주 : 고맙다! 잔돈이다. 또 오거라.

오웬 : ...

오즈 : 이 가게인가... ...예쁜 색은...

오웬 : 아...

오즈 : 뭐지.

오웬 : ...으응...

오즈 : ... 원하는 게 있는 건가.

오웬 : 응으...

아이 : 주세요! 이거랑, 이거랑, 이거!

점주 : 고맙다! 떨어트리지 마라! 자, 잔돈!

아이 : 감사합니다!

오웬 : ... 모두, 반짝반짝거리는... 건네고 좋겠다...

오즈 : ...동전을 건네주고 싶은 건가.

오웬 : ...?

오즈 : 이거지. 동그랗고, 빛나고, 반질반질한 광물...

오웬 : 주는 거야?

오즈 : 그래.

오웬 : ... 저 사람한테, 건네줘도 돼...?

오즈 : 그래.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건네도록 해라.

오웬 : ...
...역시, 됐어...

오즈 : 다녀오도록. 여기서 너를 보고 있겠다.

오웬 : ...

오즈 : 걱정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내가 가지.

오웬 : 정말...?

오즈 : 그래.

오웬 : ...여기 있어줄 거야?

오즈 : 여기 있겠다. 여기서 너를 지켜보고 있겠다. 다녀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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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부르면 눈앞에

[풍요의 거리]

오웬 : 알겠어.

오즈 : ...

오웬 : 저기... 저...

점주 : 어떤 거 줄까?

오웬 : ...

점주 : 어느 것도 맛있겠지! 천천히 골라도 된단다.

오웬 : 응...
있지.. 이거 주세요...

점주 : 고맙다! 이거, 가장 인기 있단다! 자, 잔돈.

오웬 : ...아... 감사합니다.

점주 : 또 오렴!

(뛰어오는 소리)

오웬 : ...이거 받았어!

오즈 : 그런가. 잘했다.

오웬 : 에헤헤... 제일 인기...

오즈 : 한 번 더, 리케와 아서의 것도 부탁한다. 노란색과 초록과, 빨강과, 파랑... ...할 수 있겠나?

오웬 : 할 수 있어! 나, 할 수 있어.

오즈 : 그런가.

오웬 : 응! 에헤헤...

/

-풍요의 거리 주민에게 물어봐도, 실베스에게서 들은 것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왕족들의 급사에 관하여,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왕족의 상제葬祭라면 어느 정도 대대적으로 고지할 텐데 그것도 삼가고 있는 것 같았다.


카인 : 다음은 마법 과학 병단 본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자. 중요한 니콜라스에 관해서도.
아서. 당신은 돌아가는 게 좋겠어. 본부에는 데려갈 수 없어.


-아서가 반대하지 않도록, 평소보다 강한 어조로 말한다. 그는 순순히 끄덕인다.


아서 : ...그렇네. 나 때문에 다른 모두에게 민폐를 끼칠 수는 없어.

리케 : 민폐라니... 돌아가시는 건가요?

아서 : 미안. 니콜라스랑 노바에 대해서 알게 된 게 있으면 말해줘.

카인 : 오즈를 부를게. 서쪽의 탑까지 오즈에게 데려다 달라 하자.

아서 : 그렇게 할게.


-아서는 기운 없이 웃었다. 가슴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오즈를 불렀다.


카인 : 오즈! 오즈 있어!?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그 순간, 오즈가 눈앞에 있었다. 어지간히 질렸다는 표정을 하면서.


오즈 : ...큰 소리를 내지 않아도 안다.


-나는 바로 반응할 수 없었다. 너무 놀라 눈과 입을 벌린 채로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앞을 가리던 오웬이, 찰싹 오즈에게 달라붙어 있다.
오즈의 등에 숨어있으면서, 그의 허리에 팔을 둘러 매달려있다.
오즈는 오웬을 뒤돌아보고, 조용히 속삭였다.


오즈 : 그들에게 전해주지 않아도 되나?

오웬 : 전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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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말을 잃어서

[풍요의 거리]

-오웬은 쭈뼛거리면서, 리케와 아서의 앞으로 나왔다. 종이에 싸인 무언가를 건넨다.


