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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開日:2023年6月3日 午後6時

*앱 상의 BGM,Live2D연출, 표정 변화와 함께 즐기시길 바랍니다. 특히나, 이번 번역은 표현하기 어려운 효과음은 서술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장은 스포일러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상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읽으면 좋은 스토리 : EVENT_47. 맺어진 인연은 마법처럼 (後)

*알아두면 좋은 것 : 파우스트의 문장 위치

TL, checking - hz

18장 노바의 실험장 ▼PAGE END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화 9화 10화

1화 외로운 구멍

[회상 속 지하수로]

네로 : 히스, 괜찮아...!?

히스클리프 : 응! 그 아이는!?

네로 : 정신을 잃었어. 그도 그럴게, 이런 곳에...

히스클리프 : ...읏, 네로 눈치챘어? 발 밑에 잔뜩...

네로 : 알고 있어. 마나석이야.
여기서 많은 마법사가 돌이 됐어.

노바 : 그 말대로.

히스클리프, 네로 : ...!

노바 : 여기는 실험장으로 썼지.
이 자들의 말이지.

(불길한 소리)

네로 : 뭐야!? 이 기척은...!?

히스클리프 : ...! 저건...!?

(공격하는 소리)

네로 : 히스, 위험해...!



[중앙의 나라 / 외진 골목/ 밤]

루틸 : ...어쩐지 점점 사람이 없어지네요.

아이작 : ...그런가.

루틸 : 피가로 선생님이 미틸을 데리고 갈만한 곳이 아닌 것 같은데요...

아이작 : ...

루틸 : 하지만, 화나게 했으니까요. 미틸과 많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멀리 돌아오고 계신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이작 : 그렇네. 그런 모습인 것 같았지.

루틸 : 아이작 씨, 이상한 질문 해도 될까요?

아이작 : ...해.

루틸 : 마나석을 드신 적이 있나요?

아이작 : ...

루틸 : 죄..., 죄송해요. 역시, 이상한 질문이었나요. 그렇게 놀란 표정을 하시다니...

아이작 : 알고 있던 건가.

루틸 : 네?

아이작 : 알고 있었으면서 잠자코 따라온 건가?

루틸 : 어... 죄송해요. 아마,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시는 의미를 잘 모르겠어서.
그전에 제 이야기의 설명을 조금 더 자세히 해드려도 될까요?

아이작 : ... 그래.

루틸 : 마나석을 먹을지 안 먹을지로, 동생과 의견이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이작 씨의 의견을 여쭤보고 싶어서.

아이작 : ...어째서.

루틸 : 마법사시니까요...

아이작 : ... 마나석을 먹은 적은 있다.

루틸 : 그러셨군요... 조금 더, 자세히 물어봐도 될까요? 불편하시다면, 거절해 주세요.

아이작 : 그래.

루틸 : 어떤... 어떤 기분이셨나요?

아이작: ...

루틸 : 저는... 잘 말하기 어렵지만, 두려운 것 같으면서도, 너무한 짓인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해 버려서...
하지만, 미스라 씨께서는 반대로 생각하시는 것 같았어요. ...즉, 제가 정 없고, 너무한...
...아, 또 너무 깊게 생각한 이야기를... 혼자 너무 간 이야기였죠? 불쾌하셨다면, 죄송해요.

아이작 : 아니...
싫지 않아. 질문해 주는 건 싫지 않아.

루틸 : 다행이다... 안심했어요.

아이작 : ... 하하...
뭐든 물어봐줘. 대답해 주지.

루틸 : 그럼, 다시 한 번... 어떤 기분이셨나요?

아이작 : 그렇네... 좋은 기분이야. 얻고 나서... 안심되지.

루틸 : 안심된다... 기쁘다, 라는 감정보다는 후우 안심... 이라는 느낌?

아이작 : 자랑스러울 때도 있어. 하지만, 나는... 안심해.

루틸 : 어째서요?

아이작 : 되고 싶은 것이, 된 기분이 드니까...?

루틸 : 그렇군요...?

아이작 : 하지만... 안심한 뒤에는 한동안 또 초조해져.
부족한 것만 같아서...

루틸 : ...부족해? 뭐가...

아이작 : ...모르겠어. 빼앗아, 가고 싶다...?

루틸 : ...빼앗아?

아이작 : 그래.

루틸 : 어째서, 빼앗는 건가요?

아이작 : ... 아무것도 없으니까다.

루틸 : ...

아이작 : 내게는 아무것도 없어.
좋은 경험을 하고 싶으면 옆에서 좋은 것 뺏을 수밖에 없어.
하지만, 나는 텅 비었으니까... 나한테 오면 바로 없어져버려.
좋은 건 바로 사라져버려. 그래서 초초하고 또 원하게 돼.
나는 구멍이야.
금방 물건이 부족해지는 외로운 구멍이야. 그러니까...
오늘 밤은 너로 채운다.

루틸 : ... 저로 채워요?

아이작 : 그래.

루틸 : 같이 있자는 건가요?

아이작 : ...

루틸 : 심심풀이로 놀자 같은 건가요? 뭐랄까, 엄청 신기한 말투. 쓸쓸하지만, 어딘가...
끌려버리네요.

아이작 : ...

루틸 : 감사합니다. 외톨이의 쓸쓸함을 당신만의 말로 가르쳐 주셔서...
빼앗아 손에 넣는다해도 사라져 버리는 외로운 구멍...
잊지 못할 것 같아.

아이작 : 나는...
나는 네게 배울 수 없어. 나는 어리석고... 너는 교사다.

루틸 : 그렇지 않아요! 확실히 저는 교사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제 선생님이에요.
제가 모르는 경험을 한 사람, 제가 느껴보지 못한 것을 느껴본 사람, 동물도, 자연도, 전부...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줘요. 당신도 그중 한 사람이에요. 아이작 씨.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이작 : ...

레녹스 : 루틸!

루틸 : 아... 레노 씨다. 레노 씨!

레녹스 : 만나서 다행이야. 미틸과 피가로 선생님은 벌써 마법관에 돌아왔어.

루틸 : 그랬군요. 다행이다.

레녹스 : 서둘러서 돌아가야 돼. 어서 가자.

루틸 : 동쪽의 나라에 가기로 했나요?

레녹스 : 응. 이 사람은...

루틸 : 아이작 씨에요. 피가로 선생님과 미스라 씨의 지인이시라는 것 같아요.

레녹스 : 피가로 선생님과 미스라의... 레녹스입니다. 안녕하세요.

아이작 : 아이작이다.

루틸 : 아이작 씨. 같이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작 : 무슨 일 있던 건가?

루틸 : 조금 걱정스러운 일이. 지금부터 마법관으로 돌아가서, 바로 준비를 해야 돼요.

아이작 : 힘이 되어 줄까.

루틸, 레녹스 : ...

아이작 : 나는... 너희들보다 마력이 강해. 피가로 님께 도움이 된다면.

레녹스 : 하지만...

루틸 : 그래도 괜찮으세요?

아이작 : 물론.

루틸 : 레노 씨...

레녹스 : ...
(이 남자... 사람 죽이는 거에 익숙한 눈이야.)
(하지만 피가로 님께 무릎을 꿇었어. 피가로 님께는 복종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만약, 파우스트 님께서 노바와 조우한 거라면 조금이라도 전력이 필요해.)
알겠어. 같이 와줘.

아이작 : 그래.

루틸 :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작 씨!



[서쪽의 나라/ 왕립 식물원 내부 / 밤]

-우리들의 머리 위에서 황금빛의 달이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다.
사크 쨩이 내 어깨 위에서 신기하다는 듯이 눈앞의 인물을 들여다본다.
경계하고 있는 거라기보다는, 무시하려고 하면서도 흥미를 보이는 것처럼도 보였다.
눈앞에 있는 무르와 같은 얼굴을 한 청년에게.
그 표정은 평소의 무르와 전혀 다르다. 은하의 모든 것을 아는 고양이 같은 시선, 진지하고 영리한 미소...
그는 무르의 영혼 조각이 <위대한 재앙>의 영향으로 실체화한 것... 실체화한 사람이었다.


무르 : 안녕하신지요, 현자님.


-처음 봤을 때는 놀랐지만 영혼 조각의 무르와 만나는 건 이걸로 몇 번 째다.
각자 다른 조각이었기에 같은 인물과 만난 건 아니다.
알고는 있어도 같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때문일까. 오늘 밤은, 오랜만에 그를 만나 안심되는 것만 같았다.
그리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먼저 여행길에 나선 여행자를 따라잡은 것 같은.
<위대한 재앙>과 너무 가까워져 영혼이 부서져 버린 무르.
그렇다고 하면, 그는 이 세상의 수수께끼에 가장 가까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키라 : ...오늘 밤, 당신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연구 일지에 글을 적고 있던 건 당신이었죠, 무르.


-그는 끄덕이며 왕립 식물원을 걸어 다녔다. 나도 천천히 그 뒤를 쫓는다.
밤바람에 흔들거리는 나뭇잎이나 꽃이 우리들을 환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르 : 네, 말씀대로이십니다. 이곳 연구원이 놓친 관찰 대상의 중요한 변화를 기록하고 있었죠.
발견, 깨달음, 이라는 것은 신기한 것이죠.
어떠한 진실에 깨달은 순간부터 세상에 대한 인식은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하죠.
같은 세계에 머무르고 있는데, 시점을 바꾸는 것만으로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것이 가능하죠.
현자님. 당신처럼.


-무르는 나를 뒤돌아 봤다. 신사적인 행동으로 내게 손을 뻗는다.
순간 아래를 보자 커다란 나무 뿌리가 지면을 기어 다닌다. 올라온 부분은 돌계단 정도의 높이가 있다.


무르 : 손을 잡으시죠. 발밑을 조심하시고.


-나는 무르의 손을 잡았다. 순간, 장갑만을 남기고 사라질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였지만...
그는 친절하고 예의바르게 웃으면서 나를 지탱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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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연구 끝에

[서쪽의 나라 왕립 식물원/ 밤]

(새가 우는 소리)


-왕립 식물원의 어딘가에서, 후우 후우 밤의 새가 울음소리를 낸다.
커다란 나무의 뿌리를 밟으면서 넘어간다. 어두운 밤에 흔들리는 흰색, 연분홍색, 보라색의 꽃은 몽환적이면서도 고귀한 향이 났다.
차가운 철이나 돌같은 향도 나, 마치 별들을 품는 푸른 은하의 향을 맡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키라 : 저기...

무르 : 무슨 일이실까요.

아키라 : ...다른 분들은 어디 계시나요?

무르 : 당신의 바로 곁에 있습니다. 그들도 중요한 변화에 눈치채면, 바로 여기까지 찾아오겠죠.

아키라 : 중요한 변화?

무르 : 조금 눈속임을 해두었죠. 그들은 제 마법에 현혹되어, 환영인 당신과 탐색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이변에 눈치채면, 그들이 탐색하는 왕립 식물원은 거짓의 왕립 식물원이라고 깨달을 수 있을 터.


-나무뿌리를 밟고 넘어가 지표면의 울퉁불퉁한 부분이 안정되었을 때, 무르는 살며시 정중하게 손가락을 놓았다.


아키라 : 당신의 본체... 무르의 영혼 조각은 어디에 있나요?
아름다운 보랏빛을 띤 조각이었죠. 몇 번인가, 본 적이 있어요.


-무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등뒤에 있는 키가 큰 나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무르 : 저기 둥그스름한 나무의 구멍うろ입니다. 전에는 다른 장소에 있었지만, 다람쥐가 옮겨버려서요.
다람쥐의 볼주머니 속에 들어가 본 적은 저도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습니다. 언젠가 책으로 정리해서 출판할까 했죠.


-무르의 농담에 나는 무심코 웃었다. 그러자, 무르도 기쁘다는 듯이 유리구슬같은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웃는다.
그 순간, 자만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무르에게서 호의가 느껴졌다.
평소는 별 것 아니라는 듯한 얼굴로 웃고 있었는데, 정말 찰나의 순간...
나를 웃게 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감정이 거부감 없는 미소로부터 흘러 나왔다.
그런 것만 같았다.


무르 : 후후...


-그러자 곧장, 무르는 점잖스러운 미소로 돌아왔다. 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쩐지 부끄러운듯 진정되지 않는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좋아하는 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는데 사크 쨩을 끌어안을 수 없었던, 그때와 닮은 기분.


아키라 : 어... 어째서, 모두에게 마법을 건 건가요?

무르 : 당신과 단 둘이 있고 싶어서.

아키라 : 모두가 들었다가는 곤란할 만한 일이...?

무르 : 물론 잔뜩 있죠. 하지만, 그것과 당신을 독점한 것은 그다지 상관이 없습니다.
이 식물원은 제 마음에 든 곳입니다. 근사하죠. 약 5000종의 식물이 재배되고 관찰됩니다.
현자님은 식물을 좋아하시나요?

아키라 : ...그렇네요... 엄청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무르 : 그거 다행입니다. 당신께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여기 있는 식물들을.
보석이나 광석과 마찬가지로, 식물은 이 세계 그 자체니까요. 제가 사랑한 세계에 어서 오시죠, 현자님.


-고개를 숙이는 무르 뒤로, 나무들이 술렁인다. 바람이나 비에 의해 자란 토지의 역사로부터 태어난 화초들.
그렇게 생각하자, 여기 모인 식물은 마법사와 많이 닮은 것처럼 느껴졌다. 토지의 정령에게 사랑받는 마법사들.
마법사는, 대체 뭘까?
<위대한 재앙>은?


아키라 : 무르...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잔뜩 있는데요...

무르 : 하시죠, 뭐든지요.


-두 번 다시 없을 찬스다. 갑작스럽게 깨닫고 나는 허둥지둥 온갖 의문을 떠올렸다.
하지만 무르는 어깨를 으쓱한다.


무르 : 라고 말하고 싶지만, 영혼이 부서질 때 제 지식도 뿔뿔이 안개처럼 흩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건, 과거의 무르가 알고 있는 것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그도 그럴게, 무르 연구실의 위치조차 지금의 제게는 알 수 없으니까요.

아키라 : 무르 연구실?

무르 : 네. 세계 각지에 무르가 숨겨둔 연구실입니다.
알고 계신가요, 현자님. 옛날에 무르는 북쪽의 마법사를 화나게 해 연구실이 파괴된 적이 있습니다.

아키라 : 연구실을 파괴...!? ...그런, 심한 짓을...


-무르가 안타까웠지만, '어째서?'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무르의 성격이나 말은 꽤 날이 서있었다. 설령, 적대심이 없더라도. 어쩌면 애정이 있더라도.
오랜 친구인 샤일록에게 마저, 무르는 신랄한 비아냥이나 비판, 규탄에 가까운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가 누군가를 화나게 만드는 것 정도야, 당연한 일이었겠지. 그래도,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다.
그는 연구를 사랑했으니까.


무르 : 상냥하신 현자님. 하지만, 발단의 계기를 만든 건 무르 본인입니다. 자업자득에 불과하죠.
하지만, 긴 시간을 들여 축적한 연구결과를 잃어버린 것에, 아무리 무르여도 신중하게 행동하기 시작했죠.
그 이후로 무르는 누구도 모를 법한 장소에 연구실을 만들고 정성들여 봉인 마법을 걸었습니다.
거기에, 분야마다, 혹은 연대마다, 분할해서 세계 각지에 점재시켰죠.
그렇게 하면 한번에 모든 연구결과를 잃어버릴 일은 없으니까요.

아키라 : 한번에 모두 잃어버리지 않도록 뿔뿔이...

무르 : 네.

아키라 : 마치, 당신같네요.


-놀란 듯이 무르는 눈을 깜빡였다. 무슨 의미냐고 시선만으로 내게 물어본다.
세기의 지자知者를 놀라게 한 흥분과 다음 말을 원한다는 긴장감에 묘하게 고양되어 숨쉬기 괴로웠다.


아키라 : 어... 어 그, 그게... 당신도 영혼이 부서져 뿔뿔이 흩어졌으니까요.
지금까지 만난 무르의 파편은, 모두 어딘가 달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닮았다 싶어서.


-무르는 입술에 손을 대고 생각에 잠긴 듯 시선을 떨궜다.


무르 : 과연... 재밌는 사고방식이네요.

아키라 : (칭찬 받았다. 조금 기쁜데.)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무르는 그대로, 사안에 대한 생각에 잠기고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밤바람이 불어와 나무들이 웅성인다. 이대로 기다릴까 싶었지만, 자제하고 말을 건다.


아키라 : 저기...

무르 : 실례. 대화 도중이었죠.

아키라 : 저야말로, 죄송해요. 말 걸어도 될까요?

무르 : 하시죠, 현자님.

아키라 : 무르의 연구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무르의 연구실을 발견하면 <위대한 재앙>이 강해진 비밀이나 재앙의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을 알 수 있나요?

무르 : 재앙의 상처라는 건, 영혼 조각인 제가 실체화한 것과 같은 기묘한 일을 말씀하시는 거죠.

아키라 : 맞아요. 모두 곤란해하고 있는데 치료할 방법이 없을까 해서...

무르 : 무르의 연구실에 <위대한 재앙>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 가능성은 굉장히 높지만 적어도 세 가지의 위험이 따르겠죠.

아키라 : 세 가지 위험?

무르 : 첫째.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소에 무르가 연구실을 마련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도달하기까지 위험이 따르겠죠.
둘째, 연구실의 봉인에는 공격마법이나 자멸마법이 걸려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억지로 열어버리면 봉인을 푼 것, 혹은 봉인되어 있는 것이 파괴되겠죠.
셋째, 이게 가장 번거롭습니다. 무르의 연구실에 잠들어 있는 것이 안전한 것들 뿐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아키라 : 무슨 의미인가요?

무르 : 무르는 다양한 것에 탐구심을 향하고 있었죠.
어떠한 연구를 하고 있는 동안에, 또 다른 발견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탐구에 탐구를 거듭하는 사이...
굉장히 위험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오싹하고 긴장이 느껴졌다. 무르가 발명한 마법과학마저, 세상을 뒤집어 버렸다.
그 외에도 위험한 것이 있다니...


무르 : 게다가, 만든 뒤로 질려버려서 방치하고 잊어버리는 경우도.


-나는 이마를 짚을 뻔 했다. 무르의 연구실을 발견해도, 연 순간 뭐가 나올지 모른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다.


아키라 : 무르가 방치한 위험한 연구... 이건 진짜 위험하다 싶을 만한 게 있나요?

무르 : 네.

아키라 : 있으시구나...

무르 : 굉장히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세계 정세를 한 번에 바꿔버릴 것만 같아 중간에 멈춘 연구가 있습니다.
샤일록에게도 말하지 않았죠. 그가 가장 경멸할 것 같은 연구 내용이었기에.


-서론만으로도 나는 파랗게 질렸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두렵다.


아키라 : ...그건, 대체 뭔가요...?


-달빛이 내리는 식물원에서 그는 미소조차 없이 말했다.


무르 : 인조 마법사.
무르 하트가 제작한 마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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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지하수로의 유령幽鬼

[지하수로]

시노 : ...뭐야, 이건!?


-그건 본 적 없는, 불쾌한 것.
사람도, 마법사도, 망령도 아닌, 이 세상에 있을 리 없는 것이었다.


파우스트 : (마법사!? 마도구!? 이런 기척, 느껴본 적이 없다고!?)


-어둠 속에 유령 같이 서있는 그것.
찌그러진 사람 뼈 같은 것이 조금씩 진동하면서, 갈비뼈에 해당하는 부분을 일그러트려갔다.
네로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지금 네로는 정신을 잃고 내 빗자루 위에 엎드려 있지만 죽어가는 호흡으로 이렇게 말했다.
ㅡ갈비뼈가 열린 순간에 빛이 온다.
직후, 그것의 중심... 갈비뼈 같은 부분이 파랗게 빛을 내뿜는다.