오웬 : 이거...

리케 : 와아! 감사합니다. 벌써 드셨나요? 맛있었죠.

오웬 : 응...

아서 : 고마워, 오웬. 리케의 말대로, 예쁜 색이야. 소중히 먹을게.

오웬 : 응!


-오웬은 환하게 미소를 짓고, 수줍다는 듯 오즈의 뒤로 숨어버렸다.
여기까지 한 번도 기사님이라 불리지 않았다. 나는 뭔가, 묘하게 초조해짐을 느꼈다.


카인 : 사, 사이좋아졌네.

오즈 : ...나한테 하는 말하는 건가?

카인 : 믿을 수 없다든가, 감시하겠다 했는데, 사이좋아졌네?

오즈 : 좋아지지 않았다.


-순간, 오즈는 얼굴을 찌푸렸다. 오웬이 불안하다는 듯 오즈를 올려다본다.
한동안 망설인 뒤, 졌다는 듯 오즈는 오웬에게 미소를 건넸다.
마치, 어린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오웬의 둥근 머리를 쓰다듬는다.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처럼 오웬이 웃는다.
꽈악 오즈의 팔을 붙잡고는 들떠서 그 자리에서 뛴다.


오웬 : 에헤헤...


-나는 아연했다. 아서도 아연한 것 같았다. 말을 잃어서, 그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서 : 아...


-순간, 아서는 주문을 외우지도 않고 빗자루를 꺼내 들었다. 오즈가 놀란다.


오즈 : 어디를 가는 거지.


-당황한 듯, 아서가 답한다.


아서 : 서쪽의 탑으로 갑니다.

오즈 : 너 혼자서? 내 마법으로 이동...

아서 : 걱정 마시길. 괜찮습니다. 카인, 리케, 뒤를 부탁할게.

리케 : 네? 아, 네.


-바람을 타고 올라, 아서는 눈 깜짝할 사이에 하늘 위까지 날아올랐다.
시선을 하늘에서 내린 뒤 리케가 오즈를 가볍게 노려봤다.


리케 : 눈치가 없네요. 오즈의 마법이라면 순식간에 가는데.

오즈 : ... 그...

카인 : 지금이라도 데려다주는 게 어때? 자, 오웬. 이쪽으로 와.


-미소로 손을 건네자, 오웬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오즈의 뒤에 숨는다.


오웬 : ...

카인 : 어?


-뻗은 손이 갈 곳을 잃어 공중을 맴돈다.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오즈와 오웬의 사이가 잘 되길 바라며, 애가 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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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되살아난 얼음의 눈동자

[풍요의 거리]

-오즈는 잠시 생각하고는, 오웬을 억지로 떼어내고 나에게 맡겼다.
오웬은 가볍게 눈썹을 아래로 하고는 비명처럼 호소했다.


오웬 : 싫어...읏, 두고 가지 마...

오즈 : 금방 돌아온다.

오웬 : 하지만...

오즈 :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지켜주지.

오웬 : ...


-잔잔하고 흔들림 없는 말에, 오웬이 떼쓰는 것을 그만뒀다.
얌전히 오즈를 올려다본다. 그 시선에는, 천진난만한 신뢰마저 있는 것 같았다.

(오즈가 사라지는 소리)

-오즈는 오웬의 어깨를 안고, 내 앞에 두었다. 그러고는, 사라졌다.


카인 : ...


-내가 지켜준다.


카인 : (오즈가 말하는 거라면, 진짜겠지. 오즈보다 강한 마법사는 없어...)
(그렇다면... 나는 뭘 할 수 있지?)


-가슴 속을, 마른바람이 가로질러 뚫고 나가는 것 같았다.
아서나 오웬을 생각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마음을 떨쳐봐도 오즈의 한 마디에는 당해낼 수 없다.
무력감과 같은 것을 희미하게 품으며, 숨을 뱉고 고개를 들자...
얼음 같은 눈동자로 오웬이 노려다보고 있다.


오웬 : ...