파우스트 : 도망쳐, 시노...!


-내 마도구인 거울이 만들어내는 빛보다도 차갑고 눈부신 섬광이...
그것의 몸 중심에서 흘러넘친다.
삐뚤어진 갈비뼈 안, 마치 심장처럼 섬광을 커다랗게 부풀리고는, 그 후...
희푸른 번개 기둥같이 얇은 빛의 다발을 기세 좋게 방출한다.


파우스트 :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시노 :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우리는 거의 동시에 주문을 외웠다. 빗자루에 태운 의식 없는 동행자를 지키면서, 희푸른 섬광을 회피한다.
하지만 그것이 방출한 희푸른 섬광은 상상 이상으로 재빨르고 거기에 장시간 위력을 유지했다.
마치, 종이라도 자르는 것처럼 수로의 벽을 가늘게 가르면서 시노와 시노가 보호하는 소녀를 뒤따라간다.


파우스트 : 시노...!

시노 : ...!


-반짝이는 시노의 망토를 섬광이 뚫는다.
그 순간, 표효소리가 울려 퍼진다.

(짐승이 우는 소리)


파우스트 : ...!


-시노를 베어버리려고 한 섬광. 그 빛줄기가 방향을 바꿔 천장에 칼자국을 내고는 사라졌다.
숨을 삼키고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지하수로에 숨은 유령에게 무언가가 달려들었다.
곧게 뻗은しなやかな 검은 짐승이었다.
선명한 푸른 눈동자를 날카롭게 빛내며, 지하수로에 있는 유령의 등에 매달려 있었다.


시노 : 히스...!


-시노는 검은 짐승을 그렇게 불렀다.
지하수로의 유령은 커다랗고 날카로운 갈퀴을 치켜올렸다. 소리도 내지 않고 힘차게 휘두른다.
검은 짐승이 거칠게 수로로 던져졌다. 하지만, 곧바로 일어나 물을 박차고 유령에게 향한다.
두려운 줄도 모르고.


시노 : 히스...!

파우스트 : 시노! 마법으로 히스를 잡아! 그대로 데리고 가!

시노 : 당신은!?

파우스트 : 될 수 있는 한, 시간을 벌어서 이 녀석이 쫓아가지 못하도록 길을 막을게. 네로도 맡겨도 되겠어!?

시노 : 알겠어. ...히스!?


-말하는 동안에도, 지면에 던져진 검은 짐승이 몇 번이고 유령에게 맞서고 있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른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웃고 있었다.


파우스트 : 네 주군은 용감하네.

시노 : ...읏....


-시노는 숨을 떨며, 입술을 꽉 다물었다. 얼굴을 감추듯이 작게 끄덕인다.
대낫을 고쳐 잡고 앞을 응시할 때에는 이미 평소의 시노였다.


시노 : 히스, 데려간다.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시노가 주문을 외운다. 보이지 않는 손에 잡히듯이, 검은 짐승이 공중에 떠오른다.
하지만, 검은 짐승은 격하게 저항한다. 시노의 마법을 부수고 수로에 다시 한번 양발을 댄다.
그리고 또다시 물을 박차고 달려가 유령에게 뛰어들려고 한다.


시노 : 너, 고집이 세잖아...! 알고는 있었지만...!!


-시노가 필사적으로 마법으로 히스를 속박하려고 한다.
긍지 높은 검은 짐승은 자신이 처리하지 않으면 용서할 수 없다고 격분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나는 마도구인 거울을 치켜들고 지하수로의 유령과 검은 짐승 사이에 끼어들었다.


파우스트 : 미안하지만 나한테 양보해.


-다시 한번 지하수로의 유령이 갈비뼈 사이에 푸른빛을 모으기 시작한다.


파우스트 : 서둘러, 시노!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시노 : 부탁할게, 히스...!
...읏, 히스...!


-시노의 목소리가 닿은 건지, 그렇게 저항을 하고 있던 검은 짐승이 저항을 멈췄다.
마법의 힘으로 속박당한 것도 아닌데, 시노와 같이 가는 것처럼 달려간다.


시노 : 가자!


-떠나가는 발소리를 들으며 나는 마도구인 거울을 정면에 비췄다.
정면에서 그 섬광을 맞으면 치명상을 입는다.
각오하면서도 거울에 유령의 모습을 담는다.


파우스트 : (시노와 다른 사람들을 지키면서, 이 녀석을 쓰러트리는 건 무리야.)
(일시적으로 움직임을 멈추고 공간의 왜곡을 발견해서 이곳에서 탈출한다.)
(공간의 왜곡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집중력이 필요해. 시간을 벌어야만 돼...)


-나는 눈을 감고 주문을 외웠다.


파우스트 :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서쪽의 나라/ 폐허/ 밤]

??? : 도와줘! 누가...!

브래들리 : 이 안이다. 들어가자고.

미스라 : 제가 갈게요.

(문 열리는 소리)



[폐허 내부]

브래들리 : ...여긴가... 비명이 들려온 건...

그림 속의 스노우 : 그런 것 같네. 어쩐지, 기분 나쁜 분위기구먼...

그림 속의 화이트 : 꽤나 어지럽혀져 있구먼... 커다란 저택 같네만...

브래들리 : 저택이라기보다는... 소극장같은 곳 아냐?

그림 속의 화이트 : 소극장... 오, 저걸 보게나.

그림 속의 스노우 : 뭔가 뭔가?... 어쩌고 극장... 극장이라 써져 있구먼.

미스라 : 뭔가요, 그거? 아... 사람 목이 떨어져 있네요.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 에!?

미스라 : ...아니네. 인형 목 같네요.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 깜짝 놀랐네...

브래들리 : 이게 그 녀석의 몸통인가. '어서 오십시오'라고 간판도 들고 있다고.

미스라 : 잘려있는 목한테 어서오란 소리를 들어봤자.

그림 속의 스노우 : 뭔가 무서운 느낌...

그림 속의 화이트 : 뭔가 불쾌한 느낌...

브래들리 : 안심하라고. 너희들보다 무섭고 불쾌한 건 거의 없어.

그림 속의 스노우 : 그렇지 않거든!

그림 속의 화이트 : 우리네, 귀엽거든!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

브래들리 : ...!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 끼야!

미스라 : 저쪽에서 들렸는데요. 가보죠.

브래들리 : 그래.
응...? 1층 안 쪽... 누가, 쫓기고 있는데.


▲TOP



제4화 위협이, 하나 더

[서쪽의 나라/ 폐극장 내부]


실베스 : ...읏, 하아, 하아...!
대체 뭐야!? 사라진 도로시아의 흔적을 쫓아서, 무너지기 일보직전인 극장까지 왔는데...

(나타난 괴물)

실베스 : 히익...!
다... 당신들, 대체 뭐야!?

(움직이는 괴물)

실베스 : 마법사...? 마, 마법사라면, 나도...
...아니야...

(공격해 오는 괴물)

실베스 : 으아아아!

브래들리 : 《アドノポテンスム

그림 속의 스노우 : 미스라! 그 자를 처리하게나!

미스라 :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요.

그림 속의 화이트 : 브래들리는 그 자를!

브래들리 : 칫...!

실베스 : ...읏, 으, 으....

브래들리 : 너, 괜찮냐!?

실베스 : ...으, 네... 으... 당신들은...

브래들리 : 브래들리 베인이다. 당신은?

실베스 : ...읏, 실베스야...

브래들리 : 실베스. 오늘 밤은 재난이었네.

실베스 : 당신의 총알 덕분에 목숨 건졌어... 당신이 저 녀석을 쏘지 않았으면 돌이 될 뻔했어.
...우... ...고마워, 브래들리...

브래들리 : 감사인사는 아직 일러. 치명상을 피했다지만, 심각한 상처잖냐.
저 녀석을 해치우면, 치료할 수 있는 장소로 옮겨줄게. 저건 뭐야? 누군가의 마도구야?

실베스 : ...으, 몰라... 꼭두각시... 인형 같았어.

브래들리 : ...인형...

실베스 : ...읏, 으, 으.... 다... 당신들도, 도망쳐... 저 녀석은, 무시무시해...

브래들리 : 하하. 걱정하지마. 아무리 튼튼한 인형이어도, 북쪽의 미스라의 사냥감이 되면...

미스라 : ...읏, 으...!

그림 속의 스노우 : 미스라!

그림 속의 화이트 : 미스라여...!

브래들리 : ...

미스라 : ...읏, 크헉...

브래들리 : 거짓말이지...

(불온한 소리)

/

-초조함을 느끼며, 나는 장총을 쥐고 자세를 잡았다.
내 시선 너머에는. 그 북쪽의 마법사 미스라가, 아연啞然하면서 어깻죽지를 누르고 있었다.
긴 손가락 사이에는 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다.
미스라를 다치게 한 건, 인간도 마법사도 아니다. 부유하는 거대한 인형 같은 무언가.
머리 쪽은 미스라보다 두 뼘 정도 크고, 갈퀴 같은 것을 가진 거대한 손은 미스라의 몸통을 잡을 수 있겠지.
하지만 덩치는 우리들에게는 상관없었다. 거대한 마법생물들은 산보다도 컸었다.
그 녀석들을 손쉽게 물리친 미스라에게 상처를 입혔다. 그 사실에 나는 전율했다.
쌍둥이 할배놈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액자 속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을 죽이고 있다.


미스라 : ...


-당사자인 미스라는, 상처 쪽을 누를 때 손바닥에 묻은 피를 보고는 몇 번인가 조용히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는 얼버무리려는 듯 어깨를 툭툭 턴다.


미스라 : 아... 뭔가, 더러워졌네요.


-핏자국은 찰나에 사라졌다. 부상당한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나도 평소라면 그런 북쪽의 긍지를 헤아려주는 편이지만, 너무도 정신이 없어서 용서하는 걸 잊어버렸다.


브래들리 : 아니, 지금 맞았잖아. 설마, 진심 아니지? 멍 때리다가 방심한 거지?

미스라 : 당연하잖아요.


-미스라는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마도구인 해골을 손바닥 위에 띄운다.


미스라 : 손 대지 마세요.
다섯 셀 동안에 끝냅니다.


-나와 쌍둥이는 진지하게 끄덕였다. 무식하게 큰 인형에 맞서는 미스라의 등을 지켜본다.


미스라 : 《アルシム


-주문을 외움과 동시에 미스라는 시원스럽게 한쪽 팔을 펼쳤다.
호응하듯이 해골이 부유한다. 미스라의 얼굴 쪽 대각선 위쪽에 커다랗게 턱관절을 벌렸다.
해골의 입에 희푸른 불똥이 모여서, 차가운 불꽃이 타오른다.
무식하게 큰 인형도, 갈비뼈를 열고 푸르게 타오르는 빛을 모으고 있었다.
공격은 미스라 쪽이 빨랐다.
해골이 희푸른 강렬한 화염을 방출한다. 그건 불이기도 하면서 무시무시한 눈보라이기도 했다.
이 정도로 가까이에서 공격을 받으면 재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무식하게 큰 인형은 희푸른 빛이 닿기 전에 준민하게 도약했다.
갈비뼈 안 쪽에 희푸른 빛을 부풀린 채로 가볍게 미스라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다.
완전히 미스라가 뒤를 빼앗겼다. 나는 반사적으로 장총의 방아쇠에 손을 올린다.


미스라 : 손 대지 말라고 했잖아요.


-어디에 눈이 달린건지, 미스라는 그렇게 외치고는 등뒤를 돌아보며 긴 다리로 걷어찼다.
걷어 차인 곳부터 무식하게 큰 인형새끼가 얼어붙는다.
인형은 비틀거리며 상체를 돌렸다. 갈비뼈에서 쏟아져 나온 희푸른 섬광이, 극장의 천장을 관통한다.

(부서지는 소리)

-광대한 천장에 균열이 생겨, 파편이 떨어진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쌍둥이가 비명을 내지른다.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 엣취! 엣취!


-미스라는 인형의 후드 속에, 손을 넣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미스라 : 뭔가요, 이거. 안에 든 게 없네요?
...!


-직후, 커다란 갈퀴가 거칠게 미스라의 얼굴을 움켜잡았다.
맑은 녹색 눈동자가, 삐걱거리며 일그러진다.
미스라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모습은 오랜만에 봤다.
이번에야말로 조준을 하고, 방아쇠에 손을 올린다.


미스라 : ...읏, 브래들리!

브래들리 : 미안, 형제. 다섯까지 다 셌거든. 엄호한다.


-그 순간, 등 뒤에서 위험한 기척이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지면으로 굴러 넘어졌다.
직후, 내가 있던 장소를 희푸른 섬광이 뚫고 지나간다.
땅바닥에 엎드려 장총을 고쳐 잡으면서 나는 그곳에 존재하는 것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무식하게 큰 인형이 하나 더 있다.
무심코 웃었다. 전의가 불타올라 기분이 고양되어 간다.
그 녀석한테서 눈을 떼지 않고 나는 일어났다.


브래들리 : 재밌어졌네...


-등 뒤에는 어느샌가 갈퀴로부터 벗어난 미스라의 기척이 있었다.
등을 맞대고, 서로 각자 인형에게 맞선다.


미스라 : 다섯 셀 동안에는 죽이지 못했지만...
제 쪽이 먼저 쓰러트립니다.

브래들리 : 오 좋아. 내기라도 할까.


-오랜만에, 싸움할 맛 나는 사냥감이다.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오싹한 쾌감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위협에 피가 끓는다.
우리는 동시에 지면을 박찼다.



[중앙의 나라 마법관/ 담화실]

(문 열리는 소리)

미틸 : 형님이다! 돌아왔어요!

피가로 : ...기척이 많이 느껴지네. 이건, 어쩌면...

루틸 : 돌아왔어요! 미안해, 미틸. 엇갈려 버렸네.

미틸 : 형님! 어서오세요. 저... 그...

루틸 : 알고 있어. 괜찮아. 또 다음에 천천히 얘기하자. 짐은 다 준비했어?

미틸 : 네! 근데, 혹시 모르니까 확인해 주세요.

루틸 : 좋아. 방으로 가자!


(걸어가는 소리)


피가로 : ...화해한 것 같네. 레노.

레녹스 : 네.

피가로 : 손님을 데려왔네.

레녹스 : 당신의 지인이라고 해서. 도움을 주신다고 합니다.

아이작 : 피가로 님...

피가로 : ...

아이작 :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피가로 : 어서와, 아이작. 잠깐만 여기 앉아있어 봐.

아이작 : 이렇게 말입니까?

피가로 : 응. 그런 느낌이야. 차를 갖다 줄게. 레노, 도와줘.

레녹스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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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중앙의 나라/ 마법관 / 주방]

피가로 : 어째서, 마법관에 데려왔지. 아이작의 마력이 얼마나 강한지 정도는 네게도 알 수 있었을 텐데.

레녹스 : 망설였지만, 당신의 지인이라길래.

피가로 : 내 지인이 안전할 리가 없잖아. 전 군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아주 대단한 경계심이네.

레녹스 : ...

피가로 : 동쪽의 일로 인해서 판단이 둔해졌어. 너답지 않아. 냉정해져. 아이작은 위험한 마법사야.

레녹스 : 위험하다면 어째서 친구처럼 대하는 겁니까.

피가로 : 위험하니까야. 오즈에게도 마찬가지로 대하고 있잖아.

레녹스 : 오즈 님과 아이작이 같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계셨습니까?

피가로 : 레노.

레녹스 : 아니잖습니까. 그러니까 당신은 혼란스러워하는 겁니다. 당신 자신의 말로 혼란에 빠져서...

피가로 :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어쨌든, 어떻게든 해서 아이작을 내보내야 돼...

레녹스 : 그는 당신께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당신께 따를 생각입니다.
따를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면, 은애恩情을 베풀지 말았어야죠!

피가로 : 레...

레노스 : 당신은 항상 그렇습니다! 스승처럼 행동해 놓고 그분을 두고 가셨죠.
언제나 혼자 정하고 일방적으로 손을 내치려고手を切ろうと 하십니다. 그렇게 상대도 자신도 상처 입히고...

피가로 : 아이작을 구해주고 싶어! 파우스트한테도 똑같이 생각했어!
하지만...

아이작 : 피가로 님.

피가로, 레녹스 : ...

아이작 : 저 때문에, 화가 나셨습니까?

피가로 : 아니, 이건...

레녹스 : 계기는 그랬지만, 오랜 기간 축적된 의견 차가 폭발했다고 할지...

피가로 : 레녹스.

레녹스 : 네. 다물고 있겠습니다.

아이작 : 죄송합니다. 멋대로, 찾아와서.

피가로 : 괜찮아... 미안.

아이작 :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는 당신께 도움이 되는 것이 기쁩니다.

피가로 : 고마워... ...하지만, 어째서?
어째서, 나따위한테.

아이작 : 당신은, 저를 칭찬해 주시니까요.
당신만이 계속 제가 하려는 것을 좋은 일이라 말하고 웃어주셨습니다.
저는 계속 당신과 있고 싶지만, 저를 지겨워 하시는 것도 어쩐지, 알겠습니다.
저도 당신이 지겹다가 분하다가 초조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만...
사실은 도움이 되어 당신을 기쁘게 하고 싶습니다.

피가로 : ...그래...
고마워, 아이작. 지겹다고 생각하지 않아.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진짜야.
단지 내 손으로 감당할 수가 없어서... 그럴 때, 나는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나쁜ひどい 생물이 되거든.
레녹스. 네게도 미안해. 말이 지나쳤어.

레녹스 :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피가로 ...
사실은 해가 뜨는 걸 기다리고 동쪽의 나라로 향하려고 했지만...
이런 정신상태로 기다릴 바에야, 지금부터 출발하고 나중에 한 소리 듣는 걸로 하자.

레녹스 : 찬성입니다.

아이작 : 저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피가로 : ...
따라와.

아이작 : 알겠습니다.



[마법관 탑/ 밤]

-사실은 아직 조금 고민하고 있었다.
임무로 떠난 곳에서 하룻밤 자고 오는 일은 어느 나라의 마법사든 자주 있었다.
사역마에게서 보고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굳이 달려갔다가는, 그는 화가 나 울컥할지도 모른다.
미안함에 낙담할지도 모른다. 모자란 사람 취급을 해서, 망신이나 당했다고 분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작의 말이 마음에 울렸다.
당신은 저를 칭찬해주셨으니까. 라니, 꾸밈없이 여실히 드러낸 솔직한 말이겠지.
그저,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면 그걸로 충분한 걸지도 모른다.
레녹스가 걱정하고 있었어. 미틸도 동쪽의 학생들이랑 사이가 좋고...
아니, 제대로 말하자. 내가 걱정했다고.
거짓말이야, 믿을 수 없어, 이제 와서 뭘, 책망하는 말이 예상되어 변명을 준비하고 싶어지지만.
일부러, 아무것도 없이, 긁히고, 상처 입을 각오로, 전하면 되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멀지 않았다. 그렇기에, 불행한 추억은 그다지 만들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 후회를 품고 있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나는 너무도 불행한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은 바람에...
행복한 추억을 만들려는 시도도, 피하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아직, 이 손바닥은 따뜻한데.


피가로 : 그럼... 미틸도 루틸도 정말 같이 가는 거지.

루틸 : 네! 저희라도 할 수 있는 것이 분명 있을 테니까요.

레녹스 : 벌써 한밤 중이야. 괜찮겠어?