카인 : 우왓, 깜짝 놀랐네!


-두고 가버려서일까? 재빨리 리케의 가는 팔을 끌어당긴다.


카인 : 리케, 내 뒤로 와!

리케 : 와!? 뭔가요!?


-나는 리케를 등 뒤로 감쌌다. 이런 눈매를 한 오웬이, 케로베로스에게 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검자루에 손을 올린 순간, 차가운 오웬의 눈빛이 빙글 좌우로 움직인다.


오웬 : ...여기는 어디야?


-그의 말투에는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 없었다. 안심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평소의 오웬으로 돌아온 거다.


카인 : 뭐야, 너구나...

오웬 : 뭐?

리케 : 여기는 풍요의 거리예요. 소용돌이치는 사탕 드실래요?

오웬 : 뭐? 풍요의 거리? 먹을 거지만.

리케 : 아, 그렇게 많이...!


-오웬은 손바닥 가득, 사탕을 담아, 한입에 볼에 넣었다.
입 안이 가득 찬 탓에, 오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침묵에 싫증이 나기 시작한다.


오웬 : ...

카인 : 아...


-싸늘한 색이 다른 두 눈으로, 무관심하게 나를 한번 보고는, 모습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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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제의한 거래

[풍요의 거리]

-그가 사라진 뒤, 작은 돌이 소용돌이쳐 지면을 굴러간다.


리케 : 정말이지...! 방금 전까지의 오웬은 착한 아이였는데.


-그렇네,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풍요의 거리에서는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서쪽의 나라 탑]

아서 :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즈 : 왜 서쪽의 탑으로.

아서 : 사정이 변해서... 이대로 그랑벨 성으로 돌아갑니다.

오즈 : 그렇다면, 중앙의 나라까지 데려다 주지.

아서 : 아뇨, 괜찮습니다. ...저...
오즈 님. 저는 변했나요?

오즈 : 그래.

아서 : ...그런가요...

오즈 : 키가 자랐다.

아서 : ...그것 말고는요?

오즈 : 왜 주눅이 들었지? 얼굴도 조용하다.

아서 : ...얼굴이 조용하다? 항상 시끄러웠나요...?

오즈 : 너는 눈썹도, 눈도, 코도, 입도 사용해서 웃는다.

아서 : ... 하핫...
그럼, 됐습니다. 얼굴이 지나치게 조용해지면 말씀해주세요, 오즈 님.

오즈 : 그래.

아서 : 모두를 잘 부탁드립니다. 부디, 무사하시길.

오즈 : 물론이다. 노바의 돌을 갖고 돌아가 주마. 그랑벨 성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중앙의 나라/ 마법관/ 피가로의 방]

피가로 : ...
현자의 서라... 일지를 작성하다니 오랜만이네.

(문을 두드리는 소리)

피가로 : ...시노인가.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는 소리)

시노 : 피가로.

피가로 : 무슨 일이야? 지금부터, 비의 거리로 가는 거 아니었어?

시노 : 지금부터 갈 거야. 당신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

피가로 : 뭐야?

시노 : 사람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고 들었어. 기억의 조작이 특기라고.

피가로 : 누구한테 들었어?

시노 : 쌍둥이가.

피가로 : 말이 많네. 뭐, 다소 그렇지.

시노 : 일부만 지우는 것도 가능해?

피가로 : 상황에 따라서는.

시노 : ...알겠어. 거래를 하자.

피가로 : 거래?

시노 : 앞으로, 나도 본의는 아니지만 어떤 사람의 기억의 일부를 지워줄 필요가 생겼을 때...
당신에게 의뢰하고 싶어. 대가는 뭐든 지불하겠어.

피가로 : 하하... 받아들일 수 없어.

시노 : 어째서.

피가로 : 파우스트한테 혼나. 그리고, 대가는 뭐든 지불하겠다니, 쉽게 그런 말 하지 않는 편이 좋아.
마법사 상대로는 말이지.

시노 : 나한테는 줄 수 있는 게 없어. 있는 건 이 몸 정도야. ...그래.
손톱을 주지. 필요하다면, 머리카락이나, 피도...