미틸 : 괜찮아요!

아이작 : 저도 괜찮습니다.

미틸 : 자, 잘 부탁 드립니다. 아이작 씨.

아이작 : 잘 부탁해.

피가로 : 알겠어. 그럼, 갈까.



[마법관 탑 내부/ 엘리베이터 앞]

- 남쪽의 마법사와 아이작을 데리고 동쪽의 나라까지 가기로 했다.
한밤 중의 외출에 익숙하지 않은 미틸이 볼에 긴장감을 보이고 있었다.
모두 말이 없었지만, 아이작과 루틸이 가끔씩 대화를 하고 있었다.
예상한 대로, 아이작은 루틸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희미한 불안이 가슴에 맴돈다.
불안. 불안이라는 건 뭘까. 파우스트에게도, 아이작에게도, 미틸에게도 불안감을 품는다.
그들을 믿는 게 가능하다면 불안하지 않을 수 있는 건가.
재회를 믿고, 400년 방황해온 남자처럼.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



[엘리베이터 내부]

-오늘 미틸에게 말했다. 현명함은 강함이라고.
말하자마자, 손바닥을 뒤집고 싶다. 어리석음이야말로 강함이 아닐까?
어리석을수록 낙관적으로 반짝이는 미래만을 믿을 수 있다면, 불안함 따위 가슴에 품지 않았겠지.
파우스트를 제자로 들이고, 반짝이는 구제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구제가 시작된 순간에, 오즈에게 당한 일이 생각났다. 별 것 아닌 저주다.
질리면 버림받는다. 마음이 바뀌면 내팽겨진다.
내가 사랑하는思う 만큼, 나는 사랑받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가로 : (하지만, 모처럼이니까, 어리석게, 술에 취해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것저것 마음 졸이지 않고...)

레녹스 : 피가로 선생님.


-갑자기 레녹스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피가로 : 응?

레녹스 : 어두운 표정을 하지 말아주세요. 아이들이 걱정합니다.

피가로 : 아, 미안.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했어?

레녹스 : 네. 저 때문인가요?


-저 때문인가요? 나는 감탄스러워 레녹스를 올려다봤다. 정말로 이 녀석은 행복한 남자다.


피가로 : 항상 무슨 생각해?

레녹스 : 네...? 지금, 물어보시는 건가요...?


-레녹스는 곤란해보였다. 잘 관찰해 보자, 그의 동작에는 초조함이 스며있었다.
파우스트의 신변을 걱정해 평소보다 여유가 없는 거겠지. 그러니까 배려가 부족했구나当たりが強い.


레녹스 : 그런 것보다, 비의 거리에 도착한 뒤의 일에 대해 의논하시죠.
그 거리는 규칙이 엄격했잖아요. 한밤중에 외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무언가 금지사항이...

피가로 : 그거에 대해서는 머릿속에 있으니까 괜찮아. 여차하면 허가증을 보이면 되고.

미틸 : 선생님...

피가로 : 무슨 일이야, 미틸?

미틸 : 혹시라도 엄청 강한 적이나 마법사 노바가 있다면 미스라 씨께 받은 피리를 불게요.
미스라 씨라면 어떤 적이 상대여도 괜찮으니까요.


-이게 신뢰다. 미스라는 미틸에게 신뢰받고 있다. 나는 미틸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웃어 보였다.


피가로 : 응, 그렇네.


-미틸은 안도를 보이며 웃었다. 루틸이 무언가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작은 나를 바라보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


루틸 : 아... 동쪽의 나라에 도착했네요.



[동쪽의 나라/ 밤하늘]

-우리들은 빗자루로 하늘을 날아, 비의 거리로 향했다.
한밤중에는 지상의 불빛도 적어, 별만을 의지할 수 있었다.
파우스트와 동쪽의 마법사는 무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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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숨겨진 비장의 수

[지하수로]

파우스트 :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마도구인 거울을 중심으로 공기가 흔들린다. 팽팽하게 대기가 긴장돼 지하수로가 파도친다.
큰 거울을 중심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마법진을 띄웠다.
직후, 마법진은 태양처럼 강한 빛을 내뿜는다.
용서없이 강하고 격렬한 흰 빛으로 지하수로의 유령을 비췄다.
빛이 눈부신만큼 검고 진한 그림자가 만들어진다. 그 그림자는 주박처럼 지하수로의 수면에 달라붙었다.
그림자를 붙잡아 족쇄로 만든다.
옛날에 피가로에게 배운 고급마법이다.
지하수로의 유령 그림자가 그 자신의 족쇄가 된다.
지하수로의 유령을 삐걱삐걱 거대한 몸을 비틀고 있었다.


파우스트 : (봉인은 길게 버티지 못해.)
(원래라면 좀 더 길게 마도구인 큰 거울로 비춰야 할 주술이야. 거울의 위치를 바꾸면 주술은 약해질 거야.)
(하지만, 이 앞에 뭐가 있을 지 모르는 이상, 마도구인 거울을 손에서 놓을 수는 없어.)


-나는 빛나는 마법진의 중앙에서 마도구인 큰 거울을 손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지하수로를 달려 나간다.
마도구인 거울을 잃은 마법진은 점점 빛이 약해져 유령의 족쇄인 그림자도 흐려진다.
지하수로는 복잡했고, 몇개고 모퉁이와 굽은 길이 교차하고 있었다.
나는 달리면서 눈을 감았다. 자신의 숨소리나 물소리도 듣지 않도록 노력하며 최선을 다해 장소의 기척을 살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를 찾기 위해서는 시각이나 청각, 촉각도 버리고 스스로 방황하는 영혼처럼 될 필요가 있다.
어느샌가 나는 좁은 지하수로를 날고 있었다.


파우스트 : (이 장소는 동떨어져 있어. 어딘가에 왜곡이 있을 거야. 발견해서 빠져나가야만 해...)


-등 뒤의 적이 움직이고 있는지. 시노와 나머지는 무사한지.
무의식적으로 머릿 속에 떠오르는 몇몇 개의 사고를 떨쳐내며 이 공간에 집중한다.
그 순간, 희미한 단서를 찾았다.


파우스트 : ...있어!


-깜짝 놀라 눈을 부릅 떴다. 그 순간, 차단되어 있던 감각이 갑자기 돌아온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지하수로에 울려 퍼진다. 물소리도 공기소리도 아니다.


파우스트 : (뭐지, 이 소리?)
(사람 소리... 여러 사람의 목소리야.)


-여러 명의 인간... 아니, 마법사가 이 지하수로에 있다.
그들의 기척과 시노와 다른 이들의 기척이 가깝다. 적인지, 아군인지. 그들은 무사한 건가.
심장이 경종처럼 울린다. 기척에 가까워지는 사이,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곱슬머리의 여성 : ...읏, 도와줘...

몸이 마른 청년 : 도와줘, 부디 그녀만이라도...

시노 : 알고 있어. 출구는 어디야!?

키가 작은 신사 : 출구는 없어! 어디로도 나갈 수 없어! 계속, 저 녀석에게 쫓겨서...

몸집이 있는 노인 : 사냥이야... 사냥을 하고 있는 걸세. 저건 인간도 마법사도 아냐!
우리네를 사냥해, 마나석을 모으고 있는 걸세!

파우스트 : 시노!

시노 : 파우스트!


(짐승의 울음 소리)

-몇 개의 모퉁이를 돌아온 끝에, 나는 시노와 재회했다.
거기에 있는 건 시노만이 아니었다. 남녀를 포함해, 4명의 마법사가 있다. 그들은 모두 부상을 입었다.


파우스트 : 그들은...

시노 : ...읏, 서쪽의 마법사야. 납치돼서, 끌려왔대.


-물려고 하는 검은 짐승의 입을 양팔로 끌어안듯이 억누르면서 시노가 그렇게 말했다.
검은 짐승... 히스는 진정하지 못했다. 공포와 불안으로 인해 공격적으로 변해있다.
히스의 몸에도 무수한 상처가 나 있었다. 시노가 필사적으로 처치를 한 흔적이 있었지만 약초는 떨어져 있었다.
네로의 안색은 새파랬다. 시노의 빗자루에 탄 소녀는 흐릿하게 의식을 되찾고 있었다.
서쪽의 마법사들 중에도, 빨간 머리의 여성이 중상이었다. 얕은 호흡을 반복하고 있다.


곱슬머리의 여성 : ...도와줘... 뭐든 할게...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아...


-여성의 목소리는 너무도 약했다.


파우스트 : 괜찮아. 잠깐 상처를 만질게.


-여성의 어깨는 발톱으로 파인 건지, 깊은 상처가 있었다. 허벅지로부터도 피가 나오고 있었다.
심각한 상처였지만, 이 상황 치고는 완벽하게 처치가 되어 있었다.


시노 : 이 할아버지가 치료했어. 치료마법은 쓸 수 없지만, 의술에 대한 지식이 있다는 것 같아.

몸집이 있는 노인 : 그녀는 사흘 전에 여기로 왔지. 나는 열흘 전부터 여기 있었네. 아무리 처치를 해도, 목숨은 구할 수 없어...
여기는 지옥의 미궁일세... 출구는 없어.

파우스트 : 출구는 있어.

몸집이 있는 노인 : 뭐라고!?

시노 : 찾은 거야!?

파우스트 : 이 앞, 북쪽 방향이야. 눈속임으로 숨겨진 걸지도 모르겠지만, 공간의 왜곡을 발견했어.
거기로 탈출하자. 서두르지 않으면, 그 녀석이...
...!


키가 작은 신사 : 그녀석이야...!

곱슬머리의 여성 : ...읏, 싫어...

몸이 마른 청년 : 쉿... 조용히. 들키면 죽을 거야...!



-공포에 얼굴이 굳으며, 마법사들이 어둠에 몸을 숨긴다.
네로도 저 여성에게도 시간이 없다.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숨을 뱉었다.


파우스트 : 시노.

시노 : ...

파우스트 : 그들을 데리고 먼저 가. 나는 저 녀석을 막겠어.

시노 : ...싫어.

파우스트 : 거스르지 마. 이 주구呪俱를 가지고 가. 공간의 왜곡까지 너를 이끌 거야.
왜곡을 발견하면...

시노 : 싫어! 당신 죽을 생각이잖아!

파우스트 : 죽지는 않아. 내 이름은 파우스트 라비니아.
네가 말한 대로, 전장에서는 명장이야.

시노 : ...파우스트...


-그리운 석양 같은 시노의 빨간 눈동자가 흔들린다.


몸집이 있는 노인 : ...뭐라고... 혹시, 어딘가의 장군님인가...?

파우스트 : 아주 옛날에 말이지. ...아니, 거짓말이야. 그렇게까지 출세하지 못했어.


-나는 목에 걸고 있던 주구를 풀어 시노의 목에 걸었다.
그의 어깨를 안고, 웃어보인다.


파우스트 : 이 아이는 달라. 언젠가 장군이 될 거야.

몸집이 있는 노인 : 오오...

곱슬머리의 여성 : ..., 다행이다...


-나를 올려다보는 시노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차 있었다.
시노는 목소리를 죽이면서 떨리는 숨을 들이 마셨다.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시노 : ...안 돼, 나는 할 수 없어...

파우스트 : 너만이 할 수 있어. 기억하고 있어?
너는 영웅이 될 남자다. 그렇게 말했잖아.

시노 : ...읏........


-시노는 손등으로 입을 막았다. 오열하는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면서, 신음하는 히스의 목을 안는다.


파우스트 : 고개를 들어.
알겠어, 시노? 모두 불안해하고 있어. 공포심이 강하면 괜한 혼란이 생겨.
나한테서 멀어지지 마. 나를 따라와. 그렇게 외치고, 유도하도록.

시노 : ...읏, ...네...

파우스트 : 착한 아이네. 용기와 안정감落ち着き을 모두에게 안겨줘. 모두를 부탁할게.


-시노는 말없이 끄덕였다. 나는 히스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에게 볼을 댔다.


파우스트 : 시노와 네로를 부탁할게, 히스.


-사나운 파란 눈이 순간 분노를 가라앉힌 것 같았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각오를 다졌다. 눈을 감은 네로의 얼굴을 언뜻 봤다.


파우스트 : (너는 살아줘.)
(이 아이들을 부탁할게, 네로.)
시노, 내 마도구를.

시노 : ...당신의 거울을...? 안 돼, 갖고 갈 수 없어.

파우스트 : 왜곡을 발견하면, 내 마도구인 큰 거울을 매개로 삼아서, 이 공간으로부터 나가.

시노 : 절대로 싫어. 당신은 어떻게 싸울 건데!?

파우스트 : 비장의 수가 있어.

시노 : 비장의 수!? 정말?

(불온한 소리)

곱슬 머리의 여성 : ...읏, 왔어...!

파우스트 : 서둘러. 시간이 없어.


-시노는 젖은 눈동자로, 나를 노려봤다. 분하다는 듯 입술을 씹고, 큰 거울을 받는다.


시노 : ...제발, 무사해줘. 죽지 말아 줘.


-나는 눈썹을 내리고 웃었다. 시노가 이렇게까지 귀엽다고 느껴졌던 적은 지금껏 없었다.
좀 더, 많이, 다정한 말을 건네줬으면 좋았을텐데.
대역形代의 마법은, 아직 지속되고 있다. 멀리 떨어져도, 만에 하나의 순간에는 내 몸이 대신해서 시노를 지킬 수 있겠지.


파우스트 : 그래.


-시노는 눈물을 훔치고, 똑바로 지하수로를 응시했다.
미래를 만들어내듯이.


시노 : ...읏, 가자! 모두 나를 따라와!
나한테서 멀어지지 마! 가자...!

키가 작은 신사 : 오오...!

몸집이 있는 노인 : 자, 갑세! 다 함께...!

곱슬머리의 여성 : ...네...


-시노와 그들의 발소리가 멀어진다.
대신해서 지하수로에 있는 유령의 기척이 가까워진다.
마도구인 큰 거울을 넘겨준 나는, 손이 뻘쭘해져 모자의 챙을 내렸다.


파우스트 : (미안, 시노. 비장의 수가 있을 만한 약삭빠른 인간이었다면 화형에 당하지도 않았어.)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떻게든 이 녀석을 막을게.)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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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에게 닿기 전에

[동쪽의 나라 비의 거리/ 밤]

아이작 : ...여기는 어딥니까?

피가로 : 비의 거리야.

아이작 : 비...? 내리지 않는데?

피가로 : 가뭄 때 비구름을 불렀다는 전승이 있어. 이 이상은, 말하지 마.

아이작 : 어..., ....

피가로 : 말한다면 작은 목소리로. 한밤중의 소음은 단속받거든. 레노, 길드 흔적이라는 숙소는?

레녹스 : 이쪽입니다.



[길드 흔적 앞 / 밤]

-한밤중의 비의 거리는 바람 소리만이 났다.
레녹스가 안내해준 길드의 흔적이라는 숙소에 도착한다.
안 좋은 예감이 적중했다는 것을 알았다. 파우스트의 기척은 사라져 있었다.


피가로 : ...

레녹스 : 피가로 님...

미틸 : 무슨 일인가요? 빨리 안에 들어가서 동쪽 여러분을 찾아야...

피가로 : 아니...


-사정을 말하려다가, 불안해하는 모두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예고를 한다.


피가로 : 놀라도, 큰 소리 내면 안 돼. 괜찮지?


-루틸과 미틸이 끄덕인다. 그걸 기다리고, 나는 최악의 상황을 될 수 있는 한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으로 설명했다.


피가로 : 동쪽의 마법사들의 기척은 없어. 하지만, 저 건물에서는 질서가 흐트러져 있는 기척이 희미하게 느껴져.
아침까지 기다리지 않길 잘했어. 시간이 지났으면 공간의 이변에도 눈치채지 못했겠지.


-조금 목소리가 떨려서 놀랐다. 아무래도 동요하고 있었다.
아이작을 힐끗 보고, 살며시 눈치채지 못하게 손목을 쥐었다.
손가락까지 떨리기 시작하면 얕볼 거야. 얕보이면, 공격당할 거야.


피가로 : 공간의 왜곡이 발생했다는 건, 공간마법을 사용한 마법사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공간에 관여하는 마법은 고도의 마법이야. 마법관에서도 오즈나 미스라만이 쓸 수 있어. 노바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레녹스 : 노바..!? 미스라마저 이기지 못했다는 그 노바가...

루틸 : 히스와 동쪽의 마법사는, 어딘가로 납치당했다는 건가요!?

피가로 : 알 수 없어. 어쩌면...


-파우스트와 다른 마법사들은 벌써 죽었을 지도 몰라.
고민해 봤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처럼 마음이 멋대로 처리해 버린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손끝이 차가워졌다. 한밤중 때문만이 아니라, 시야가 어두워진다.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미소를 지어내고 젊은 마법사들을 안심시키려고 한다.


피가로 : 아직, 방법은 있어. 공간의 왜곡시킨 흔적을 발견해낸다면 추적할 수 있을지도 몰라.
미틸, 미스라한테 받은 피리... 그를 불러내기 위한 주구呪俱로 미스라를 불러줄래?

미틸 : ...읏, 미스라 씨를 불러서 공간의 문을 사용해 추적하면 되는 거군요!

피가로 : 그렇지.

미틸 : 알겠습니다! 저, 해볼게요!


-미틸은 루틸에게 눈짓을 하고는, 가방 안에서 새의 박제 같은 것을 꺼냈다.
새의 꼬리 쪽에 꽂힌 피리같은 봉에 쭈뼛쭈뼛 입을 가까이한다.


루틸 : 형이 할까?

미틸 : ...읏, 괜찮아요. 불겠습니다!

레녹스 : 응, 부탁할게.


-미틸이 볼을 부풀리고 있는 힘껏 피리 주구를 불었다.
그러자, 박제 같던 새가 흐릿한 빛을 두르며 생기를 되찾는다.
커다랗게 날개를 펼치고, 밤하늘을 향해 부리를 벌려, 울음소리를 드높게 울려 퍼트리려고 했다.
그 순간...
아이작이 주구인 새를, 꽉 쥐어 으스러트렸다.


미틸 : 아...!

루틸 : 아이작 씨!?

아이작 : ...



[서쪽의 나라 폐극장]

미스라 : 《アルシム

(사라지는 괴물)

미스라 : ...읏, 또 사라졌다. 이리저리 쫄랑 대긴...
....!

브래들리 : 위험하네! 멍하게 서있지 말라고! 너를 쏠 뻔 했잖냐!

미스라 : 브래들리. 남쪽의 마법사는 오늘 어디 갔죠?

브래들리 : 남쪽의 마법사!? 중앙의 나라 시장에서 뭔 집을 보러 간다고 갔어!

미스라 : 그럼, 위험한 장소는 아니네요.
그 사람, 엉덩이로 깔아뭉갠건가. 의외로 덜렁댄단 말이죠. 자기 엄마 똑 닮았어...

브래들리 : 떠드는 건 이따가다, 미스라!

미스라 : 알고 있어요. 거기는 처리한 건가요!?

브래들리 : 시끄럽네, 이제 곧이거든!

미스라 : 저도 이제 곧이거든요!

실베스 : 끼야아....! 이쪽에 나타났어...!

미스라 : ...칫, 끈질기네.

브래들리 : 손 많이 가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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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달빛 아래, 물어보는 질문

[동쪽의 나라/ 길드 흔적 앞/ 밤]

-아이작의 손바닥 안에서 주구인 새는 꺾여버린 꽃처럼 시들어버렸다.
그리고, 마법의 불꽃에 둘러싸여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간다.
나는 말을 잃고 아이작을 바라보았다.
바람 소리만이 울려퍼지고 별이 반짝이는 밤, 입가를 막고 레녹스는 서있었다.
아이작은 얼음처럼 투명한 파란 눈동자로 나를 뒤돌아본다.