피가로 : 에에...?

시노 : ...읏.

피가로 : ...읏, 아아, 잠깐만! 됐어, 이제 그만해. 그럼, 손톱만 받아둘게.

시노 : 거래는 성립인가?

피가로 : 성립하지 않아, 이런 걸로. 기껏해야 입막음 값이지. 누구의 기억을 뺏고 싶은 거야?
히스클리프? 그에게 심한 짓을 한 거야?

시노 : 심한 짓을 하는 건, 언제나 진실 쪽이야. 나는 그 녀석을 지켜.

피가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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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걸맞은 대가

[마법관 / 피가로의 방]

시노 : ...참혹한 진실을 알고, 만약 히스가 버티지 못하게 됐을 때에는...
그 녀석의 기억을 빼앗아줬으면 해.

피가로 : ...그에 걸맞은 대가가, 준비되면 생각해볼게.

시노 : 걸맞은 대가?

피가로 : 이 정도로는 부족하지. 너를 저주해 죽이기 위해서는, 이 손톱으로 충분하지만.

시노 : 뭐가 필요하지?

피가로 : 참혹한 진실로부터, 친구를 지키는 너 말이야.

시노 : ...없으니까 부탁하고 있는 거야.

피가로 : 그럼, 어쩔 수 없네. 그는 진실에 짓눌릴 거야.
자, 손가락 줘. 손톱 치료해 줄게.

시노 : ...성인聖人같은 표정 짓지 마. 당신은 어떤데!?
기억을 조종할 수 있으면, 가까이에 있는 인간의 기억을 빼앗은 경험 정도는, 몇 번이고 있었을 거잖아!

피가로 : 《ポッシデオ

시노 : ...치료하지 않았어도 됐는데. 부탁하지 않은 짓 하지 마. 부탁한 건 하지 않으면서.

피가로 : 시노. 기억의 수복修復을 반복하면, 그건 이윽고, 친구가 아니게 돼.
사람의 모습을 한, 자신에게 편한 좋은 장난감이지.
결국에, 그런 것에 가치는 없다고 알게 돼.

시노 : 나를 위해서, 히스의 기억을 빼앗는 짓은 하지 않아. 모두 히스를 위해서야.

피가로 : 확실해. 그건 너를 위해서야.

시노 : 아니야.

피가로 : ...

시노 : 당신에게 부탁하지 않아. 이 일은 입 밖으로 꺼내지 마.

피가로 : 약속은 할 수 없어.

시노 : 피가로. 지금은 아직 당신에게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십 년 뒤에는 반드시 뒤집힐 거야.

피가로 : 굉장한 자신감이네.

시노 : 그때를 생각해서 후회 없는 언동을 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피가로 : 부탁드립니다는?

시노 : 절대로 안 해.

피가로 : 시노.

시노 : 응?

피가로 : 《ポッシデオ

시노 : ...
...어라... 여기.., 피가로...?

피가로 : 여어, 시노.

시노 : ... 나한테 마법을 건 건가?

피가로 : 기억 안 나? 손톱을 치료하러 온 거잖아. 봐, 여기.

시노 : ...정말이네. 피가 마른 자국이 있어... 손톱이 빠진 건가.

피가로 : 이제 치료 다 했어. 감사합니다는?

시노 : 감사합니다.

피가로 : 착하네. 지금부터 임무지? 조심해서 다녀와.

시노 : 그래. 이걸로 마음껏 대활약할 수 있겠어. 그럼.

피가로 : 네, 힘내세요. ー아, 맞다. 시노.

시노 : 응?

피가로 : 앞으로 몇 시간 지나면, 갑자기 뭔가를 떠올릴 수 있을 지도 몰라.

시노 : 무슨 소리 하는 거야?

피가로 : 그러면, 내가 말한 의미도 알 수 있을 거야. 자알 생각해봐.

시노 : 흥. 잘은 모르겠지만, 알겠어. 그럼 안녕.

피가로 : 네네.

(문이 닫히는 소리)

피가로 : ...
서프라이즈를 심어놨으면 더 좋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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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1월 7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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