아이작 : ...미스라는 부르지 않아도 돼. 제가 힘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루틸에게도 고했다.


아이작 : 미스라는 부르지 않아도 돼. 내가 지켜주지.

루틸 : 어... 아... 감... 사합니다...?

미틸 : 감사인사를 말할 때가 아니잖아요! 미스라 씨, 못 오게 되셨다고요!



-반사적으로, 차가운 분노에 휩싸인다.
하지만, 아이작의 시선에서 나를 향한 반의反意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는커녕 주눅 든 아이가 사랑을 조르듯이 말없이 호소하고 있었다.
그는 마음 편히 자신이 있을 곳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다.


아이작 : 제가 있으면 괜찮겠죠, 피가로 님.


-나는 이마를 짚고 눈썹을 내렸다. 아이작을 데려온 건 나다.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 온정을 베풀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정으로 마음을 채워주는 것도 불가능했다.


레녹스 : 미스라를 찾아오겠습니다.

피가로 : 어디 있는 지도 모르는데?

레녹스 : 아니면, 서쪽의 나라로 가서, 오...

피가로 : 그건 날이 밝을 때까지 일을 할 수 없어.

레녹스 : ...날이 밝는 것과 동시에 이쪽으로 데려와서...

루틸 : 저도 미스라 씨를 찾고 올게요! 어쩌면, 마법관에 돌아왔을지도 몰라요!

피가로 : 내가 해볼게.

루틸 : 피가로 선생님께서...?

미틸 : 하지만 공간 마법은 엄청 어려운 마법이잖아요...?

피가로 : 그렇네. 내 마력으로는, 공간을 이을 수는 없어.
하지만 한번 벌어진 균열을 넓히는 건 가능할지도 몰라.
잘 되면, 지나간 길을 쫓아서 뒤따라갈 수 있어.


-실패하면 차원의 틈새를 헤매게 되겠지. 그건 말하지 않았다.


피가로 : 레녹스. 루틸과 미틸을 부탁할게. 아이작, 너는 나랑.

아이작 : 네!

레녹스 : 기다려주세요! 저도...

피가로 :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 없어. 네가 말한 대로, 만일을 위해 그걸 데려오는 편이 나아.
날이 밝으면, 공간의 왜곡의 흔적을 쫓아줘. 그러면 할 수 있을 거야.


-셔츠 소매 단추를 뜯어서 레녹스에게 건넨다. 그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위협했다.


레녹스 : 무슨 생각이십니까. 설마, 유품이랍시고...!

피가로 : 얼굴 무서워. 유품을 나눠줄 거면, 더 좋은 걸로 줄게.

레녹스 : ...그럼...

피가로 : 내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오즈에게 건네줘. 내가 있는 곳을 알 수 있을 거야.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정도의 확률이었지만 나는 그렇게 단언했다.
레노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지으며, 정중하게 버튼을 쥔다.


레녹스 : ...맡아두겠습니다.

루틸 : 괜찮으신가요,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 괜찮아. 아이작도 있고.

아이작 : 맡겨줘.

피가로 : 그럼 갈게, 미틸.


-미틸은 걱정스럽다는 듯이 나를 올려다봤다. 미소 지으면서 아직 풋내가 남아있는 그의 부드러운 볼을 쓰다듬는다.
그의 예언을 알고 있다. 남쪽의 마법사를 멸할 마법사.
불길한 미래를 될 수 있는 한, 멀리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내가 이 아이에게 해준 게 있을까.
미틸에게서 손을 떼고 그들에게서 등을 돌린다. 아이작을 따라 걸어 나가기 시작한다.


미틸 : ...어째서, 공간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요?


-미틸의 질물에 뒤를 돌았다.
밤바람이 불어, 흰 겉옷이 날린다. 달빛에 파랗게 비쳐, 그건 바다의 흰 파도처럼도 보였다.
그 너머에, 소년이 서있다.


미틸 : 오즈 님이나, 미스라 씨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어려운 마법인데, 어떻게...


피가로 :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를 상처 입히지 않을 수 있는 말을 재빨리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갑자기 웃음이 몰려왔다.


피가로 : (이랬는데, 파우스트랑 다른 마법사들은 어딘가에서 무사히 있고 나만 개죽음당하면 바보 같겠네.)
(하지만 두 번이나 두고 갈 수 없어.)
(더 이상 두고 떠나지 않을 거니까.)

/

레녹스 :...

루틸 : 괜찮을까요... 피가로 선생님, 상태가 이상했어요.

레녹스 : ...그렇네.

미틸 : ...

루틸 : 레노 씨. 오즈 님을 데리러 가는 거라면, 저희만으로도 충분해요.
만약 괜찮으시다면, 피가로 선생님께...

레녹스 : 그렇네. 동행하도록 할게. 이 단추는 루틸이 갖고 있어 줘.

루틸 : 알겠습니다.

레녹스 : 엘리베이터 용 마나석을 줄게. 한밤중이야. 소매치기에 조심해.

루틸 : 레노 씨도 조심하세요.

레녹스 : 고마워. 미틸. 괜찮아?

미틸 : ...네.
레노 씨도, 피가로 선생님도, 무사히 돌아와 주세요. 무리해서 위험한 일은 하지 말아 주세요.

레녹스 : 노력할게.

미틸 : 저기, 레노 씨...
레노 씨가 피가로 선생님을 가끔 '피가로 님'이라고 부르는 건 어째서인가요?

레녹스 : ...

미틸 : 아이작 씨도... 아서 님도, 그렇게 불렀어요.
아서 님은, '오즈 님과 친하시니까'라고 하셨지만...
피가로 선생님은... 피가로 가르시아 씨는...
사실은 어떤 사람인가요?

레녹스 : ...
남쪽의 나라 시골 의사이자 미틸의 마법 선생님이야.

미틸 : ...

레녹스 : 갔다올게.

루틸 : 조심하세요!

미틸 : ...읏, 무사히 돌아오세요! 레노 씨도, 피가로 선생님도!

레녹스 : 응.

루틸 : 미틸. 우리들도 가자.

미틸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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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작별인사를, 당신께.

[서쪽의 나라/ 코르테스 성 외관/ 밤]

질 : 릴리아나 님, 무슨 일이십니까. 이렇게 늦은 밤에...

릴리아나 : 왕궁으로 돌아간다.

질 : ...심규深窓의 영애는, 한밤중에 외출 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
그분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 왕립 식물원까지...

릴리아나 : 아니. 그분과 다시 만나는 건, 왕궁에서.
내가 왕관을 쓸 때.

그레고리 : 릴리아나!

릴리아나 : ...

그레고리 : 릴리아나! 나야, 그레고리야!
당신을 구하러 왔어!

질 : 말하는 새라니 기묘한 일이야. 떨어트릴까요?

릴리아나 : 됐네.
...나를 구하러?

그레고리 : 그래. 왕궁에 가는 걸 그렇게나 무서워했잖아!?
그런데 나는 나 자신에게 자신이 없어서, 당신을 그냥 가게 해버렸어. 왕궁 생활이 행복할 거라 생각하고...

릴리아나 : ...

그레고리 : 사실은 보내고 싶지 않았어! 지금이야말로, 진실의 사랑과 용기를 보일게. 당신을 어디로도 보내지 않겠어!
사랑해, 릴리아나.

릴리아나 : ...후후...

그레고리 : 장군님도 들어주십시오! 릴리아나에게 머리가 흰 마법사가 무언가 마법을 걸었습니다.

질 : 호오. 머리가 흰 마법사...

그레고리 : 예! 저를 새로 만든 것도 분명 그 녀석이...!

질 : 그 마법사라는 건, 저런 얼굴을 하고 있었으려나.

그레고리 : 예...?

노바 : ...

그레고리 : 너는...!
...!? ...읏, 릴리아나!

릴리아나 : ...

그레고리 : ...읏, 소... 손을 놔줘...! 숨을 쉴 수 없어... 괴로워...!

릴리아나 : 미안하지만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네.

그레고리 : ...으 ...크으.... 릴리.... ...아나...

릴리아나 : 잘 가게, 그레고리.

그레고리 : ...으...!
...

릴리아나 : ...

질 : 움직이지 않는군...

노바 : 심한 짓을.

릴리아나 : 그대가 괜히 새로 만들어서 그렇네.

노바 : 당신의 비극에 영향을 받았을 뿐あやかったまで 혹은, 희극일지.
모습이 작은 새로 바뀌어, 사이가 갈라진 연인들.

릴리아나 : 닥쳐라.

노바 : 후후...

(사라지는 소리)

릴리아나 : 사라졌는가... 기분 나쁜 남자야.
질, 출발할 거야. 시체는 처리해두도록.

질 : 예...

(걸어가는 소리)

질 : ...
하아. 안타깝게도...
나는 동물을 좋아하니까, 이런 비극은 보고 싶지 않았어.
처리라. 불에 태워서 재로...
...
흙에 매장해주는 거면 족한가. 새가 된 남자鳥男. 네 사랑의 말은 가슴에 와닿았다고.
이야기 속 하나의 막과도 같아서, 무심코 꿈속에서 들어버렸어. 다음 생에 행복해져라.

(묻는 소리)

질 : 이걸로 됐지. 자, 갈까.

/

그레고리 : ...읏, 푸하...!
퉷퉷... 퉷!
...죽는 줄 알았네...!
뭐야, 쟤네!? 릴리아나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왕궁에서 왕관을 쓸 때라니... 아직 국왕폐하가 멀쩡하신데!
...일단은 미안하지만, 지금은 현자님께 부탁할 수밖에 없어.
왕립식물원으로 가자...!



[지하수로]

시노 : 하... 하...!
네로 상태는!?

몸집이 있는 노인 : 아직 숨을 쉬고 있네!

시노 : ...읏, 어디야... 공간의 왜곡...
...! 파우스트의 주구가 반응하고 있어!

(짐승의 울음소리)

시노 : 왜 그래, 히스!? 저 벽에 뭔가 있어!?
...!
저 벽... 조금 비치고 있어...!
잘했어, 히스! 역시...!

곱슬머리의 여성 : ...읏,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거야...?

시노 : 그래!

곱슬 머리의 여성 : ...다행이다...!

몸이 마른 청년 : 살아서 돌아갈 수 있어...!

시노 : 물러나 있어. 파우스트의 큰 거울을 매개로 해서, 마법진을 형성할 거야.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몸집이 있는 노인 : 호호...! 손가락 크기의 균열이...!
공간에 균열이 벌어지고 있어!

시노 : ...읏, 아직이야.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까지...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짐승의 울음소리)

시노 : ...!? 어디 가!? 히스...!

곱슬머리의 여성 : 꺄아아....!

시노 : ...!

키가 작은 신사 : 그 녀석이야...! 그 녀석이 쫓아왔어!

시노 : 그럴 수가...! 파우스트는...!?
...읏, 아니야...
이 녀석, 다른 녀석인가...!

(짐승의 울음소리)
(싸우는 소리)

시노 : 균열이 벌어졌어! 히스, 돌아와...!
너희들도 저기로 나가!

키가 작은 신사 : 어디로 이어져 있는 거야!?

시노 : 몰라! 여기보다는 낫겠지! 서둘러!

몸이 마른 청년 : 알겠어. 자, 손을...

곱슬머리의 여성 : ...고마워...

시노 : ...서둘러줘! 오래는 못 버텨...!

키가 작은 신사 : 이리 와! 너도...!

시노 : 네로랑 히스를 먼저 데리고 가줘!

몸집이 있는 노인 : ...! 위험해...!

시노 : ...!
(지금 피했다가는 벌어진 공간의 균열이 사라질 거야!)
(안 돼! 피할 수 없어!)
...읏...!?
상처가 없어...? 저 섬광에 맞은 줄 알았는데...

키가 작은 신사 : 안 되겠어! 저 짐승에게 다가갈 수 없어! 물릴 것 같아...

시노 : 히스, 저 균열을 지나가! 부탁할게!
가줘, 히스! 저 녀석이 또 공격해 올 거야...!
히스...!

네로 : ...읏...아...
アドノディス・オムニス》!

시노 : 히스가 잠들었어... ...네로...!

네로 : ...내가 남을게... 먼저...

시노 : 시끄러워! 바보야! 히스를 부탁할게. 같이 데려가줘.

네로 : 이 빗자루는 파우스트의...

시노 : 됐으니까 가...!

네로 : ...알겠어...

시노 : ...하...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읏, ...또야... 공격에 맞은 것 같은데...

키가 작은 신사 : 내가 마지막이야! 너도 도망쳐!

시노 : 알겠어!
...어이! 파우스트의 거울!
파우스트가 있는 곳까지 가. 못한다고 하면 용서 안 할 테니까!
나는 지금까지 임무에서 사념을 가진 물건을 잔뜩 봐왔어! 너도 기합으로 움직여보라고!
부탁할게... 파우스트 곁으로 돌아가!
マッツァー・スディーパス》!
거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남은 건 이 균열을 빠져나가면...
...읏!



[눈보라 속]

시노 : ...
...으... ...추워...
...여긴...?
...온통 은세계잖아... 호전적인 정령의 기척...
...설마, 북쪽의 나라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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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어떻게 할 수 없는 고독

[동쪽의 나라/ 비의 거리 길드의 흔적 앞/ 밤]

피가로 : 그럼 갈게.

아이작 : 네.

피가로 : 《ポッシデオ

(달려오는 소리)

레녹스 : ...읏!

피가로 : 레노!?

레녹스 :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어둠 속]

-공간이 뒤틀려, 그곳이 안정을 잃고 다양한 장소가 스쳐 지나간다.



[숲]

-울창한 깊은 숲.



[어두운 방]

-먼지 쌓인 좁은 방.



[폐극장]

-그리고...



[지하수로]

-어두운 지하수로 같은 장소에, 엎드려 있는 시체 같은 것들을 봤다.
커다란 발톱에 파이고 긁힌 것 같은 상처가 등에 새겨져 있다.
피에 젖은 마른 몸등에, 낯익은 문장이 있는 것만 같아, 핏기가 가시는 것 같았다.
저건 파우스트인건가?
빨리 구해야만 해.
돌이 되겠어. 나보다 먼저.
손을 뻗으려고 하자, 풍경은 멀어진다.



[어둠]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눈 쌓인 어딘가]

-잃어버린 고향과 닮은 경치였다.

/

피가로 : ...읏, ...하...


-처음 느낀 건, 가차없이 체온을 빼앗는 추위였다.
바늘처럼 뾰족하고 기세가 드높은 특징적인 토지의 기척.
이곳은 북쪽의 나라다. 그리 깨닫고 곧장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마법을 걸려고 했다.
극한의 땅에서 마법 없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피가로 : ...


-어째서인지 마법을 걸 수 없었다. 손 끝이 얼어붙어, 폐 속이 차가워진다.
맹렬한 눈보라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이 흰색이다.


피가로 : 하... 하...
ポッシデオ


-익숙한 주문을 입에 외웠다. 하지만, 정령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피가로 : ...하...


-체온을 빼앗길 각오를 하고, 맨손가락으로 설원 위에 마법진을 그렸다.


피가로 : 《ポッシデオ


-아무 반응 없었다.
정령들의 기척이 멀기만 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고독을 느꼈다.
새하얀 눈풍경 속에서, 망연히 서있던 먼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 순간, 사람 모습이 다가왔다. 커다란 그림자에 레녹스인가 싶어 안도하며 고개를 들었다.


아이작 : 피가로 님.


-아이작이었다. 그는 추위를 견딜 필요 없이, 얇은 옷인 채로 멀쩡하게 서 있었다.
북쪽의 마법사라면 당연하다. 추위에 떠는 나를 눈 앞에 두고, 아이작은 신기하다는 듯했다.


아이작 : 왜 그러십니까? 마법으로 몸을 지키시지 않는 겁니까?

피가로 : ...읏, 하.... 하...


-말하려고 했지만 말할 수 없었다. 덜덜 몸이 떨려서 멈추지 않았다.
나는 아이작의 팔을 잡았다. 방금 전 공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착해야만 하는데.
파우스트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서두르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
레녹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내 마법이 없으면 누가 북쪽의 땅에서 그를 지켜줄까.
아이작이 내 얼굴을 만졌다. 밀어내려고 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웃고 있었다. 온화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아이작 : 아...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신 거군요...
...압니다... 저도 몇 번인가 그랬죠...
...지금이라면...
당신을 돌로 만들 수 있어.


-나는 눈을 부릅떴다.
아이작의 경박함과 무례함에 격한 분노가 차올랐다.
하지만 치켜올린 손바닥은 마도구인 오브를 꺼내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아이작은 비웃지도 않고, 진심으로 신께 감사하는 것처럼 커다란 등을 감격에 떨고 있었다.


아이작 : ...아, 루틸. 지금, 알았어.
우리들은 약속을 할 수 없으니까...
같이 있기 위해서는 빼앗을 수밖에 없는 거야.


-아이작의 두꺼운 손가락이 내 목을 잡는다. 나는 짧은 순간에, 그에게 저항할 방법을 몇 개고 떠올렸다.
하지만 모두 소용 없다는 걸 알았다.
어떤 저항을 해봐도 아무런 힘없는 그저 인간이 북쪽의 마법사에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말로 얼버무린다고 해도 아이작의 마력으로 굴복당할 거다.
오즈 앞에 있는 인간은 이 이상으로 그가 무서웠겠지.
무력한 자신에게 절망하고 세상을 저주했겠지.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파우스트의 목숨도. 레녹스의 목숨도.
나를 기다리는 미틸과 루틸의 미래도.
오즈도 분명 곤란하겠지. 내가 이런 곳에서 돌이 되면.
그러니까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면서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피가로 : 아... 아이작... 기다려. 잘 들어.

아이작 : 걱정마십시오, 피가로 님. 당신은 뱃속에 넣어서 지키겠습니다.

피가로 : ...읏, 돌이 되면, 너를 칭찬해 줄 수 없어. 착한 아이지, 아이작.

아이작 : 괜찮아요... 당신을 돌로 만들어 함께 있으면 안심할 수 있으니까.

피가로 : 그건 같이 있는 게 아니지 않을까?


-내가 던진 말에 나는 가볍게 절망했다.
그렇다. 사실은 알고 있다. 잃어버린 옛 모습面影의 돌을 먹는다 해도, 같이 있을 수는 없다.
치렛타는 어디에도 없다. 다른 마법사들도.


아이작 : 아뇨. 저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돌로 만든, 북쪽의 마녀처럼.


-그 순간, 고고하면서 늠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에바 : ㅡ뭐라고 했지.


-맹렬한 눈보라 너머, 아이작의 어깨 너머로 빗자루에 탄 북쪽의 마녀가 보였다.
그녀를 나도 알고 있다.
치렛타와 같은 시간, 오랫동안 살아있는, 긍지 높은 북쪽의 마녀...
에바다.
아름다운 눈동자를 치켜올리며 무시무시한 증오의 표정으로 에바는 아이작을 노려봤다.


에바 : 그 파란 돌은 내가 소피에게 준 거야. 소피에게 무슨 짓을 했지.


-아이작이 싱긋 웃는다. 내 목에서 손을 놓고 상공에 있는 에바를 향해 돌아본다.
아이작은 완전히 북쪽 마법사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이작 : 돌로 만들어서 먹었다! 너도 뱃속에 넣어줄까!

에바 : 네놈이...!


-새하얀 어둠에 거센 빛이 비친다.
북쪽의 마법사 간의 사투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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